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웰뱅 여왕' 임정숙을 꺾고 새로운 웰뱅 타이틀의 주인이 됐다. 특히 스롱은 LPBA 통산 7승을 달성하며 'LPBA 최다 우승자'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이번 시즌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가짜 매니저' 사건으로 한바탕 소동을 겪은 스롱은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64강에서 두 차례나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7개월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스롱은 결승전을 앞두고 "캄보디아의 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을 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내가 잘해야 캄보디아 사람들이 힘과 희망을 얻는다. 한국 사람들이 '피아비 안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캄보디아 사람들은 너무 자랑스럽고 감동스럽다고 눈물을 흘린다. 내가 우승해서 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다음은 우승 후 스롱 피아비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오랜만의 우승이다. 기분이 어떤가?
너무 힘들게 우승을 하다보니 눈물도 안 나오더라.
2차 투어 우승 후 성적이 부진했다. 이유가 있나?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테이블 앞에 서는 순간 두려웠다. 오늘 경기도 그동안의 느낌과 감각을 다 잊어버렸다. 테이블 앞에서 어떻게 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울 뻔했다. 특히 2세트에서 졌을 때는 포기하고 싶었다. 공을 치는 게 내 마음대로 안됐다. 임정숙 선수가 뱅크샷을 잘 쳐서 계속 뱅크샷을 줄까 봐 걱정했다. 원뱅크샷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잘 치는지, 배우고 싶을 정도다.
3세트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는데, 에버콜라겐 때 우승한 기억이 났다. 그때도 1-3으로 지고 있다가 이겼다. 한 세트만 따내면 마음이 좀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세트만 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6세트에서 9점을 만들고, 마지막 2점을 3이닝 동안 놓쳤는데.
평상시에 편하게 맞는 공이었는데, 잘 안 맞았다. 편하게 치면 그냥 맞는 공이었는데, 괜히 안 맞을 것 같은 느낌에 조심스럽게 치다 보니까 안 맞았다.
2차 투어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을 했다. 이번 우승까지 누구의 도움이 가장 컸나?
TPO-K의 전남수 사장님이 "네가 맨날 혼자 우승하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냐"고, "너도 힘든 순간을 겪어봐야 성장한다"는 말을 해줬다. 특히 선수 출신이다 보니 공의 원리 같은 걸 많이 알려줬다. 10시간 걸리는 거리라도 도움이 된다면 가야 된다는 생각에 매일 일산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연습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
2차 대회 우승할 당시 힘든 일을 겪었다. 그 뒤로 성적이 안 나왔는데, 그 사건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나?
안산 대회 때 외롭고 힘들었는데, 그런 사건이 생기니까 더 힘들었다. 내가 잘못을 안 했는데도 사람들이 나만 공격하는 것 같았다. 무서웠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경기력에도 영향이 있었다.
앞으로 계획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연습만 하겠다. 연습하는 게 너무 재밌고 좋다. 우승을 하면 지난 힘든 일들이 싹 없어진다. 그동안 남편이 연습 그만하고 바다에 가서 회 먹자고 했는데, 연습한다고 못 갔다. 일단 내일은 남편이랑 바닷가에 놀러 갈 생각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