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휴온스)가 승부치기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승리를 거뒀다.
27일 오후 1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9차 투어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128강전에서 사이그너는 김종완과 세트스코어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치기에서 무려 13점을 쳤다. 결과는 13:0 사이그너의 승리.
승부치기에서 한 선수가 한 타석에서 10점 이상 득점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점도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에는 한지승과 오태준(크라운해태)이 작성한 9점이 승부치기 하이런 기록이었다.
사이그너는 승부치기에서 먼저 큐를 잡아 초구를 뒤돌리기 대회전으로 득점한 뒤 뱅크샷 1점을 포함해 13득점으로 연결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경기에서 사이그너는 1세트부터 김종완과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김종완은 8일 전 드림투어 6차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1, 2세트는 12:10에서 한 번씩 15점에 도달하며 승패를 나눴고, 3세트는 사이그너가 승리해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가 4세트를 내주며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사이그너는 1세트 막판에 4점타 한 방으로 역전해 7이닝 만에 15:12로 승리했고, 2세트는 9:7에서 5점타를 맞고 역전당하면서 12이닝 만에 10:15로 패했다. 3세트에서는 7:10에서 4점타와 3점타 등으로 승부를 뒤집은 사이그너가 12이닝 만에 15:10으로 승리했다.
4세트 초반에 6:1로 앞서던 사이그너는 4이닝부터 7연타석 범타로 물러나면서 12이닝 만에 7:15로 패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사이그너가 뽑은 '3-5-7' 초구…'절반의 확률' 직접 공략해 13점타 성공
경기 시작 전 뱅킹에서 근소한 차이로 사이그너가 선공을 잡은 것이 승리의 단초가 됐다. 사이그너가 뽑은 초구는 3-5-7.
1세트에서는 초구를 뒤돌리기 대회전으로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던 사이그너는 3세트는 공 한 개 정도 짧게 빠트려 득점에 실패했다.
김종완 역시 2세트는 성공, 4세트는 수구가 짧아지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에서 초구 배치로 얻은 점수는 1:1에 불과해 절반의 확률인 셈이었다.
승부치기에서 초구 선택권을 가진 사이그너는 김종완에게 공격을 넘기지 않고 직접 공략했다.
그리고 승부치기에서는 초구를 더 강하고 빠르게 샷을 해서 각을 만들어내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길게치기로 2점째를 뽑았고, 3점째 옆돌리기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후 본격적으로 포지셔닝을 이어가며 순식간에 7점까지 올라갔다.
사이그너는 옆돌리기로 8점째에 성공한 뒤 다음 공격에서 그림 같은 역회전 스리뱅크샷을 득점하며 10점에 도달했다.
11점은 예술구성 바운딩으로 득점했고, 뒤돌리기와 길게치기로 2점을 더 해 13점까지 역대급 득점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14점째에는 길게 비껴치기 대회전이 마지막에 살짝 모자라면서 득점이 되지 않아 사이그너는 승부치기 공격을 13점에서 마치게 됐다.
김종완이 다음 타석에서 원뱅크샷으로 득점을 노렸는데, 이 샷이 살짝 빗나가면서 승부치기는 13:0으로 종료됐다.
사이그너, 28일 64강서 박명규와 리벤지 매치 벌여
이번 시즌 PBA 투어에 데뷔하며 데뷔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던 사이그너는 이후 7차례 투어에 출전해 3차 투어에서 8강에 한 차례 오르는 데 그쳤다.
128강전에서 탈락한 적은 없지만, 64강전에서 한국 선수에게 세 차례나 패하면서 '데뷔전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9차 투어에서 사이그너는 첫 경기에서 역대급 기록을 달성하고 64강에 올라 다시 한번 활약이 기대된다.
사이그너는 64강에서 박명규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박명규는 지난 4차 투어 64강전에서 사이그너를 3-1로 꺾은 바 있다. 박명규는 전날 128강에서 튀르키예의 잔 차파크(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64강에 올라왔다.
여러 이유로 사이그너의 리벤지 매치인 이번 64강전은 28일 오후 7시에 시작된다.
(사진=P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