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은, 9일 스롱 2-1로 꺾으며 3세트에서 LPBA 월챔 최초 '퍼펙트큐' 달성
"'퍼펙트큐는 경기 일부분. 이기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마인트컨트롤"

한지은(에스와이)이 여자 프로당구 월드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퍼펙트큐(9점)'를 성공시켜 상금 2000만원의 보너스를 획득했다.  PBA 제공 
한지은(에스와이)이 여자 프로당구 월드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퍼펙트큐(9점)'를 성공시켜 상금 2000만원의 보너스를 획득했다.  PBA 제공 

[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받은 가장 큰 상금이에요"

여자 프로당구(LPBA)에서 사상 첫 '퍼펙트큐(9점)' 대기록을 수립한 '바자르 여왕' 한지은(23·에스와이)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2000만원의 상금을 받은 소감을 밝혔다.

한지은은 LPBA 데뷔 전 여자 3쿠션 세계선수권을 준우승하고 세계대회 '버호벤 오픈'을 18살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지만, 아마추어 무대의 여자 3쿠션은 상금이 크지 않아서 금전적인 보상은 적다.

국내 전국대회도 우승상금이 불과 1~2백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아무리 1년 내내 전국대회를 휩쓴다고 해도 손에 넣을 수 있는 상금은 얼마 안 됐다.

이번 2023-24시즌에 LPBA로 데뷔한 한지은은 직전까지 국내랭킹 1위를 달렸지만, 이번에 퍼펙트큐로 받은 상금 2000만원이 자신의 선수생활 중 가장 큰 획득상금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을 정도.

한지은은 이번 기록이 LPBA 월드챔피언십 4년 만에 처음으로 작성된 퍼펙트큐이기 때문에 개인 최고 획득상금과 함께 값진 기록을 남겼다.

또한, 투어에서 처음 맞대결한 '디펜딩 챔피언'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까지 꺾으면서 데뷔 시즌에 LPBA의 두 여왕 김가영(하나카드)과 스롱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9일 오후 8시 30분에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 32강 조별리그전 첫 경기에서 한지은은 스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1-1에서 3세트 초구에 하이런 9점을 득점했다.

남자부 PBA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여러 차례 퍼펙트큐가 나왔지만, 여자부에서는 좀처럼 달성되지 않았는데 한지은이 이번에 그 문턱을 넘었다. 그것도 LPBA 최강자 스롱을 상대로 2-1로 승리하며 달성한 대기록이다.

한지은은 프로 데뷔 전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활동했지만, 여자 3쿠션 대회 상금이 적어서 획득할 수 있는 상금은 많지 않았다. 
한지은은 프로 데뷔 전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활동했지만, 여자 3쿠션 대회 상금이 적어서 획득할 수 있는 상금은 많지 않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국내랭킹 1위, 세계랭킹 2위로 활약했던 한지은은 이번 2023-24시즌 LPBA 투어에 데뷔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9차례 투어에 출전해 최고 성적이 8강에 그치며 기대에 다소 못미친 감이 있었지만, 팀리그와 개인투어에서 기존 최정상 선수들을 꺾으며 새로운 LPBA 강자로 부상했다.

사상 첫 LPBA 월드챔피언십 퍼펙트큐를 달성한 한지은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2세트 때 두께도 안 맞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고, '나는 왜 멘탈마저 이렇게 좋지 않을까' 자책했다. 그래도 3세트에서 생각을 비우고 잘 쳐보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껏 선수생활을 하면서 받아본 가장 큰 상금"이라며 "아직 입금이 안 돼 실감이 안 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한, "사실 8점 도달 후 1점이 남았을 때 (상금 2000만원)생각이 잠깐 났다. 그래도 '퍼펙트큐는 경기의 일부분이다. 이기는 게 먼저다'라고 마인트컨트롤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첫 출발이 좋은 한지은은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왔다. 이제 큰 경기를 치러냈으니, 한 단계 올라가자는 생각"이라며 "32명 중 31위로 나와 마음 편하게 하자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 욕심이 난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이겨내서 개인 최고 성적인 8강을 넘어서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한지은의 공식 인터뷰 전문이다.
 

퍼펙트큐 달성 후 인터뷰하는 한지은.
퍼펙트큐 달성 후 인터뷰하는 한지은.

퍼펙트 큐 달성 소감은.

너무 벅차오른다. 저는 우승을 해보진 못했지만, 우승했을 때 이런 기분인가 싶을 만큼 기쁘다.


퍼펙트큐를 예상했나.

전혀 못 했다. 1세트를 잘해서 승리했음에도 2세트에서 너무 못해서 3세트 때 긴장이 됐다. 2세트는 두께도 안 맞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심지어 그런 생각 후에도 ‘나는 왜 멘탈마저 이렇게 좋지 않을까’ 자책했다. 그래도 3세트에서 생각을 비우고 잘 쳐보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쳤다.


언제 퍼펙트큐를 확신했나. 9점 중 고비였던 순간은.

사실 제가 정규 투어에서도 5~6점 정도 치면, ‘혹시 퍼펙트큐를 할 수 있진 않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 이후에는 어김없이 긴장을 해서 놓쳤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퍼펙트큐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이기기 위해서 득점을 낸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샷은 6점 이후 뱅크샷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큐걸이가 어려워서 조금 힘들었다. 익스텐션(큐 길이를 연장하는 장비)을 썼다.


데뷔 후 한 개 시즌을 온전히 마무리했다. 총평하자면.

9개 대회 하면서 좌절도 많이 했다. 한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요한 대회라 더 긴장을 많이 했다.

한 시즌을 해보니 오히려 적응이 어렵다는 느낌도 받았다. 여전히 적응 중인 것 같다. 8강 진출 두 번이 최고 성적인데, 정말 노력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1위로 진출권을 얻었다. 첫 경기가 ‘최강’ 스롱 피아비였는데.

스롱 피아비 선수는 지난 9차 투어 준우승, 8차 투어 우승자다. 현재 LPBA 선수 중 가장 흐름이 좋은 선수여서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심지어 첫 경기라 긴장이 많이 됐다. 지인분들도 ‘마음 편하게 쳐라’고 조언해 주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지은은 "지금껏 선수생활하면서 받아본 가장 큰 상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지은은 "지금껏 선수생활하면서 받아본 가장 큰 상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퍼펙트큐 중에서도 상금이 두 배(2000만원)인데.

지금껏 선수생활하면서 받아본 가장 큰 상금이다. 아직 금액에 대한 부분은 입금이 안 돼 실감이 안 난다. (웃음) 사실 8점 도달 후 1점이 남았을 때 생각이 잠깐 났다.

그래도 ‘퍼펙트큐는 경기의 일부분이다. 이기는 게 먼저다’ 하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2세트 때 너무 힘든 경기를 해서 마지막 공이 쉬운 배치였더라도 득점한다는 확신을 못했다. 끝까지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최고의 출발이다. 이번 대회 목표는.

제주도에 올 때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왔다. 이제 큰 경기를 치러냈으니 한 단계 올라가자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제가 32명 중 31위로 들어와서 마음 편하게 하자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제 욕심이 난다.

우리 팀 에스와이 바자르에서 박인수 선수와 두 명이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이겨내겠다. 나의 최고 성적인 8강을 넘어서고 싶다.


(사진=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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