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2022-23시즌 조별리그 1승 2패로 유일하게 '1승 통과'
세트득실에서 -1 차이로 올라와 유럽 강자들 연파하며 우승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는 지난 시즌 정규투어에서 랭킹 2위로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고,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본선 16강전부터 쿠드롱-카시도코스타스-팔라존-마르티네스까지 PBA 외국인 최강자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DB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는 지난 시즌 정규투어에서 랭킹 2위로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고,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본선 16강전부터 쿠드롱-카시도코스타스-팔라존-마르티네스까지 PBA 외국인 최강자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빌리어즈앤스포츠 DB

[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프로당구(PBA)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에서 본선 16강에 오르기 위한 조별리그(32강전) 커트라인은 'V2'다.

조별리그는 시즌랭킹 32위까지 선수가 4명씩 8개 조로 나뉘어 5전 3선승의 세트제로 승부를 벌인다.

한 시즌 동안 가장 활약이 좋았던 32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시작부터 승부는 치열해서 조별리그라도 2승을 거두는 것이 여간해서 쉽지 않다.

오는 8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시작하는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4'은 시즌랭킹 1위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과 2위 조재호(NH농협카드), 3위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4위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5위 최성원(휴온스) 등 국내외 PBA 최정상 선수들이 출전해 '우승상금 2억원'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단 한 번 패하면 탈락하는 토너먼트가 아니기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한 선수가 치르는 총 3경기 중 2승을 거두면 각 조 1위와 2위에 오를 수 있다.

역대 세 차례 열린 조별리그 경기에서 딱 한 차례만 제외하고 2승을 거둔 선수가 본선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1승으로 통과한 선수가 있는데, 바로 '슈퍼맨' 조재호다. 조재호는 지난 2022-23시즌 조별리그 경기에서 1승 2패로 탈락이 확실했다. 그때까지 월드챔피언십에서 1승 2패로 올라간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21-22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조재호가 코로나에 걸려 나오지 못하면서 경기 수가 줄어들어 서현민(웰컴저축은행)이 1승 1패로 올라간 적은 있지만, 3경기를 모두 치른 조에서 1승 통과자는 단 한 명뿐이다.

조재호는 지난 시즌 정규투어 종료 후 시즌랭킹 1위로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A조 1번 톱시드를 받았다. 상대는 16위 팔라존, 17위 신대권, 32위 최원준 등 3명.

그런데 첫 경기에서 조재호는 월드챔피언십에 가장 마지막 티켓을 쥐고 올라온 최원준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이틀 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신대권에게 3-0으로 승리하고  1승 1패로 조별리그 마지막 날 팔라존과 맞붙었다.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커트라인은 'V2'. 역대 단 한 명의 선수가 '1승(2패)'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는데, 바로 조재호다.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커트라인은 'V2'. 역대 단 한 명의 선수가 '1승(2패)'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는데, 바로 조재호다.
팔라존은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조재호를 3-2로 꺾어 3승으로 통과했다. 두 번째 최원준과의 승부에서는 3세트 1이닝에 퍼펙트큐(15점)를 달성해 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4강에서 다시 만난 조재호에게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사진은 당시 시상식에서 팔라존과 PBA 장상진 부총재.
팔라존은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조재호를 3-2로 꺾어 3승으로 통과했다. 두 번째 최원준과의 승부에서는 3세트 1이닝에 퍼펙트큐(15점)를 달성해 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4강에서 다시 만난 조재호에게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사진은 당시 시상식에서 팔라존과 PBA 장상진 부총재.

중간순위는 팔라존이 2승으로 1위, 최원준과 조재호가 각각 1승 1패로 뒤를 이었고, 신대권이 2패로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상태.

그런데 조재호는 팔라존과 세트스코어 2-2의 팽팽한 접전을 벌인 뒤 마지막 5세트에서 단 1점 차로 패해 1승 2패가 되고 말았다.

5:10에서 6이닝에 5점타를 치고 10:10 동점을 만들었지만, 매치포인트를 두 번이나 놓쳐 다음 7이닝에서 팔라존이 11:10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팔라존은 3승이 됐고, 조재호는 1승 2패가 돼 탈락이 유력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같은 시각 열린 최원준 대 신대권의 대결에서 신대권이 세트스코어 3-1로 최원준을 꺾으면서 팔라존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모두 1승 2패가 됐다.

역대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3명이 '1승 2패 동률'이 되는 상황이 연출됐고, 결국 세트득실로 희비가 엇갈렸다.

조재호는 세트득실 -1로 최원준과 신대권(-2)을 간발의 차로 제치며 극적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조재호는 16강 토너먼트부터 유럽의 최강자들을 연파하며 펄펄 날았다.

16강에서 만난 최강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3-1로 꺾은 다음 8강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3-2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는 다시 만난 팔라존을 4-1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조별리그를 3승으로 통과한 뒤 한국 선수들을 연파하며 결승에 진출한 마르티네스. 조재호의 이 승부 역시 아주 치열했다.

서로 한 세트씩 주고받으며 세트스코어 4-4까지 팽팽하게 전개되다가 마지막 9세트에서 조재호가 3이닝부터 4-3-4-1 연속타가 터지면서 15:8(6이닝)로 승리를 거두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리그에서 역대 유일하게 1승 2패로 통과한 조재호가 결승까지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연파하며 마침내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된 것.

조재호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의 결승전 뱅킹. 두 선수의 승부도 풀세트의 아주 치열한 대결이었는데, 조재호가 마지막 9세트를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조재호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의 결승전 뱅킹. 두 선수의 승부도 풀세트의 아주 치열한 대결이었는데, 조재호가 마지막 9세트를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조재호는 우승상금 2억원을 받아 지난 시즌 총 4억225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사진은 조재호와 SK렌터카 황일문 대표.
조재호는 우승상금 2억원을 받아 지난 시즌 총 4억225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사진은 조재호와 SK렌터카 황일문 대표.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는 과연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 것인지 조별리그 승부부터 주목된다.

조재호는 이번 2023-24시즌은 랭킹 2위로 B조 톱시드를 받았다. 상대는 15위 임성균(하이원리조트)과 18위 박기호, 31위 한동우 등 이번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른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월드챔피언십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 '디펜딩 챔피언' 조재호와 복병들이 벌이는 B조의 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조재호는 대회 첫날 8일 저녁 9시 30분에 한동우와 첫 경기를 벌인다. 임성균과 박기호는 그에 앞서 4시 30분에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0일 오후 1시 30분에 임성균 대 한동우, 저녁 9시에는 조재호 대 박기호의 대결이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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