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의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이 불과 3개월여 만에 싹 달라진 모습으로 LPBA 투어에 출전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3월 막을 내린 2023-24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까지 통통한 모습이었던 김예은이 지난 6월 열린 2024-25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LPBA 챔피언십'에 싹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통통한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김예은은 최근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날렵한 턱선과 함께 한층 성숙해진 미모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항간에서는 성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지만, 김예은은 "다이어트가 최고의 성형"이라고 밝혔다.
"성형을 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신데, 전혀 아니다. 비시즌에 언니와 유럽 여행 갔다가 음식 때문에 고생하면서 살이 좀 빠졌다. 기회다 싶어서 여행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비시즌 동안 다이어트에 집중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살 빼니까 당구가 안 맞네 이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서 연습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먹는 양이 줄다 보니 사실 예전과 같은 체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지만, 운동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전 32강에서 탈락한 김예은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 투어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에서 8강에 올랐다.
'천재 당구소녀'로 불린 김예은은 PBA 투어 최연소 챔피언이다. 21살에 LPB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세웠다.
프로당구 두 번째 시즌인 2020-21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예은은 2021-22시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하며 LPB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이다.
이후 2022-23시즌 6차, 7차 투어에서 연달아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김예은은 2023-24시즌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도 결승에 올라 소속팀 동료인 최혜미(웰컴저축은행)와 경쟁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두 번 연속 결승 진출이 쉬운 게 아닌데, 막상 눈앞에서 우승을 연달아 놓치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 세 번째 준우승 때는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멘탈이 많이 무너졌다. 1라운드 탈락이나 낮은 성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속상하지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가 놓치는 건 정말 너무 속상했다."
"혜미 언니는 신경 안 썼을 테지만, 나 혼자 지난 월드챔피언십에서 혜미 언니한테는 소소하지만 통쾌한 복수를 했다.(웃음) 같은 조에서 둘 중 한 명은 떨어지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2-0으로 이기고 본선에 올라갔다."
김예은의 올 시즌 목표는 반드시 우승이다.
"마지막 우승 이후 2년 동안 준우승만 3번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최근에 프로필을 정리하면서 보니까 '이 정도도 훌륭한 성적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즌에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욕심을 부리자면 두 번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
프로당구는 '천재 당구소녀' 김예은의 인생에 있어서 큰 터닝 포인트였다.
"PBA 오기 전에는 당구를 치는 게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LPBA 투어에서 우승을 하고 나서 계속 좋은 일이 생겼다. 웰컴저축은행 팀에도 들어갔고, 유명한 선수들과 한 팀에서 팀리그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팀리그를 앞두고 김예은과 그의 팀 웰컴저축은행에 큰 시련이 닥쳤다. 바로 주장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팀에서 이탈한 것.
"좀 많이 충격이었다. 가까이서 살면서 많이 소통했던 사인데, 전혀 몰랐다. 그동안 쿠드롱에게 많이 배우기도 했고, 많이 기댔기 때문에 너무 당황했지만, 다행히 새로 합류한 나쓰미 언니를 비롯해 팀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하지만 계속 지는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팀원들 사기가 좀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쿠드롱 없이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다른 팀이 우리를 얕잡아 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싫어서 개인전보다 팀리그를 진짜 죽기 살기로 했던 것 같다."
1999년 7월 26일생인 김예은은 만으로 24세, 아직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더 많은 나이다. 특히 이번 시즌 세미 사이그너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의 웰컴저축은행 합류가 김예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분 좋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번 시즌 팀리그가 진짜 기대가 많이 된다. 팀리그 성적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또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쿠드롱이 떠나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배웠는지 그 소중함을 알겠더라. 이번 시즌 동안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사진=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