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벳프레드 세계스누커선수권대회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2일까지 영국 셰필드의 크루시블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벳프레드 세계스누커선수권대회에서 마크 셀비가 우승을 차지하며 크루시블에서 두 번째 세계 챔피언 왕좌를 차지하였다.
특히 이 대회에서는 스티브 데이비스의 은퇴와 딩준후이의 아시아 선수로서 최초로 크루시블 경기장 결승 진출이 큰 화제를 모았다.
2013/2014 시즌 이후 지난 36년간 단 한 번도 탈락해 본 적 없던 메인 투어에서 떨어지며 사실상 선수로서의 경력을 끝낸 스티브 데이비스는 마지막으로 병석의 아버지에게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세계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 세계 선수권대회 출전을 결정했으나 애석하게도 대회 한 달 전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스티브 데이비스는 그의 마지막 경기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헌정했다.
아버지의 응원 없이 한 유일한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퍼갈 오브라이언에게 6-10으로 패했으며, 경기 후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이 크루시블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데이비스는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고했고, 많은 관중들은 긴 박수로 그를 배웅했다.
또한, 전년도 준우승자인 숀 머피 역시 앤서니 맥길에게 8-10으로 패하며 본선 첫 라운드 탈락의 쓴 패배를 맛봤다.
본선 두 번째 라운드(16강)에서는 키렌 윌슨이 마크 앨런을 13-9로 이기며 그의 첫 세계 선수권대회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더불어 윌슨은 이 대결에서의 승리로 생애 첫 세계 랭킹 톱 16위 진입에 성공했다.
마르코 푸 역시 앤서니 맥길을 13-9로 물리치고 그의 첫 세계 선수권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으며, 존 히긴스는 리키 월든을 13-8로 꺾고 2011년 이후 오랜만에 세계 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했다.
8강전 결과, 마크 윌리엄스를 13-3으로 물리친 딩준후이가 2011년에 이어 드디어 두 번째 세계 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며, 마르코 푸 역시 베리 호킨스를 13-11로 물리치고 그의 두 번째 세계 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세계 선수권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아시아 선수가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13-8로 키렌 윌슨을 꺾고 4번째 세계 선수권대회 준결승전 진출에 성공한 마크 셀비는 마르크 푸와 12-12, 15-15의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17-15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앨랜 맥매너스를 17-11로 물리친 딩준후이와의 결승전을 확정지었다.
첫 결승전 진출이라는 압박감과 수십만 중국 당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딩준후이는 결승전 초반 좀처럼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마크 셀비는 6-0으로 첫 번째 세션을 마무리 지었다.
두 번째 세션이 시작되자 이전의 부진을 씻으려는 듯 딩준후이가 바짝 추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8-7까지 뒤쫓은 딩준후이를 셀비는 10-7로 도망갔고 결국 대회 마지막 승리는 마크 셀비의 것이었다.(18-14)
난공불락의 세이프티 게임과 틈새 없는 매치플레이로 최고 애버리지를 만들며 우승을 차지한 셀비는 33만파운드(약 5억 5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두 번째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딩준후이는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스누커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기록했으며, 더불어 13만7500(2억 3000만원)파운드의 상금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