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프로당구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프로당구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제주/김민영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3시간 22분의 혈투 끝에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꺾고 월드챔피언십 최초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17일 오후 8시 30분에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2024' 결승전에서 사파타를 세트스코어 5-4로 누르고 두 번째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결승 상대 프로당구(PBA) 투어 첫 우승을 월드챔피언십에서 차지하며 오래전부터 '월드챔피언십 사나이'로 불린 사파타는 2021년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정규투어에서 준우승만 2번 차지한 뒤 다시 2022년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가면서 이런 별명이 더 굳어졌다.

2023년 월드챔피언십에 조재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월드챔피언십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가 사파타였다.

그러나 지난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조재호가 2년 연속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왔고, 때마침 사파타가 세 번째 결승에 진출하면서 이번 결승전은 월드챔피언십의 사나이 두 명이 벌인 진검승부였다.

조재호는 2년 연속 만난 스페인의 최강자 두 명을 모두 제압하며 프로당구 왕중왕에 등극했다. 

지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5-4로 꺾고 우승했고, 이번에는 사파타에게 승리하면서 두 번 모두 '스페인 강호'를 제압하고 월드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결승전에서 조재호는 앞서가는 마르티네스를 계속 쫓아가 마지막에 승부를 뒤집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사파타에게 한 세트씩 리드하며 승부를 주도했다.

심지어 세트스코어 4-3에서 8세트 1이닝에 사파타가 하이런 15점을 쳐 '퍼펙트큐'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9세트에서 다시 분위기를 역전시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결승전 1세트는 선공에 나선 사파타가 초구에 5점을 치며 시작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조재호가 2-1-3-1-3 연속타로 5이닝 만에 10:5로 역전한 뒤 10이닝 만에 15:8로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에서 뱅킹하는 조재호와 사파타.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결승전에서 뱅킹하는 조재호와 사파타.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조재호는 8세트에 퍼펙트큐를 맞고 최대 위기에 놓였으나, 9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조재호는 8세트에 퍼펙트큐를 맞고 최대 위기에 놓였으나, 9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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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트에 퍼펙트큐로 한 방에 4-4 동점을 만들었던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2세트에서는 사파타가 1이닝부터 4-1-3-4 연속타로 4이닝까지 12:4로 앞서면서 6이닝 만에 15:7로 마무리돼 세트스코어 1-1 동점이 됐고, 3세트는 다시 조재호가 4-6-2-2 연속타로 4이닝 만에 14:2로 크게 달아나면서 15:4(6이닝)로 승리를 거두고 2-1로 앞섰다.

4세트는 결승전에서 처음 접전이 벌어져 8이닝까지 11:11로 박빙의 양상으로 전개되다가 막판에 14:14로 세트포인트 싸움을 벌였는데, 12이닝에서 사파타가 득점에 성공하고 15:14로 마무리됐다.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허용한 뒤 조재호는 5세트 10이닝에 14:6으로 앞섰다가 14:11까지 쫓겼지만, 13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15:11로 승리했다.

6세트는 다시 사파타가 초반 맹공을 퍼부어 4이닝까지 13:3으로 리드한 뒤 조재호가 13:10까지 따라오자 7이닝에서 2점을 마무리하고 15:10으로 승부를 다시 3-3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였던 7세트. 조재호가 앞서가던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11:14로 뒤지던 조재호가 10이닝에서 천금같은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15:14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세트스코어 4-3으로 조재호가 다시 주도권을 잡게 됐다.

중요한 세트를 내준 사파타는 다음 8세트에서 1이닝 타석에 단 번에 15점을 모두 득점하고 15:0으로 승리, 4-4를 만들어 마지막 9세트에서 최종 승부를 벌이게 됐다.

9세트는 시작부터 다시 조재호가 달렸다. 사파타의 초구 2득점 후 후속타가 나오지 않자 조재호는 곧바로 6-2-5 연속타로 3이닝 만에 13:6까지 달아났다.

경기 초반 4이닝까지 점수를 많이 낸 선수가 승리하던 흐름과 같았다. 조재호는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4이닝에서 남아있던 2점을 득점하면서 15:6으로 9세트를 따내고 세트스코어 5-4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승 직후 세리머니하는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우승 직후 세리머니하는 조재호.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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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LPBA 우승자 김가영(하나카드)과 PBA 우승 조재호(NH농협카드).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조재호는 2022-23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월드챔피언십 포함 3승을 거둔 뒤 이번 시즌에도 7차 투어와 월드챔피언십을 우승하며 2승을 추가해 개인통산 5승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사파타가 6억6650만원, 조재호가 6억2200만원으로 전체시즌 상금랭킹에서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재호가 2억원을 추가하면서 총 8억2200만원으로 2위, 사파타는 7000만원을 더해 7억3650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또한, 이번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3억1900만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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