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이상천을 처음 볼 때와 같았다"
'당구계 산증인' 박병문(83) 원로가 'PBA 최연소 프로' 김영원(16)을 만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원로는 "김영원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오늘은 꼭 대회장에서 응원해 주고 싶었다"고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회장을 방문한 이유를 밝혔다.
오늘(24일) 오후 12시에 열린 프로당구 2024-25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준결승전 첫 경기에서 한국의 김영원과 튀르키예의 부라크 하샤시(18, 하이원리조트)가 '한국 최연소' 대 '유럽 최연소' 의 당구 대결을 펼쳤다.
이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1세대 3쿠션 당구선수인 박병문 원로가 '한국 유망주' 김영원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아시아캐롬당구연맹 부회장을 지낸 박명문 원로는 한국에서 열린 첫 대대 3쿠션 당구대회 우승자로, 1979년 한국 최초로 세계 3쿠션 아시아지역 예선에 국가대표로 참가했고, 1986년에는 BWA 당구월드컵협회 멤버로 발탁된 한국 최초의 공인 프로선수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박병문 원로는 "김영원의 이번 대회 활약을 지켜봤는데, 꼭 이상천을 처음 봤을 때 같았다"며 흥분감을 나타냈다.
김영원은 하샤시와의 준결승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4-0의 완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성사된 박병문 원로와 김영원의 만남은 한국 당구의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라는 뜻깊은 의미를 가졌다.
경기를 지켜본 박병문 원로는 "그동안 대한민국에 수많은 김영원이 있었다. 그 시절 그들에게는 이런 무대가 없었기 때문에 그저 흘러간 사람들이 돼버렸는데, 지금 김영원에게는 PBA라는 프로당구 무대가 있다. 꼭 이 곳에 와서 직접 경기를 보고 싶었다"고 당구의 달라진 위상에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이상천을 처음 만났을 때 딱 김영원 또래였다"며 "이상천을 딱 보는 순간 이 녀석은 당구로 클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원을 보는 순간 그 시절 이상천이 떠올랐다. 김영원에게는 남다른 배짱이 있다. 영원이가 꼭 결승에 올라가길 응원했다"고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또한, "내가 살아생전에 이런 당구대회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수많은 방송에서 당구대회 중계를 하고, 전 세계 당구계가 한국을 집중하고 있을 만큼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 원로는 "경기 후에 영원이를 만나 '오늘 3세트 경기를 나중에 몇 번이고 다시 보라'고 말해줬다. 두 세트를 연달아 따고 자만할 수 있는 순간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수 있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걸 극복하고 3세트를 이겼다. 하샤시는 잘했지만 마무리가 좀 약한 반면, 영원이는 마무리까지 완벽했고, 하샤시가 잘 치면 자기는 더 잘 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늘 꼭 너만 했던 이상천을 다시 본 느낌이었다'고 했는데, 오늘 영원이에게 해준 말은 모든 게 진심이었다. 너무 대견한 후배다"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