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세계 3쿠션 무대를 뒤흔든 베트남의 돌풍을 한국이 꺾었다.
'전 세계랭킹 1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세계랭킹 6위)와 '앙카라 당구월드컵 우승' 허정한(경남·12위)이 베트남의 최강자인 '세계랭킹 1위' 쩐뀌엣찌엔과 '신성' 타이홍찌엠(22위)을 나란히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쩐뀌엣찌엔은 지난해 '포르투 당구월드컵'을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고, 타이홍찌엠도 지난해 포르투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한 선수다.
그러나 한국의 조명우와 허정한이 이번 16강에서 이 선수들을 모두 꺾으면서 '베트남 돌풍'은 한풀 기세가 꺾이게 됐다.
12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조명우는 강적 쩐뀌엣찌엔을 '하이런 14점'의 대포를 앞세워 24이닝 만에 50:29로 제압했다.
조명우는 첫 타석에서 8점타로 기선을 잡은 다음 2이닝 2득점, 그리고 10:4로 앞선 3이닝에서 대거 14점을 올리며 24:4로 크게 리드했다.
경기 시작 후 불과 18분, 세 타석 만에 점수가 20점 차로 벌어지면서 잘 나가던 쩐뀌엣찌엔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6이닝에서는 조명우가 2점을 득점하면서 26: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전반전에 조명우의 애버리지는 무려 4.333.
후반에 쩐뀌엣찌엔이 1-6-1 연속타로 26:14까지 거리를 좁혔으나, 9이닝 후공에서 조명우가 한 번 더 8점타를 터트리면서 34:14로 다시 20점 차로 거리를 벌렸다.
쩐뀌엣찌엔은 장타 한 방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두 차례나 점수가 크게 벌어지면서 멘탈이 크게 무너져 추격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12이닝부터 1-4-3-4 연속타를 올린 쩐뀌엣찌엔이 겨우 39:26까지 추격했으나, 이후 7타석이나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에 조명우가 단타로 점수를 쌓아 다시 점수는 48:26으로 벌어졌다.
23이닝에서 쩐뀌엣찌엔이 3점을 만회한 뒤 조명우가 24이닝에서 남은 2점을 득점하고 50:29로 대승을 거뒀다.
조명우는 전날 열린 32강 조별리그전에서 2승 1패(애버리지 1.777·하이런 12점)로 C조에서 허정한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B조에서 3승(애버리지 1.558·하이런 11점)을 거둔 쩐뀌엣찌엔은 복귀한 '당구 황제'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100위)을 꺾으며 활약이 기대됐지만, 조명우에게 패하면서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같은 시각 허정한은 타이홍찌엠을 21이닝 만에 50:26으로 누르고 두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했다.
허정한은 지난달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된 시즌 세 번째 당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전날 조별리그에서 허정한은 조명우를 꺾는 등 3승을 거두고 C조 1위(애버리지 1.643·하이런 10점)로 16강에 올라왔다.
16강에서 허정한과 대결한 타이홍찌엠은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로 H조 2위(애버리지 1.622·하이런 9점)를 차지하며 16강에 합류했다.
허정한은 이번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8점타 두 방과 7점타 두 방을 터트리며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8:2로 앞서 있던 6이닝 공격에서 첫 번째 8점타를 올린 허정한은 다시 8이닝에 8득점을 한 차례 더 올리고 24:9로 크게 앞섰다.
이어 9이닝에서 2점을 득점해 전반을 24:9로 마친 허정한은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가며 20점 가까이 점수 차를 유지했다.
허정한은 10이닝에 7점을 득점해 33:11로 22점 차까지 달아났고, 39:24로 다소 점수 차가 좁혀진 17이닝 공격에서 또 한 번 7점타를 터트려 46:25로 거리를 벌렸다.
승리까지 불과 4점 남은 허정한은 19이닝부터 1-1-2 연속타로 1시간 23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최근 열린 5차례 당구월드컵에서 4회나 결승에 올라 우승을 한 차례 차지했고, 베트남은 최근 3회 연속 결승을 밟아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허정한은 지난 앙카라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베트남의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4위)을 꺾어 베트남의 당구월드컵 3회 연속 우승을 저지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강호 두 명을 나란히 꺾은 조명우와 허정한은 8강에서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앞서 조별리그전에서 벌어진 두 선수의 승부에서는 허정한이 27이닝 만에 40:32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4강에 올라가 결승에 도전한다. 조명우와 허정한의 8강 대결은 13일 새벽 1시에 시작된다.
한편, 같은 시각 열린 16강전에서는 '튀르키예 강호' 타이푼 타슈데미르(13위)가 '프랑스 최강' 제러미 뷰리(16위)를 25이닝 만에 50:40으로 제압했다.
또한, '독일 최강' 마틴 호른(5위)은 '그리스 검투사'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15위)를 24이닝 만에 50:36으로 꺾고 8강에 진출, 타슈데미르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두 선수의 8강전 승자는 조명우 대 허정한의 경기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사진=SOO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