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과 월드챔피언십 첫 대결을 벌이고 있는 김병호. 사진=PBA 제공
최성원과 월드챔피언십 첫 대결을 벌이고 있는 김병호. 사진=PBA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하나카드의 주장 김병호가 이번 시즌 팀리그에서 하나카드 팀을 우승에 올려놓더니 개인 투어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

팀리그 우승 직후 열린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에서 준결승까지 오른 김병호는 마침내 프로당구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월드챔피언십 2024' 출전 시드까지 따냈다.

그리고 프로당구 최초로 딸인 김보미(NH농협카드)와 함께 부녀가 'PBA-LPBA 월드챔피언십'에 동반 출전하는 쾌거를 올렸다.

조 4번 시드로 월드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김병호는 32강 조별리그에서 최성원(휴온스)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은 후 이상대(웰컴저축은행)까지 3-2로 연파하며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김보미는 임혜원에게 세트스코어 1-2로 패한 후 이유주를 2-0으로 꺾고 1승1패로 조 2위에 올라 임정숙과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다. 김보미는 이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해진다.

다음은 첫 월드챔피언십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한 김병호와의 일문일답이다.

김병호.
김병호.

프로당구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소감이 어떤가?

프로당구 출범 첫해에 우승을 하고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성적이 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월드챔피언십이 열리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운 좋게 월드챔피언십에 올라 올 수 있었다. 좀 얼떨떨하다.

E조 4번 시드로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매번 만나는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상위 32명의 선수들만 나오는 대회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특별히 월드챔피언십을 위한 계획은 없었다. 무조건 열심히 치자고 생각했다. 특히 팀리그 때 자주 만났던 선수들이라서 선수들이 얼마나 강한지는 이미 알고 있었고, 32명 중 누구라도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내 공만 열심히 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겠나,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치니까 조별 리그도 잘 됐던 것 같다.

하나카드가 팀리그에서 우승한 후부터 하나카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호 선수도 8차 투어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팀리그 때 선수들끼리 너무 간절하게 5라운드 우승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던 게 개인 투어에서도 실력으로 다 같이 나오는 것 같다. 4라운드 때부터 어떻게든 5라운드에는 뭔가 해보려고 더 열심히 했었다. 연구도 많이 하고 선수들끼리 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하다 보니 조금씩 더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김병호
김병호

김병호 선수 개인적으로는 경기 운영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있어 특별한 변화가 있었나?

플레이가 많이 바뀌었다. 원래는 힘 있게 치는 스타일을 선호했는데, PBA 공과 테이블에 맞춰서 속도를 많이 줄였다. 그러면서 정확성이 더 좋아지고, 도움이 많이 됐다.

월드챔피언십 32강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대회 전에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나?

공 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다 보니 그냥 큰 실수만 안 하고 멘탈만 잘 잡으면 괜찮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나 혼자만 조심스럽게 해봤다.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을 것 같은데.

하나카드 팀이 우승을 하면서 우리 선수들 사기가 많이 올랐다.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요즘 공이 좀 잘 보이고, 잘 맞다 보니까 16강도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기분 좋다. 그래도 PBA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자리인데 먼저 16강에 빨리 안착했다는 거에 대해 솔직히 기분 엄청 좋고, 마음도 편하다.

아빠와 함께 '월드챔피언십'에 동반 출전한 딸 김보미. 김보미는 이번 32강 조별리그에서 1승1패를 거두고 있다.
아빠와 함께 '월드챔피언십'에 동반 출전한 딸 김보미. 김보미는 이번 32강 조별리그에서 1승1패를 거두고 있다.

딸과 함께 프로당구 왕중왕전에 동반 출전한 유일한 부녀 프로당구 선수다.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게 됐을 때 더 기분 좋았을 것 같다.

사실 태어나서 제주도에 처음 왔다. 거기에 당구로 인해서 좋은 성적을 낸 32명의 선수들만 초청받아 온 대회라 나름대로 약간 들떠 있었다. 제주도 구경도 하고, 기량 좋은 선수들과 겨뤄 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나 혼자가 아닌 딸도 같은 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기분 좋게 왔다.

제주도로 출발하기 전에 월드챔피언십을 앞두고 딸 김보미 선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공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를 안 한다. 또 나이도 있고 하니 내가 얘기한들 본인이 스스로 바꿔야지 옆에서 잔소리한다고 들을 나이도 아니고. 가족이다 보니 계속 이야기하면 잔소리로 느껴져서 사이만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이제는 굳이 공에 대한 이야기는 집에서 잘 안 한다.

어쨌든 아빠는 이미 16강을 확정했고, 김보미 선수는 1승1패로 마지막 경기까지 가봐야 결정이 된다. 게다가 마지막 상대가 임정숙 선수인데, 만약 조언을 해준다면 선배 선수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 테이블이나 주변 환경에 신경 쓰지 말고 공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주위 환경에 신경 쓰다 보면 멘탈이 무너질 수도 있고, 그런 것만 조심하면 좋을 것 같다. 멘탈 잘 잡아라. 파이팅!

만약 아빠와 딸 중 한 명만 결승에 갈 수 있다면 누가 가면 좋겠나?

예전부터 말해왔던 건데, 상금은 남자부가 더 많지만 그래도 보미가 더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 우승 맛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뭔가 막혀 있는 것 같은데, 그 뭔가를 뻥 뚫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사진=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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