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프로당구 PB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헐크'의 부활을 알린 강동궁.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3년 만에 프로당구 PB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헐크'의 부활을 알린 강동궁.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헐크가 돌아왔다.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3년 만에 프로당구 투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두 시즌을 무관으로 보낸 강동궁은 이번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결승에 올라 'PBA 최연소 결승 진출자' 김영원(16)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4-2의 승리를 거뒀다.

강동궁은 24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4-25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를 꺾고 결승에 올라 김영원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영원과 결승전에서 맞붙은 강동궁
김영원과 결승전에서 맞붙은 강동궁

강동궁은 "너무 오래 우승을 못해서 많은 분이 걱정을 해주시고,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지난 3년 동안의 마음고생을 밝혔다.

또한, "친한 친구인 조재호가 잘하는 모습에 의기소침하기도 했지만, 나도 좀 더 독해져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16세의 최연소 PBA 프로인 김영원을 상대로 결승전 초반 고전한 것에 대해 "김영원 선수가 초반에 실수하면 내가 더 유리하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는데, 오히려 초반에 너무 잘해서 내가 당황했다"며 "결승전을 하면서 내가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다 무너지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진땀 흘린 순간을 고백했다.

우승 후 기자들 앞에 앉아 우승 소감을 전하고 있는 강동궁.
우승 후 기자들 앞에 앉아 우승 소감을 전하고 있는 강동궁.

이어 "김영원이 너무 대담하고 공을 재밌게 치더라. 사실 1년 전에 내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아버지와 한 번 찾아왔었다. 그때는 평범했는데, 어떻게 1년 만에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라고 김영원의 성장에 놀라움을 표했다.

강동궁은 "예전에 연맹에 있었을 때는 누구와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었는데, PBA에서는 128명 누구와 붙어도 불안하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다. 우승을 한 번 하면 마음이 뻥 뚫릴 줄 알았는데, 여지없이 다음 대회장에서도 같은 중압감을 느낀다. 아직 우승을 못 한 선수들은 더 마음이 불편할 것"이라고 에둘러 PBA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강동궁은 "이제야 뱅크샷에 자신감이 좀 붙었어요"라고 고백했다.
강동궁은 "이제야 뱅크샷에 자신감이 좀 붙었어요"라고 고백했다.

천하의 강동궁도 'PBA의 꽃' 뱅크샷은 여전히 숙제다.

"뱅크샷은 매년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한다. PBA 데뷔 후 1, 2, 3년차까지만 해도 뱅크샷 실수도 많고, 어려움도 컸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좀 붙었다. 스코어가 뒤지고 있어도 자신감이 많이 올라오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강동궁이 주춤하는 3년 사이 절친인 조재호는 월드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하며 PBA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강동궁이 시상식 후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강동궁이 시상식 후 아내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강동궁은 "나는 아직 안 해 본 기록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가보고 싶은 욕심이 되게 크다. 올 시즌에는 대상의 자리를 노려보고 싶다"고 목표를 정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운을 뗀 강동궁은 "아버지도 당구를 1000점을 치신다. 대대도 32점을 치시는데, 매번 전화하면 '당구만 생각하고 당구만 쳐라' 하신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하셔서 당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당구선수가 된 것도 다 아버지 덕이다. 아버지께 이번 우승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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