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3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24일 오후 9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4-25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2007년생 최연소' 프로당구 선수 김영원(16)의 도전을 막아내며 세트스코어 4-2로 승리를 거뒀다.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한 강동궁은 상금 1억원을 획득, 누적상금 4억5750만원을 기록했다.
강동궁은 프로당구 원년 19-20시즌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에서도 사파타를 누르고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두 번째 우승 직전에 열린 20-21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결승에 올랐으나, 사파타에게 4-5로 아깝게 져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지난 22-23시즌 8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 더 결승에 진출했던 강동궁은 당시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지난 23-24시즌에는 최고 성적이 8강에 그치면서 잠시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강동궁은 이번 24-25시즌 개막전에서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와 신정주(하나카드)를 제압하며 4강에 진출, 이날 결승에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4-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강동궁의 마지막 상대는 2007년생의 사상 '최연소 파이널리스트' 김영원. 고등학교 2학년생 나이에 불과한 10대 신예 선수를 상대하는 것이 심적으로 크게 부담되는 상황이었지만, 강동궁은 결승전 후반으로 갈수록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그동안 2부 리거 시절에 출전한 1부 투어에서 정상급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김영원은 1년 사이에 무섭게 성장해 이번 개막전에서 프로당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첫 경기 128강전부터 '베트남 강호' 응우옌득아인찌엔(하이원리조트)을 3-0으로 완파한 김영원은 이상용을 64강 승부치기에서 꺾었고, 32강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인 '투어 챔피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를 3-2로 누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16강에서는 'PBA 강호' 김영섭을 3-1로 제압하고 돌풍을 이어간 김영원은 8강에서 '아시안게임 황태자' 황득희(에스와이)에게 3-2로 신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는 김영원과 함께 '데뷔 돌풍'을 일으키던 '2006년생 튀르키예 신성' 부라크 하샤시(하이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4-0으로 완파, 세계 3쿠션 역사상 처음으로 16살 8개월 6일의 최연소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결승전 초반에 김영원의 공세에 밀려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며 어려운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4세트부터 6세트까지 내리 3연승을 달리면서 승리를 거뒀다.
1세트는 초구에 김영원이 7점타를 올린 뒤 3-3-1-1 후속타를 터트리면서 5이닝 만에 4:15로 패한 강동궁은 2세트 4:4에서 5이닝에 하이런 11득점을 올려 15:4로 승리하고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는 5:5에서 강동궁이 6이닝 후공에 7점타를 터트렸으나, 곧바로 7이닝 선공에 나선 김영원이 9점을 맞받아치면서 12:14로 역전됐고, 다음 8이닝에서 13:15로 마무리됐다.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기 시작한 강동궁에게 4세트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강동궁이 5이닝 4점에 힘입어 11:5로 앞서가며 2-2 동점을 노렸는데, 김영원이 6이닝에 5점을 만회하고 11:10까지 쫓아와 치열하게 승부가 전개됐다.
다행히 강동궁은 7이닝 선공에서 옆돌리기 대회전으로 포문을 열고서 비껴치기로 남은 3점을 모두 쓸어 담고 15:10으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다.
강동궁은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든 뒤 더 단단하게 플레이를 이어갔다. 5세트 6이닝 선공에서 김영원이 6점을 득점하며 4:11로 크게 점수가 벌어진 상황에서 후공에 강동궁은 7점을 득점하고 12:11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7이닝 김영원이 1득점에 그치자 이번에는 장기인 강타를 바탕으로 남은 4점을 모두 득점, 15:13으로 승리를 거두며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6세트는 3이닝부터 5-3-3 연속타를 올린 강동궁이 13:7로 앞서 승기를 잡았고, 8이닝에 매치포인트까지 2점을 마무리하고 130분간 벌인 결승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인터뷰에서 강동궁은 "오랫동안 우승을 못 해서 걱정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기도 했다"면서 "친구 조재호가 내가 못 할 때 잘해서 의기소침한 부분도 있었고, 더 독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상시에 어린 친구들이 공 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 정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달 전부터 마음을 다잡고 공을 열심히 쳤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김영원은 "결승에서 지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다. 그동안 노력한 게 생각나고 혼자 외롭게 연습했던 생각이 나서 경기 후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또한, "결승에 한 번 올라왔으니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8일 시작된 이번 PBA 개막전은 7일 동안 128명의 1부 투어 선수들이 출전해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강동궁이 3년여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개막전에서만 두 차례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는 기록을 남겼고, 준우승자 김영원은 최연소 결승 진출 타이틀과 함께 상금 3400만원을 획득했다.
4강에 오른 마르티네스는 16강전에서 '애버리지 4.091'을 기록해 '웰컴 톱랭킹상(상금 400만원)'과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또한, 프로당구 투어에 처음 출전한 '18살 신성' 하샤시도 4강에 올라 상금 1000만원을 획득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