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의 벽'에 도전하는 한지은(에스와이·왼쪽)과 이미 그 벽을 넘어 프로 정상에 올라선 김민아(NH농협카드·오른쪽). 두 선수가 이번 월드챔피언십 8강전에서 첫 대결을 벌인다.  사진=PBA 제공
'랭킹 1위의 벽'에 도전하는 한지은(에스와이·왼쪽)과 이미 그 벽을 넘어 프로 정상에 올라선 김민아(NH농협카드·오른쪽). 두 선수가 이번 월드챔피언십 8강전에서 첫 대결을 벌인다.  사진=PBA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지은(에스와이)이 과연 '랭킹 1위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여자 프로당구(LPBA) 월드챔피언십 8강에 한지은이 '루키' 중 유일하게 올라왔다.

월드챔피언십 무대에 새롭게 도전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조별리그와 16강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2023-24시즌에 데뷔해 랭킹 31위로 월드챔피언십행 거의 막차를 탔던 한지은이 루키 중에서는 혼자 살아남아 4강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월드챔피언십 8강에 올라온 선수들은 한지은을 제외하면 진작부터 PBA 투어에서 활약을 해왔던 선수들.

14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16강전에서 살아남은 선수는 '상금랭킹 1위' 김민아(NH농협카드)와 4위 김가영(하나카드), 8위 김세연(휴온스), 10위 김보미(NH농협카드), 11위 김예은(웰컴저축은행), 14위 이미래(하이원리조트), 21위 김갑선, 그리고 31위 한지은 등이다.

이 중에서 한지은은 '상금랭킹 1위' 김민아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과거에는 아마추어 국내랭킹 1위와 국가대표를 지낸 선후배였고, 지금은 프로당구 투어로 무대를 옮겨 '랭킹 1위의 벽'을 넘어야 하는 운명이다.

아마추어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프로당구 투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민아는 한지은이 뒤따라야 하는 롤모델인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이다. 

한지은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8강에 올라온 유일한 루키다. 8강에서 '시즌 상금랭킹 1위' 김민아를 만나 운명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한지은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8강에 올라온 유일한 루키다. 8강에서 '시즌 상금랭킹 1위' 김민아를 만나 운명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김민아는 지난 2021-21시즌에 많은 주목을 받으며 프로당구 투어에 데뷔했다. 여정을 돌아보면 김민아의 그간 LPBA 무대는 아마추어 톱랭커 출신 중 가장 화려했고 성공의 정석을 밟았다.

아마추어에서 국내랭킹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도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는 프로당구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은 여러 선수의 사례에서 이미 입증됐다.

변수가 많은 LPBA 투어는 변수가 많아서 컨디션이 좋으면 그 대회에서 한 번에 쭉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아마추어 대회와 달리 오늘 컨디션이 좋아도 내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김보미나 김진아(하나카드) 역시 김민아처럼 KBF(대한당구연맹) 선수 시절에 국내 톱랭커로 활약하다가 프로에 데뷔했는데, 이런 LPBA 무대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민아는 시즌이 갈수록 점점 더 높게 올라오더니 이제는 완벽하게 적응을 마치고 김가영과 스롱, 임정숙 등과 다승자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정상권에 올라서 있다.

한지은은 이번 월드챔피언십이 프로에서 치르는 10번째 투어. 지난 9차례 투어에서 한지은은 정상급 선수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고, 김가영을 상대로 두 번이나 투어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지은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아쉽게도 4강 관문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이번 김민아와의 대결은 LPBA 데뷔 이래 세 번째 8강전이다.

김민아는 한지은처럼 프로 10번째 투어 이전에 두 차례 8강에 올랐고, 10번째 투어에서는 슬럼프로 적응에 애를 먹다가 14번째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2번째 2승 ,31번째 통산 3승을 거두며 '프로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김민아는 한지은처럼 프로 10번째 투어 이전에 두 차례 8강에 올랐고, 10번째 투어에서는 슬럼프로 적응에 애를 먹다가 14번째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2번째 2승 ,31번째 통산 3승을 거두며 '프로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랭킹 1위의 벽' 먼저 넘은 선배 김민아
14번째, 22번째, 31번째 '통산 3승' 거두고 프로 랭킹도 '1위'

프로 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린 김민아는 '랭킹 1위의 벽'을 넘어서며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시즌 상금랭킹 1위'로 출전했다. 한지은에게 김민아는 뒤를 쫓아야 하는 '랭킹 1위 선배'면서 넘어야 할 산이다. 

김민아는 지난 2020-21시즌 2차 투어에서 데뷔해 그 시즌부터 8강까지 올라가며 정상급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였다.

다음 2021-22시즌에 개막전에서 4강까지 올라갔던 김민아는 이후에는 한동안 서바이벌로 치러진 예선전을 통과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한지은처럼 프로 10번째 투어에서 김민아는 반대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얼마 후 월드챔피언십 32강 조별리그에서는 1승 2패로 탈락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22-23시즌이 되면서 개막전에 4강을 한 번 더 밟은 뒤로 다음 2차 투어에서 임정숙(크라운해태)과 스롱을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아가 프로에 데뷔한 지 14번째 투어에서 차지한 첫 번째 우승트로피였다. 우승을 한 다음 나머지 투어에서 잠시 주춤했던 김민아는 첫 우승 이후 8번째 투어에서 시즌 2승을 거두며 다승자 명단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이후 세 번째 열린 투어에서 결승에 한 번 더 올라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 후 5번째 투어였던 이번 시즌 마지막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면서 프로당구 랭킹 1위까지 차지하게 됐다.

'아마추어 랭킹 1위' 김민아가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2020년 9월 30일 이후 1244일 만에 이룬 성과였다.

한지은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32강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상대로 3세트에 월드챔피언십 사상 최초 '퍼펙트큐'를 성공시켰다.
한지은은 이번 월드챔피언십 32강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상대로 3세트에 월드챔피언십 사상 최초 '퍼펙트큐'를 성공시켰다.

애버리지만 놓고 보면 한지은은 이미 LPBA '톱2'에 올라있지만, 김민아처럼 14번째 투어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장담은 없다.

언제든지 우승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여서 대회마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그게 10번째가 될지, 11번째, 12번째가 될지, 아니면 20번째 투어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민아는 14번째 첫 우승, 22번째에 두 번째 우승, 31번째 투어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략 10번 만에 한 번씩 꼴로 우승을 한 셈이다.

한지은은 10번째 투어에서 김민아를 8강에서 만났다. 운명처럼 만난 두 선수의 첫 대결이다. 과연 한지은이 먼저 '랭킹 1위의 벽'을 넘어선 선배 김민아를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까.

한지은과 김민아가 벌이는 숙명의 첫 대결, 이 경기는 15일 오후 7시에 시작된다.

 

(사진=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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