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결승까지 오른 이미래.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결승까지 오른 이미래.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월드챔피언십 악연' 이미래(하이원리조트)가 이번 시즌 제주도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에서 준결승에 오르며 월드챔피언십과의 악연을 털어냈다.

이미래는 LPBA 투어 첫 시즌인 2019-2020시즌 첫 승을 시작으로 2020-2021시즌 한 시즌 동안 무려 3승을 거두고 LPBA 통산 4승으로 'LPBA 원조 여왕' 임정숙(크라운해태)과 함께 초기 LPBA 투어 다승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0-2021시즌 3, 4, 5차 투어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한 이미래는 직후 열린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1'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16강에서의 경기 운영에 대한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이미래의 멘탈이 흔들리고 말았다. 이미래는 직접 해명글까지 올렸으나 이후 소극적인 플레이로 8강에서 패했고, 이후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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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시즌 동안 최고 성적 16강에 그치며 아쉬운 시즌을 보내는 사이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블루원리조트), 김민아(NH농협카드) 등 강자들이 속속히 LPBA에 영입되었고, 이미래가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그러나 이미래는 2022-2023시즌 개막전에서 결승에 오르며 다시 살아난 기량을 과시했다. 비록 스롱과의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래는 이번 2023-2024시즌에도 두 번의 8강과 1번의 준결승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줬지만, 'LPBA 원조 다승왕'으로서는 이미래도, 그의 팬들도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의 이미래의 활약에 팬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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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조별리그 전체 순위 2위로 16강에 오른 이미래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16강과 8강에서 애버리지 1.303, 1.571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16강에서 김진아(하나카드)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은 이미래는 8강에서 '초대 LPBA 월드챔피언' 김세연(휴온스)을 3-0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보미(NH농협카드)와의 준결승전 대결도 초반 1, 2세트를 먼저 따낸 이미래는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하지만 3, 4세트를 5이닝 만에 5:11로 빼앗긴 이미래는 세트스코어 2-2 동점이 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5세트마저 9이닝 만에 6:11로 김보미의 차지가 되었고,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던 이미래는 6세트를 11:9(13이닝)로 어렵게 차지, 세트스코어 3-3으로 맞서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세트의 이미래는 이상하리만큼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보미가 11점을 모으는 8이닝 동안 이미래는 4이닝에 단 2점을 내는 데 그치며 2:11로 끝내 패하고 말았다.

김보미와의 준결승 경기 후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보미를 축하해주는 이미래.
김보미와의 준결승 경기 후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보미를 축하해주는 이미래.

경기가 끝난 후 이미래는 준결승전을 치른 소감에 대해 "별다른 할 말은 없다. 다음 시즌 때는 잘하고 싶다"는 짤막한 말로 아쉽고, 억울하고, 복잡한 심경을 담담하게 전했다.

특히 그는 "마지막 7세트 때는 악쓰는 듯한 응원 소리에 감정적으로 좀 많이 흔들렸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져서 스스로한테 화가 좀 많이 난다"고 패인을 되짚었다.

또한, 그는 그동안의 슬럼프에 대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 같다. 우승이 아니면 성적을 못 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동안 준우승도 했었고, 4강도 갔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회가 많이 아쉽다. 결승에 가서 우승까지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그동안 슬럼프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이미래는 이번 시즌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이번 시즌 성적에는 만족을 못하지만, 보시는 분들도 느끼다시피 경기 스타일에 좀 변화가 있었고, 변화된 모습으로 경기를 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심리적으로 강단 있게 중심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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