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승부사' 최성원(휴온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0일 2024-25시즌을 앞두고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에서 조재호는 최성원을 라이벌로 지목하며 꼭 만나고 싶은 선수로 뽑았다. 또한, '누적 상금 10억원'의 타이틀이 갖는 의미와 2년 연속 월드챔피언십 우승,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 등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2021-22시즌부터 본격적으로 PBA에서 활약을 펼친 조재호는 데뷔 첫 해 두 번의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우승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인 2022-23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는 마지막 투어에서 2승을 거두었으며, 그 기세를 몰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우승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어 2023-24시즌에도 7차전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과 SK렌터카-제주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는 2년 연속 'PBA 대상'을 손에 넣었다.
또한, 지난 3년간 PBA에서 총 8억2200만원을 상금을 획득하며 역대 상금 순위 2위에 오른 조재호는 1위의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9억9450만원)이 PBA에서 이탈한 후 'PBA 최초 누적 상금 10억 획득'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단, 새로운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너무 좋은 성적이 나와서 행복했다. 이번 시즌도 언제 첫 우승을 하느냐가 문제인데, 그 첫 우승을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으니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
시즌 첫 우승을 위해 비시즌동안 어떤 준비를 했나?
시즌 끝나자마자 가족 여행을 다녀오면서 좀 쉬었고, 여행 갔다 온 후부터 헬스를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근육량은 좀 늘었는데, 체중은 그대로다. 또 아침저녁으로 아내와 유산소 운동 겸 공원을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것도 시합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7차전인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했는데, 이번 시즌은 좀 빠르게 했으면 좋겠다. 빠른 1승을 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당구선수는 상체 운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면이 있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고 있나?
하체 운동은 무게를 많이 하는데, 상체는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한다. 팔을 미는 운동은 상관이 없는데, 당기는 운동을 많이 하면 공을 칠 때 불편한 느낌이 많다. 비시즌 때도 상체 운동을 할 때는 거의 공을 안 치고,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다시 연습을 시작한다.
이번 시즌 동안 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믿.보.조'라는 말이 있다. '믿고 보는 조재호'라는 뜻인데 그 말이 제일 좋더라.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역전해서 이겨내는 선수,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열심히 치는 그런 선수로 항상 남고 싶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서 프로당구 최초로 누적 상금 10억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10억이라는 금액 자체가 당구에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 같아서 그걸 최초로 하는 선수가 꼭 되고 싶은 큰 욕심이 있고, 또 하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올해 꼭 하고 싶은데, 달성하게 되면 당구를 좋아하고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시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곳에 기부도 해서 당구선수도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구나 하는 걸 좀 알리고 싶은 게 나의 작은 목표이기도 하다.
PBA에서 라이벌로 꼽는 선수가 있다면?
아직 PBA에서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는데, 지난 시즌 PBA에 합류한 최성원 선수를 올해는 꼭 한 번 대회에서 만나고 싶다. 최성원 선수가 승부사이기도 하고 긴박한 순간이나 어려운 순간에 집중을 잘하는 선수인데, 나 역시 예전보다 그런 부분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최성원과 만나서 예전의 그 압박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그러면서 또 내가 고쳐야 할 점, 보완할 점을 찾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PBA의 첫 해외 투어가 베트남에서 열린다. UMB 시절부터 베트남 월드컵을 경험해 봤는데, PBA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대비하면 좋을지 조언을 한다면?
더위에 대비를 해야 한다. 샤워를 하고 시합장에 걸어가다가 다시 샤워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더웠다. 그나마 8월은 좀 덜 덥고, 대회장이 호텔이라 다행이다. 그 외에는 시차도 2시간밖에 나지 않고, 한국 음식점도 많아서 그냥 한국에서 한다고 편하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시즌부터는 여자부 LPBA도 승부치기가 생겼다. 선수들이 승부치기의 압박감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조재호 선수는 지난 시즌 동안 딱 한 번 승부치기를 했다. 승부치기까지 안 갈 수 있는 비결이 있나?
승부치기를 진짜 안 좋아하고, 안 가고 싶다. 항상 승부치기는 어떻게든 가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정도다. 애버리지가 좋았는데 승부치기에서 지면 너무 아프고, 또 애버리지가 안 좋았는데 이기면 뒤에서 안 좋은 이야기도 들려오고.
내려놔야 이길 수 있는 것 같다. 승부치기 가기 전에 다 내려놓으면 그나마 좀 되는데,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 한 번을 제대로 못 이기더라.
2년 연속으로 PBA 대상을 받으면서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PBA 대상을 받은 선수가 됐다. 기분이 어떤가?
일단 엄청 부담이 된다. 하지만 시합을 하면서 초대 챔피언, 한국 첫 챔피언, 이런 이름을 남기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2년 연속 PBA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깨려면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니까 최대한 방어하려고 노력하겠다. 이번 시즌도 월드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어서 또 우승을 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목표이고, 욕심이다. 올해도 그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달려가겠다.
(사진=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