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니어 아시아3쿠션챔피언십 김도헌이 오는 1일 군에 입대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DB
2023년 주니어 아시아3쿠션챔피언십 김도헌이 오는 1일 군에 입대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DB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주니어 아시아3쿠션챔피언' 김도헌(23, 한체대)이 오는 7월 1일 논산 신병훈련소에 입소하며 육군에 입대한다.

2001년생 김도헌은 지난해 3월 열린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U-22' 주니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 아시아3쿠션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 열린 2024년도 대회에 디펜딩 자격으로 대회 출전을 앞뒀던 김도헌은 군 입대 준비로 대회 출전이 불발되어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 못해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오는 1일 논산훈련소로 입소하는 김도헌은 앞으로 18개월간 육군으로 복무한다.

한편, 병적 별도관리대상 중 체육선수의 관리 범위가 다음 달 7일부터 확대된다. 당구·볼링·바둑·복싱 등 프로에 준해 스포츠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병무청장이 정하는 종목의 체육단체에 등록한 선수의 병적도 별도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 안동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동호인부에 출전해 입상한 김도헌이 모처럼 당구팬들을 만났다.
지난 안동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동호인부에 출전해 입상한 김도헌이 모처럼 당구팬들을 만났다.

언제 입대하나?

7월 1일 논산으로 들어간다. 육군 운전병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군대를 가기로 결정한 이유는?

영장이 나온 건 아니고, 내가 신청을 했다. 원래 더 일찍 가고 싶어서 코로나19 때 다녀올까 했는데,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계속 있어서 차라리 학기를 좀 빨리 끝내 놓으면 뒤에 당구에 전념하기 편할 것 같아서 군대를 좀 미뤄두고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작년에 아시아3쿠션 선수권에서 우승을 한 후에 군대를 가려고 신청을 계속했는데, 가려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야 순서가 됐다.

2023년 3월에 아시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부문 우승을 한 후에 올해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할 수 있었는데, 안 했다. 이유가 있었나?

작년이 주니어로 아시아선수권 마지막 해인 줄 알았다. 생일이 늦어서 한 해 더 나갈 수 있었는데, 입대를 준비하느라 올해 선수 등록을 못 했다. (정)예성이처럼 아시아선수권 나갔다가 입대해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좀 남는다.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부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당구선수로서의 재능을 보여줬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당구를 쳤는데 부모님이 엄청 싫어하셨다. 집안이 공부하는 분위기였고, 운동하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도 선생님이시고, 누나도 공부를 잘했다. 처음 당구를 배우겠다고 했을 때는 엄청 반대를 심하게 하셨는데, 딱 3개월만 당구를 배우게 해달라고, 만약 재능이 없는 것 같으면 다시는 당구장 안 간다고 약속하고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결국 매탄고까지 가면서 당구를 정식으로 치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적으로 응원하고 밀어주신다.

고등부에서 또래 친구들은 누구였나?

남자 선수 중에는 동갑이 거의 없었다. 한지은, 용현지, 정보윤이 같은 또래다. 지은이랑 현지는 나보다 먼저 중등부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예성이도 동생이지만 선수 생활은 나보다 빨랐다.

2023년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에서 U-22 부문 우승을 차지한 김도헌.
2023년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에서 U-22 부문 우승을 차지한 김도헌.

한동안 당구를 칠 시간이 없을 텐데.

오히려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 훈련도 힘들게 할 거고, 지금은 운동을 잘 안 하지만 군대에서는 운동도 규칙적으로 할 테니까 제대한 후에는 체력적인 면이나 마인드나 이런 것들이 좀 더 어른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당구가 당구만 잘 친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당구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군 생활에 임하겠다.

이런 각오로 군대에 갔다 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있을 것 같다.

당구 실력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단단해진 김도헌 선수를 만날 수 있는 건가?

그동안 대회에서 원사이드하게 크게 져본 적이 없다. 많아야 3점 차이, 혹은 마지막 1점을 못 쳐서 질 때가 많았는데, 군대 다녀오면 멘탈적인 부분에서 그런 걸 좀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2년 동안 떨어져 있을 당구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실 나를 잊지 말아 달라고 하기에는 내가 해놓고 가는 게 너무 없다. 월드컵 성적도 없고, '아시아 주니어 챔피언' 타이틀 하나 남겼다. 매탄고 선배인 (조)명우 형이나 (김)준태 형, (김)행직이 형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애버리지나 실력 면에서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군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해서 돌아오겠다. 군대 다녀와서 김도헌이라는 선수를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달라진 김도헌을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당구선수로서 의욕이 떨어져 있던 시기에 다시 당구를 칠 수 있는 힘이 되어준 YB 동호회 회원들께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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