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스코어 2-2, 5세트 10:10의 피 말리는 승부. 세트마다 동점과 역전을 거듭했던 '반전의 명승부'는 끝내 옆돌리기 한 방으로 운명이 갈렸다.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경기시간 2시간 7분의 혈투 끝에 단 1점 차의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29일 오후 7시에 강원도 정선군의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프로당구 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8강전에서 조재호가 세트스코어 3-2로 이영훈(에스와이)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갔다.
이번 경기에서 두 선수는 한 세트씩 주고받으며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1세트는 조재호의 분위기가 좋았다. 초구부터 4-3-4 연속타로 3이닝 만에 점수는 11:2.
이영훈은 경기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지만 이후 5타석 동안 조재호가 점수가 나지 않는 사이 11:9까지 쫓아갔고, 11이닝 13:11에서 끝내기 4점타를 터트려 13:15로 역전승을 거뒀다. 첫발을 잘 떼었던 조재호는 앞서던 1세트를 내주면서 크게 휘청거렸다.
2세트에서 조재호는 6이닝까지 4득점에 그치며 힘겨운 승부를 이어갔다. 반면, 이영훈은 4점타 두 방을 앞세워 11점을 득점했고, 점수는 4:11로 크게 벌어졌다.
이영훈이 7이닝 선공에 나와서 앞돌리기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빠트렸는데, 조재호의 후공에서 승부는 한 차례 변곡점을 맞았다.
조재호는 앞돌리기에 이어 과감한 스리뱅크 샷 두 방을 작렬하며 5점을 따라붙어 점수는 9:11로 좁혀졌고, 1점씩 올라가 동점을 만들더니 절묘한 비껴치기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세트포인트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옆돌리기로 마무리에 성공하며 '하이런 11점' 한 방으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에서 조재호는 5이닝에 5득점, 7이닝에 4득점을 올려 11:5로 앞섰다.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어진 것 같았는데, 이영훈이 7이닝 후공부터 1-2-6 연속타를 터트려 점수는 다시 11:13으로 역전됐다.
조재호가 끈질기게 쫓아가 13이닝에서 13:13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음 13이닝에 이영훈의 비껴치기 대회전이 득점된 뒤 14이닝에서 바운딩으로 세트포인트를 선취하면서 13:15로 또 한 번 역전패를 당했다.
막다른 길에 몰린 4세트도 막판까지 10:10의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조재호가 5이닝까지 5:0으로 앞섰던 승부는 이영훈이 6이닝에서 7점을 치면서 5:7로 역전됐다가 7:7 동점, 다시 10:7로 재역전됐고, 12이닝에서 이영훈의 스리뱅크 샷이 득점이 되며 10:10 동점이 됐다.
그러나 이영훈의 후속 공격이 실패한 뒤 조재호가 뒤돌리기 세 방과 옆돌리기 두 방으로 끝내기 5득점에 성공하면서 15:10으로 승리, 세트스코어 2-2로 두 시간여 벌어진 승부는 원점에 놓였다.
마지막 5세트에서 선공에 나선 조재호가 6점타로 분위기를 이어갔고, 후속으로 1득점, 3득점을 연달아 올리면서 10:5로 앞서며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그런데 쉽게 끝나는 듯했던 승부는 조재호의 길게 비껴치기가 득점에 실패한 뒤 원뱅크 샷 배치가 이영훈에게 넘어가면서 최후의 반전이 시작됐다.
3이닝 후공에 나온 이영훈은 원뱅크 넣어치기로 2점을 득점한 다음 또 한 번 원뱅크 넣어치기로 2점을 더해 10:9로 턱밑까지 추격했고, 옆돌리기로 10:10 동점타를 터트리며 승리까지 단 1점만을 남겨두게 된 것.
마지막 이영훈에게 놓인 배치는 옆돌리기였다. 이영훈은 제1적구를 얇게 공략해서 거의 득점에 가깝게 샷을 했는데, 이 공이 제2적구 옆을 살짝 빗나가면서 득점에 실패해 조재호에게 공격권이 넘어갔다.
결국, 조재호가 다음 4이닝 타석에서 옆돌리기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11:10의 신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조재호는 이번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과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8강에 올라갔으나, 박인수(에스와이)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에게 져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7차 투어에서 시즌 세 번째 8강에 올라온 조재호는 박빙의 치열한 승부를 승리로 장식하며 이번 시즌 첫 준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지난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8강에 한 차례 올라갔던 이영훈은 이번 경기에서 최강자인 조재호를 만나 눈부신 활약을 펼쳤으나, 마지막 1점을 남겨두고 패해 통산 세 번째 준결승행을 아쉽게 놓쳤다.
오는 30일 오후 3시에 벌어지는 준결승전에서 조재호는 팀 동료인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와 결승 진출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몬테스는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3-2로 누르고 통산 첫 번째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이날 8강전을 승리한 '복병' 한동우와 '베테랑' 에디 레펜스(SK렌터카)의 준결승 승부는 30일 낮 12시에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P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