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2023-24시즌이 조재호(NH농협카드)와 김가영(하나카드)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프로당구 2023-24시즌이 조재호(NH농협카드)와 김가영(하나카드)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프로당구(PBA) 2023-24시즌이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와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7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챔피언십 2024'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조재호는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3시간 22분 동안의 치열한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5-4로 승리하고 사상 최초 월드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조재호는 지난해 열린 월드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해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똑같이 5-4로 꺾고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고, 두 번째 출전한 월드챔피언십에서도 박빙의 우승을 차지하며 두 시즌 연속 PBA 정상에 올라섰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조재호는 총상금 8억2200만원을 기록하며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했고, 월드챔피언십 3회 결승 진출을 달성한 사파타는 7000만원의 준우승상금을 받아 7억3650만원으로 조재호의 뒤를 이었다.

이날 결승전에서 조재호는 1년 9개월여 만에 결승에서 다시 만난 사파타와 한 세트씩 주고받으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특히, 4-3으로 앞서 있던 8세트에서 사파타가 1이닝에 15점을 모두 득점하며 '퍼펙트큐'를 달성, 최대 위기에 놓였지만, 9세트에 어려운 공을 세 차례 풀어내며 반전을 이끌어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이사에게 우승트로피를 받은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이사에게 우승트로피를 받은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결승전 1세트는 10이닝 만에 15:8로 조재호가 승리했고, 2세트는 사파타가 6이닝 만에 15:7로 이겼다. 3세트를 다시 조재호가 15:4(6이닝)로 따내고서 4세트에 치열한 1점 차 승부가 벌어졌는데, 사파타가 15:14(12이닝)로 승리하면서 2-2 동점이 됐다.

조재호는 5세트를 13이닝 만에 15:11로 승리한 뒤 6세트를 7이닝 만에 10:15로 패했으나, 7세트에 11:14의 열세에서 막판 4점타로 극적인 역전에 성공하며 15:14로 승리를 거두고 4-3으로 리드했다.

조재호의 승리가 유력해지는 상황에서 8세트 1이닝에 사파타가 퍼펙트큐 15점으로 대반격에 나서며 15:0 승리를 거둬 4-4 동점이 됐다.

뜻밖의 한 방이 터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조재호는 다행히 9세트 1이닝에 6점타로 반격을 하면서 집중력을 살렸고, 2이닝 2득점에 이어 3이닝에 다시 5점을 올리며 13:6까지 앞서 승기를 잡았다.

조재호는 4이닝에 먼저 공격한 사파타의 뒤돌리기 대회전이 아깝게 실패하자 후공에서 뒤돌리기 두 방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15:6으로 9세트를 마무리하고 승리를 확정했다.

김가영은 패배까지 1점을 남겨두고 극적으로 살아나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가영은 패배까지 1점을 남겨두고 극적으로 살아나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타이틀스폰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이사에게 우승트로피를 받은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타이틀스폰서 SK렌터카 황일문 대표이사에게 우승트로피를 받은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먼저 열린 여자부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패배까지 단 1점 남았던 김가영이 벼랑 끝에서 살아남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PBA 사상 최초 월드챔피언십 2회 우승을 달성했다.

김가영은 결승에서 김보미(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뒤진 채 5세트에 7:10까지 밀려 패색이 뚜렷했다.

그런데 김보미가 매치포인트 1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사이에 3득점을 올려 10:10 동점을 만들었고, 16이닝에서 극적으로 세트포인트를 따내 11:10의 신승을 거두며 세트스코어 3-2로 승부를 연장했다.

앞서 김보미는 1세트를 18이닝 접전 끝에 9:11로 아깝게 내준 뒤 2세트를 11:10(9이닝), 3세트 11:3(9이닝), 4세트 11:5(12이닝) 등으로 따내며 LPBA 첫 우승이 눈앞에 보였다.

5세트에 마지막 1점이 남음 때까지 직진을 계속했던 김보미는 챔피언포인트의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6번이나 실패한 것이 화근이 됐다.

5세트를 승리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이어 붙인 김가영은 6세트 1이닝에 대거 10점을 올려 완전히 분위기를 역전했고, 3이닝 만에 11:2로 승리를 거둬 세트스코어 3-3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결국, 김가영은 멘탈 싸움에서 무너진 김보미를 7세트 7이닝 만에 11:3으로 제압하며 4-3의 역전승을 거두고 LPBA 왕중왕에 올랐다.

김가영과 가족 및 지인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가영과 가족 및 지인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조카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조카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가영은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4년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고,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에서 2회 우승한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우승상금 7000만원을 획득해 총 3억4090만원으로 LPBA 선수 중에서 최초로 상금 3억원을 돌파했다. 다승 부문에서는 통산 7승을 달성해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공동 1위를 달리게 됐다.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2021-22시즌에 1위에 올랐다가 지난 2022-23시즌에는 스롱에 밀려 2위로 내려갔던 김가영은 1년 만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그밖에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김가영은 애버리지 2.444를 두 차례나 기록하는 역대급 활약을 보여주며 웰뱅톱랭킹상(상금 200만원)도 받았다.

PBA 월드챔피언십에서 퍼펙트큐를 달성한 마르티네스와 LPBA 월드챔피언십 사상 첫 퍼펙트큐를 달성한 한지은(에스와이)도 'TS샴푸 퍼펙트큐상'으로 각각 상금 2000만원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PBA 웰뱅톱랭킹상(400만원)은 애버리지 3.750의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차지했다.

당구대에 우승 사인을 남기는 조재호와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당구대에 우승 사인을 남기는 조재호와 김가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가영과 조재호 모두 월드챔피언십에서 2회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김가영과 조재호 모두 월드챔피언십에서 2회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시상식 기념촬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시상식 기념촬영.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우승 인터뷰에서 조재호는 "처음 세운 대회 목표는 ‘예선 통과만 하자’였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지난 시즌 스스로에게 200점을 줬다면, 이번 시즌에는 부담이 더욱 컸고, 더 쟁쟁한 경쟁자들이 생겼는데 월드챔피언십까지 우승해서 300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에 온 지 12일째인데, 기상 시간, 첫 식사 시간, 연습 시간, 낮잠 시간 등 모든 시간을 똑같이 맞추어 루틴을 지킨 것이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가영은 "우승한 대회들 중 가장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지는 줄 알았다. 공격도 수비도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김)보미는 저보다 훨씬 씩씩하게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갔다"고 돌아보며 "나에게 기회가 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포기하면 부끄러우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월드챔피언십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총 10일간 프로당구 최초로 제주도에서 대회가 개최됐고, 총상금 남자부 4억원(우승 2억원)과 여자부 1억5000만원(우승 7000만원)을 걸고 프로당구 시즌 상금랭킹 상위랭커 남녀부 32위까지 총 64명이 출전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정규투어 9차례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월드챔피언십까지 총 10차례의 투어를 모두 마친 PBA는 오는 1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그랜드워커힐 워커홀에서 '2023-24시즌 프로당구 PBA 골든큐 시상식'으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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