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16세 소년' 김영원(랭킹 24위)이 또 한 번 기적을 일궜다. 패배까지 2점 남은 상황에서 남아 있던 7점을 한 번에 모두 득점하며 역전승을 거둔 것.
앞서 열린 개막전에서 김영원은 '16세 8개월 6일'의 나이로 결승에 진출해 새로운 당구 역사를 썼고, 이어서 이번 2차 투어에서도 계속 상승가도를 달려 2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6일 오후 7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4-25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영원은 '당구계 아이돌' 신정주(하나카드·25위)에게 세트스코어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김영원이 신정주에게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면서 개막전부터 이어진 최연소 돌풍은 막을 내리고 있었다.
김영원과 함께 10대 돌풍을 일으킨 '튀르키예 신성' 부라크 하샤시(하이원리조트·62위)가 전날 32에서 패해 탈락한 데 이어 김영원까지 패배 직전에 몰리면서 프로당구 투어를 강타한 10대 선수들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김영원은 4세트를 따내 2-2 동점을 만들어 5세트로 승부를 연장했고, 5세트에서 4:9로 뒤져 패배까지 2점이 남은 위기 상황에서 극적인 끝내기타 한 방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적처럼 승리를 거뒀다.
1세트에 김영원은 3:5로 지고 있던 5이닝에서 신정주가 하이런 9점타를 터트리면서 6이닝 만에 3:15로 패했다.
2세트에서는 반대로 김영원이 초구 4득점 후 2이닝에 9점을 득점해 13:0으로 앞서면서 5이닝 만에 15:0으로 마무리됐다.
연속 9점타 한 방씩 주고받으며 총 32분 동안 서로 한 세트씩 나눠 가진 두 선수는 3세트가 중요한 승부처로 보였다.
그런데 3세트에서 신정주의 화력이 또 한 번 김영원을 압도하면서 승부의 추가 신정주 쪽으로 잠시 기울었다.
김영원은 1이닝에 4점을 득점하고 2세트의 분위기를 끌어 올렸으나, 신정주가 초구 2득점 후 2이닝에 7득점, 그리고 3이닝에 6점을 득점하면서 4:15(3이닝)로 3세트를 마쳐 세트스코어 1-2로 김영원이 끌려가게 됐다.
4세트 4이닝까지만 해도 김영원은 3:6으로 뒤져 패배의 그림자가 점점 드리웠다. 하지만, 김영원의 한 방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영원은 5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11점타'를 터트리며 14:7로 역전, 6이닝 만에 15:7로 역전승을 거두고 5세트로 승부를 이어갔다.
5세트는 초반에 박빙의 대결이 이어졌다. 6이닝까지 점수는 4:4. 선공에 나선 신정주가 7이닝 3점, 8이닝에 2득점을 하면서 점수는 4:9로 다시 벌어졌고, 2점 남은 신정주의 8강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8이닝 후공에 나선 김영원이 승부를 확실하게 뒤집는 결정타를 날리면서 순식간에 결과가 뒤집혔다.
김영원은 8이닝에 남아 있던 7점을 한 번에 모두 득점하며 11:9로 역전, 5세트를 따내 기적 같은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8강까지 돌풍을 몰고 온 김영원은 PBA 랭킹 1위인 '디펜딩 챔피언' 하비에르 팔라손(휴온스)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팔라손은 이날 앞서 열린 16강전에서 박인수(에스와이·17위)를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오는 7일 열리는 8강전에서 김영원이 팔라손을 넘어서면 2회 연속 준결승에 오르는 새 역사를 다시 한번 쓰게 된다.
한편, 같은 시각 열린 16강전에서 맞붙은 '스페인 영건전'에서는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23위)가 이반 마요르(71위)를 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몬테스는 지난 23-24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4강에 올라온 바 있다.
22-23시즌에 데뷔한 몬테스는 당시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처음 8강을 밟았고, 그해 월드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8강행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4강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몬테스는 이번 2차 투어에서 8강에 진출, 통산 두 번째 준결승행에 도전하게 됐다.
몬테스는 8강에서 이날 오후 9시 30분에 열리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2위)와 선지훈(47위)의 경기 승자와 대결한다.
(사진=고양 /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