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쿠션 팀선수권 4강 진출에 2년 연속 실패했다. 24일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6회 세계3쿠션팀선수권' 8강에서 한국은 연장전에서 스페인에게 8이닝 만에 9:15로 패했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한국이 3쿠션 팀선수권 4강 진출에 2년 연속 실패했다. 24일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6회 세계3쿠션팀선수권' 8강에서 한국은 연장전에서 스페인에게 8이닝 만에 9:15로 패했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국의 3쿠션 팀선수권 정상 탈환이 또 다시 8강에서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8강 탈락이며, 12년 만에 '2년 연속 8강 탈락'이다.

24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6시에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6회 세계3쿠션팀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한국이 스페인에게 연장전에서 8이닝 만에 9:15로 패했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와 허정한(경남·14위)이 스페인을 상대로 준결승 진출에 도전했으나, 서로 1승씩 주고 받아 마지막 스카치 더블 방식의 연장전을 통해 승부를 가렸다.

팀선수권을 비롯해 한국 선수 중 당구 종목 세계선수권에 국가대표로 최다 출전한 '베테랑' 허정한은 이날도 22이닝 만에 40:16으로 세르히오 히메네스를 꺾고 한국 팀에 1승을 가져왔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조명우가 아쉽게도 루벤 레가즈피에게 33이닝 만에 33:40으로 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서 초구를 잡은 한국은 조명우가 1득점을 시작으로 허정한까지 2점을 올린 다음 조명우의 후속 공격이 실패해 1이닝은 2:1로 앞섰다.

2이닝에서는 허정한의 스리뱅크샷이 아깝게 빗나간 뒤 스페인이 2점을 만회해 2:3으로 역전됐고, 3이닝에는 조명우가 스리뱅크샷과 허정한의 뒤돌리기로 2점을 만회해 4:3으로 앞서자 스페인이 후속 공격에 4점을 득점하면서 4:7로 다시 점수가 뒤집혔다. 

처음 점수가 벌어져 중요한 공격이었던 4이닝에 한국은 허정한이 스리뱅크샷으로 1점을 올리고 조명우가 옆돌리기 대회전으로 점수를 이어갔다.

세르히오 지메네스를 꺾고 연장전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허정한.
세르히오 히메네스를 꺾고 연장전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허정한.
조명우를 꺾으며 활약한 스페인의 루벤 레가즈피.
조명우를 꺾으며 활약한 스페인의 루벤 레가즈피.

하지만, 다음 공 포지셔닝에 실패해 고심 끝에 선택한 허정한의 길게 비껴치기 대회전이 아깝게 충돌로 실패하면서 6:7에서 공격권을 넘겼다.

스페인이 1점을 더해 6:8에서 5이닝 선공에 나선 한국은 조명우의 길게치기 대회전이 간발의 차로 빗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스페인도 후공에서 점수를 내지 못해 6이닝에 허정한이 1점을 쫓아가 7:8까지 따라갔다.

6이닝 후공에서 스페인이 1점을 보태 7:9에서 이번에도 허정한의 그림같은 리버스샷이 성공하며 8:9로 추격한 한국은 스페인이 다시 득점에 실패하고 넘겨받은 8이닝 공격에서 허정한의 길게 비껴치기가 득점돼 9:9 동점에 성공한 한국은 다음 조명우의 뒤돌리기 대회전이 살짝 빗나가면서 흐름이 끊겼다.

8이닝에 스페인이 레가즈피의 옆돌리기를 시작으로 남아있던 6점을 모두 득점하면서 결국 한국은 8강에서 탈락했다. 

일본은 27년 만에 팀선수권에서 4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스웨덴에 완승을 거두고 기쁨을 나누는 우메다 류지와 미야시타 타카오. 
일본은 27년 만에 팀선수권에서 4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스웨덴에 완승을 거두고 기쁨을 나누는 우메다 류지와 미야시타 타카오. 

'팀선수권 최강' 한국 지고 '베트남-일본' 등장
'무관' 스페인과 '32년 만에 4강' 미국 등 진출 

지난 2011년과 12년에 2년 연속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한국은 12년 만에 두 해 연속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의 2년 연속으로 팀선수권 4강 이상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한국은 팀선수권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2008년부터 대부분 4강 이상 성적을 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4강 진출로 세계 3쿠션 무대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 한국은 2013년에 4강에 올랐고, 2015년에 처음 결승에 진출해 벨기에의 프레데릭 쿠드롱, 에디 멕스와 겨뤘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2017년에 한국은 처음 최성원과 김재근(이상 PBA)이 우승을 차지한 다음 2018년에도 최성원-강동궁(PBA)이 2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그뒤 코로나로 인해 3년의 간격이 있었던 2019년과 2022년에도 두 대회 연속 4강으로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8강에서 탈락한 뒤 올해까지 부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한국은 팀선수권 랭킹 2위 자리도 위태해졌다. 종전 250점에서 196점으로 떨어져 랭킹 역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네덜란드(3위)와 벨기에(4위), 독일(5위), 프랑스(6위) 등이 모두 4강 진입에 실패하면서 자리를 유지할 수는 있게 됐다.

3년 연속(2019, 2022, 2023년) 우승을 차지한 팀선수권 1위 튀르키예는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3위로 탈락하며 4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팀선수권에서 가장 많은 연속 우승 기록은 5년이며, 스웨덴(2005~2009년)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벨기에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이 최고 기록이다.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간 스페인.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간 스페인.
처음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간 베트남.
처음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간 베트남.

한편, 이번 대회 4강에 일본이 무려 27년 만에 올라왔고, 미국은 '상리(이상천) 시대' 이후 32년 만에 팀선수권 4강에 복귀했다.

또한, 매년 8강에서 탈락했던 베트남도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라와 미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며, 스페인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3년 연속 준결승에 진출했다.

8강에서 일본은 스웨덴을 2 대 0으로 제압했고, 베트남은 벨기에와 연장전에서 초구에 하이런 13점을 득점하며 2이닝 만에 15:3으로 승리했다. 미국도 프랑스와 연장전에서 9이닝 만에 15:5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미국 대 베트남, 스페인 대 일본으로 좁혀진 4강전은 각각 24일 오후 7시와 9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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