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가 후원한 첫 번째 프로포켓볼 투어에서 페도르 고르스트(24)가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25만달러(한화 약 3억4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급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월드나인볼투어(WNT)가 사우디아라비아체육부와 사우디아라비아당구스누커연맹(SABSF)의 후원으로 개최한 '2024 WPA 월드 9볼 챔피언십(이하 세계선수권)'.
1990년에 처음 세계포켓볼협회(WPA)의 주최로 열린 '9볼 세계선수권'은 포켓볼 종목을 상징하는 대회로, 매년 1회 개최돼 세계챔피언을 선발했다.
지난해까지 총 32회 열렸고, 쉐인 반 보닝(미국)이 2023년 9볼 세계챔피언에 오르며 역대 가장 많은 6만달러(약 82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포켓볼의 프로화를 선언하고 WNT를 운영하기 시작한 영국의 매치룸스포츠가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10년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이번 대회부터 역대 최고 상금인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를 걸게 됐다.
이에 따라 우승을 차지한 고르스트는 25만달러, 준우승자 에클렌트 카치(알바니아)는 10만달러(약 1억3700만원), 4강 요한 추아(필리핀)와 보이치에흐 셰프치크(폴란드)는 각각 5만달러(683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2000년생으로 지난 2019년에 19살이었던 고르스트는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며 '포켓볼 신성'으로 떠올랐고, 이번이 개인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시티 스포츠홀에서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고르스트는 카치와 치열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15-14로 신승을 거뒀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고르스트가 셰프치크를 11-8, 카치는 추아에게 11-6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에서는 고르스트가 초반에 3-0으로 앞선 뒤 8-3까지 리드했고, 후반에는 카치까 따라붙어 10-8까지 거리가 좁혀졌다.
카치는 11-9에서 거리를 더 좁힐 수 있었지만, 다음 브레이크샷에서 스크래치 파울을 범하면서 기회를 놓쳐 세트스코어는 다시 13-9까지 벌어졌다.
다음 세트에서 고르스트는 벼랑 끝에 선 카치가 1볼을 원뱅크샷으로 완벽하게 수비에 성공하면서 막판 승부가 어렵게 전개됐다.
이 공을 고르스트가 투뱅크샷으로 시도하다가 맞히지 못해 프리볼 기회가 카치에게 넘어간 뒤 추격의 고삐가 당겨졌고, 이어 고르스트의 퍼팅 실수와 카치의 투뱅크 9볼 컴비네이션샷 등으로 인해 경기 흐름이 바뀌면서 점수는 13-14로 역전됐다.
카치가 다음 세트 공격권까지 가져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었으나, 이번에도 카치는 브레이크샷이 1개도 포팅되지 않으면서 발목을 잡혔다.
고르스트는 9개의 공을 런아웃에 성공하며 14-14 동점을 만들었고, 최종세트에서는 고르스트가 브레이크샷 후 푸시한 공을 놓고 몇 차례 공방전을 벌인 뒤 카치가 2볼 포팅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번 승리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3볼 수비를 시도한 카치가 힘 조절에 실패하며 큐볼을 코너포켓에 빠트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 한 번의 실수로 고르스트는 카치보다 2억원의 상금을 더 받게 됐다.
고르스트는 당구대 위에 남은 7개의 공을 침착하게 모두 포팅에 성공하고 최고 수준의 상금과 함께 올해 9볼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진=매치룸스포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