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준결승에 올라온 김병호(하나카드).  PBA 제공
프로당구(PBA)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준결승에 올라온 김병호(하나카드).  PBA 제공

프로당구(PBA) 투어 5시즌 동안 4강에 이른바 '대어'라 불리는 선수가 올라오지 못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8차 투어에서 상위 랭커가 실종된 사상 최초의 준결승전 대진이 완성됐다.

11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4강을 김병호(하나카드)와 조건휘(SK렌터카), 임성균(하이원리조트), 박기호 등이 차지했다.

전체 시즌 상금랭킹 10위권 내에 선수가 아무도 올라오지 못했고, 20위권 내로 넓히면 17위에 올라 있는 김병호 단 한 명만 4강에 살아남았다.

조건휘는 21위, 임성균 38위, '언더독' 박기호는 가장 낮은 88위다. 이 중 우승 경력은 김병호밖에 없고, 조건휘는 준우승을 한 차례 차지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결승을 밟은 지가 4년이 넘어 오래됐다. 프로당구 원년 2019-20시즌에 조건휘는 2차 투어에서 준우승했고, 김병호는 마지막 7차 투어를 우승했다.

임성균과 박기호는 이번을 빼고 4강이 최고 성적이다. 임성균은 지난 2022-23시즌 8차 투어에서 4강에 한 번 올라왔고, 이번 2023-24시즌 4차 투어에서 4강 돌풍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PBA 투어는 과거부터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거나 프로 출범 후 새로운 시스템에서 강세를 보였던 선수들이 대부분 우승했다.

PBA 투어가 출범했을 당시와 그다음 시즌까지는 예상밖의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 원년 2차 투어를 우승한 신정주(하나카드)나 3차 투어 우승자 최원준, 5차 투어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그리고 7차 투어 우승자 김병호까지 모두 세계 무대에서 우승 경력이 없던 선수다.

조건휘(SK렌터카).
조건휘(SK렌터카).

다음 2020-21시즌에도 개막전을 오성욱(NH농협카드)과 정성윤이 결승에서 만나 오성욱이 우승트로피를 들었고, 3차 투어에서는 서현민(웰컴저축은행)과 서삼일이 대결해 서현민이 첫 우승을 기록했다.

2021-22시즌에도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이나 김임권(웰컴저축은행)이 결승에 올라왔지만, 마르티네스와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 등 상위 랭커들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2022-23시즌에는 이상대(웰컴저축은행), 김영섭, 오태준(크라운해태), 응오딘나이(SK렌터카) 등이 결승에 진출했는데, 이 선수들 모두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 2023-24시즌에는 4차 투어를 준우승한 모리 유스케(일본)만 유일하게 결승을 밟은 언더독이다.

그 외 개막전 준우승 이상대는 전 시즌에 결승에 올라왔고, 3차 투어 준우승자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는 언제 우승해도 이변이 아닌 선수다.

사실상 '언더독 우승'은 2020-21시즌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 4강전이 김병호-임성균, 조건휘-박기호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3년 만에 우승상금 1억원이 새 주인에게 돌아가게 됐다.

임성균(하이원리조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임성균(하이원리조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유일하게 우승을 경험한 김병호나 결승을 밟아본 조건휘는 첫 시즌에 활약한 후 오랫동안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가 이번에 마지막 날까지 살아남아 결승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임성균과 박기호는 비교적 최근에 성적을 내서 결승 경험은 없지만, 4강을 한 차례씩 밟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 익숙하다.

이번 8차 투어에서 역대급 4강을 만든 이 선수들은 모두 우승후보로 간주되는 선수들을 꺾고 올라왔다.

김병호는 64강에서 에디 레펀스(SK렌터카)를 승부치기에서 이겼고, 조건휘는 32강에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를 3-0, 16강에서도 강동궁(SK렌터카)을 3-0으로 제압했다.

임성균은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강민구(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박기호는 64강에서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를 3-1, 32강에서 세미 사이그너(휴온스)를 3-0으로 제압했고, 16강에서 이상대를 3-2, 8강에서는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을 3-2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기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박기호.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역대 최고의 이변으로 완성된 4강전 승부에서 어떤 선수가 살아남아 결승에 올라갈까. 준결승전은 12일 오전 11시 30분에 김병호-임성균, 오후 2시 30분에 조건휘-박기호가 대결한다. 결승전은 밤 9시 30분에 치러진다.

과연, 이번 '언더독 대전'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로 남아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할 선수는 누가될지 주목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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