[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과연 5년 7개월 만에 '3쿠션 사대천왕'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의 승부를 볼 수 있을까.
야스퍼스와 쿠드롱이 1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날 16강전에서 야스퍼스는 '튀르키예 신성' 베르카이 카라쿠르트(18위)를 21이닝 만에 50:25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야스퍼스는 22:16으로 앞서 있던 15이닝에 9점타로 포문을 연 뒤 곧바로 16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13점의 장타를 터트려 44:17로 순식간에 달아나며 균형을 깨트렸다.
쿠드롱은 자신의 부재 기간에 빈자리를 채웠던 '벨기에 동료' 에디 멕스(9위)를 16강에서 30이닝 만에 50:4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라왔다.
경기 시작부터 7점타와 10점타 등을 터트린 쿠드롱은 6이닝 만에 24:6으로 크게 리드한 뒤 18이닝에서 8득점을 올려 40:24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이날 남은 8강전 승부에서 두 선수 모두 승리할 경우 다음 날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오랜만에 '사대천왕 대첩'이 벌어지게 된다.
야스퍼스와 쿠드롱의 마지막 승부는 지난 2018년 12월에 열린 '후르가다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
당시 경기에서는 야스퍼스가 쿠드롱을 21이닝 만에 40:34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승부에서 야스퍼스가 쿠드롱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 두 선수가 모두 올라올 경우에는 쿠드롱의 리벤지매치가 된다.
쿠드롱은 지난 2019년에 열린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우승할 당시 8강에서 야스퍼스를 만나는 대진이었으나, 야스퍼스가 베트남의 응오딘나이(PBA)에게 져 탈락하면서 기다렸던 복수전이 무산된 바 있다.
이 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UMB(세계캐롬연맹)를 떠나 한국의 프로당구(PBA) 투어로 이적한 쿠드롱은 5년 동안 PBA 투어에서 통산 8승과 상금 10억원을 획득한 뒤 지난해 벨기에로 돌아갔다.
최근 UMB로 복귀 신고를 한 쿠드롱은 지난 5월에 베트남에서 열린 '2024 호찌민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라오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이번 대회에서 다시 8강에 진출해 복귀 후 첫 준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과연 명실상부한 현역 3쿠션 세계 최강자로 손에 꼽히는 두 선수가 벌이는 '세기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두 선수가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벌인 승부는 쿠드롱이 4승 2패로 두 번을 더 이겼다.
쿠드롱은 지난 97년에 네덜란드 우스터후트에서 야스퍼스와 처음 결승에서 맞붙어 세트스코어 3-1(10:15, 15:13, 15:7, 15:2)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10년 뒤인 2007년에 멕시코시티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쿠드롱은 야스퍼스를 3-2(0:15, 15:11, 6:15, 15:12, 15:7)로 제압하고 우승한 바 있다.
다시 9년 뒤 지난 2016년 튀르키예 부르사에서 열린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야스퍼스가 쿠드롱을 19이닝 만에 40:34로 꺾어 오래 기다렸던 복수극을 완성했다.
그러나 얼마 후 2016년 '호찌민 당구월드컵'에서 쿠드롱이 17이닝 만에 40:20으로 야스퍼스를 결승에서 누르면서 우승, 역대 결승전 상대전적에서 3승 1패로 앞섰다.
2017년 부르사 당구월드컵에서도 결승에서 쿠드롱과 야스퍼스가 2년 연속 대결해 단 7이닝 만에 40:14로 쿠드롱이 승리하면서 전년도 패배를 설욕하며 무려 5.714의 역대 결승전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결승에서 맞붙었던 2018년 후르가다 대회에서 야스퍼스가 쿠드롱에게 승리하면서 두 선수의 역대 맞대결은 한동안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두 선수가 나란히 8강에 진출, 결승은 아니지만 준결승에서 고대했던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13일 새벽 3시 30분에 벌어지는 8강전에서 야스퍼스는 베트남의 쩐딴룩(23위)과 대결하고 쿠드롱은 응우옌쩐타인뚜(62위)와 맞붙는다.
쩐딴룩은 16강전에서 사대천왕 중 한 명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8위)을 37이닝 만에 50:36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처음 16강에 올라온 응우옌쩐타인뚜는 '이탈리아 최강' 마르코 자네티(10위)를 27이닝 만에 50:37로 누르며 8강까지 돌풍을 이어갔다.
과연 '사대천왕 대전'이냐, 베트남 돌풍이냐가 걸린 이번 8강 빅매치. 이 대결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13일 밤 10시에 준결승전을 치러 대망의 결승행에 도전한다.
(사진=SOO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