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지난 시즌 스페인 후배들에게 전패를 당하며 쓰라린 경험을 한 스페인의 '원조 당구 신동'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가 새 시즌을 앞두고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 10일 열린 '2024-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산체스는 "지난 시즌은 초보자의 마인드로 적응하는 한 해였지만, 이번 시즌은 그 경험이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동안 '3쿠션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전 세계 당구계를 호령한 산체스였지만, 지난 시즌 프로당구 PBA로 이적 후 단 한 번도 8강에 오르지 못하며 힘든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특히 산체스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 등과 '스페인 선후배 맞대결'을 벌여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한 시즌 동안 2점제 경기 룰과 달라진 경기 환경, 당구대, 공에 대한 적응을 마친 산체스가 이번 시즌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시즌을 앞둔 당구 팬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프로당구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에 돌입한다. 어떤 각오로 임할 텐가?
목표를 크게 잡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조금 나아지는 게 목표다.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에게 어떤 응원의 말을 듣고 싶은가?
팬들이 해주는 모든 말들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나에게 큰 응원이 된다. 좋은 말이든, 안 좋은 말이든 상관없다. 지난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도 팬들의 응원의 말이 나를 버티게 해줬고, 너무 고마웠다. 올 시즌도 이런 팬들의 응원 속에서 당구를 치고 싶다.
PBA 데뷔 첫 시즌인 지난 시즌은 팬들의 기대와 달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모두 아시다시피 작년 시즌은 정말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당구에서는 그 누구도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 또 선수마다 제각각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세미 사이그너 선수는 데뷔 첫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나는 나의 30년 당구 인생 중 아마 지난 시즌이 가장 힘든 시즌이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8강까지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시즌이었다. 어떤 경기에서는 높은 애버리지에도 불구하고 지기도 했고, 승부치기에서 아쉽게 지기도 했다.
이번 시즌도 계속해서 연습하고, 또 새롭게 바뀐 공과 테이블에 적응하면서 프로로서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조금 더 나은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다.
PBA에서 그동안 눈여겨본 선수가 있나?
조재호 선수가 굉장히 시원한 스트로크와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 스페인의 하비에르 팔라존 역시 항상 경기장에서 파이팅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상 깊었고, 최성원 또한 경기장에서 파이팅 있는 플레이와 그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스페인 후배들과 붙어서 전패를 당했다. 그동안 후배들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준 건 아닌가?
안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 줘서 고맙다. 내 기억으로는 마르티네스와 두 번, 사파타와는 두 번 다 승부치기에서 패했다. 최근 스페인 선수들이 부쩍 강해졌다. PBA에 속한 선수들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굉장히 성장을 많이 했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지는 건 썩 기분이 좋지 않지만, 그들과의 경기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또 그들이 경기할 때 나도 같이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에서뿐 아니라 베트남 투어도 앞두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처음으로 대회가 열리는데, 하노이는 캐롬보다는 포켓볼이 더 유명한 도시다. 하지만 베트남이라는 나라 자체가 캐롬의 나라이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선수들도 많고 팬들도 많다. 이런 선수들과 팬들 앞에서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가 많이 된다.
이번 시즌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무기가 있나?
지난 시즌과 달라진 최고의 무기는 경험인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새롭게 바뀐 테이블과 공에 적응하느라 초보자의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조금 떨어졌었고 여러모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어려운 시즌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무래도 한 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기 방식이나 시스템 같은 것들에 조금 더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공으로 연습을 해봤는데, 나에게 너무 잘 맞았고, 한국 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는 중이라서 이런 경험들이 이번 시즌 내 최고의 무기가 될 것 같다. 이제는 한국의 매운 음식도 아주 잘 먹을 수 있다. (웃음)
(사진=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