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행직(왼쪽)이 '앙카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12년 전 주니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꺾었던 외메르 카라쿠르트(튀르키예)에게 49:50으로 1점 차의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SOOP 제공 
한국의 김행직(왼쪽)이 '앙카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12년 전 주니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꺾었던 외메르 카라쿠르트(튀르키예)에게 49:50으로 1점 차의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SOOP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국의 김행직(전남·세계랭킹 11위)이 20점 차의 리드를 따라잡혀 1점 차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는 과거 주니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꺾었던 외메르 카라쿠르트(튀르키예·세계 52위). 무려 12년 만에 벌어진 극적인 복수극이었다.

두 선수는 92년 동갑내기로 지난 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어 김행직이 승리한 바 있다. 

시니어에서 김행직은 당구월드컵을 세 차례 우승하며 지난 2017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당구월드컵 시즌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카라쿠르트는 당구월드컵에서 세 차례 32강에 올라온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16강을 밟아 김행직과는 개인 기록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두 선수의 이번 리벤지매치에서는 김행직이 1시간 40분 동안 리드를 지켰던 승부를 마지막 순간에 단 한 번의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운 결과를 마주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에 튀르키예에서 열린 '앙카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김행직이 카라쿠르트에게 32이닝 만에 49:50으로 패했다.

전반전을 25:5(11이닝)로 크게 앞서 있었고 후반전에도 11번의 타석에서 14점을 득점하고 리드를 지켜 승리를 낙관했으나, 막판에 터진 카라쿠르트의 7-2-3 연속타에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

경기 초반에는 4이닝에서 김행직은 하이런 9점을 올린 뒤 3-2-3 연타로 연결하면서 7이닝 만에 19:4로 크게 앞섰다.

9이닝과 11이닝에 3점씩 보태 김행직이 25점을 득점한 사이 카라쿠르트는 단 5점에 그칠 만큼 난조를 보였다.

빌리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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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변이 없는 한 김행직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김행직이 두 차례 공격을 실패한 뒤 카라쿠르트가 14이닝에 6점을 득점하고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다득점을 올리며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이어 김행직이 4점, 3점을 올려 점수는 32:12까지 벌여진 상황. 카라쿠르트는 16이닝에서 다시 한번 6점을 올려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3점, 2점 등 연속타로 33:23까지 10점 차로 거리를 좁혔다.

19이닝에는 카라쿠르트가 하이런 10점을 득점, 큰 점수 차를 순식간에 따라잡아 33:33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0점의 점수 차는 불과 14분 만에 동점이 되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카라쿠르트의 부활에도 김행직은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후속 공격에서 3점, 2점 등을 뽑아내며 22이닝에는 39:34로 다시 거리를 벌린  김행직은 29이닝에는 46:38로 다시 앞서 두 번째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30이닝 카라쿠르트의 공격에서 또 한 번 7점타가 터지면서 46:45로 1점 차의 추격을 당했고, 31이닝에는 47:47로 다시 동점이 됐다.

31이닝 후공에 김행직이 2점을 득점하며 49:47로 앞선 뒤 얇게 옆돌리기를 시도했는데, 이 공이 아쉽게 빠지면서 결국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카라쿠르트는 다음 32이닝 공격에 나와 더블레일과 옆돌리기, 되돌리기 등 남아 있던 3점을 쓸어담고 김행직보다 한 발 앞서 50점을 모두 득점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김행직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하 외메르 카라쿠르트.
김행직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하 외메르 카라쿠르트.
베트남의 바오프엉빈은 카라쿠르트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베트남의 바오프엉빈은 카라쿠르트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행직은 올해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처음 32강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오랜만에 8강 진출을 노렸으나, 마지막 순간에 패해 아쉽게 큐를 접었다.

주니어 시절에 유럽선수권(2013년)을 우승했던 카라쿠르트는 시니어 무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8강행에 성공했다.

카라쿠르트는 최종예선부터 출전해 '스페인 강자' 루벤 레가스피(세계 16위)를 꺾으며 2승으로 32강 조별리그전에 올라왔고, 32강에서는 한국의 차명종(인천체육회·세계 19위)과 '3쿠션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세계 5위)을 꺾고 2승 1패로 D조 1위에 오르며 16강에 올라왔다.

8강에서는 '3쿠션 세계챔피언' 바오프엉빈(베트남·세계 9위)과 준결승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같은 시각 바오프엉빈은 톨가한 키라즈(튀르키예·세계 14위)를 25이닝 만에 50:29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카라쿠르트 형제' 베르카이 카라쿠르트도 외메르와 동반 8강행에 성공하며,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카라쿠르트 형제' 베르카이 카라쿠르트도 외메르와 동반 8강행에 성공하며,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한편, 이번 16강전에서 카라쿠르트와 친형제인 베르카이 카라쿠르트(튀르키예·세계 20위)도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세계 18위)를 50:49(34이닝)로 누르며 동반 8강행에 성공했다.

베르카이는 지난 호찌민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을 밟았다. '카라쿠르트 형제'는 이날 오후 11시에 시작하는 8강전에서 나란히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이집트 왕자' 사미흐 시덤(세계 6위)도 16강에서 베트남의 타이홍찌엠(세계 23위)을 32이닝 만에 50:39로 꺾고 베르카이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사진=SOO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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