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외인 강세는 끝났을까.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승부를 겨루는 프로당구(PBA) 투어의 경쟁은 매회 험난하다.
이번 시즌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스페인이 8강에 한 명도 올라오지 못하고 32강에서 전원 밀려난 데 이어 이번에는 베트남세가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베트남은 7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응오딘나이(SK렌터카)가 준우승을 한 이후로 한참 주춤했다. 이번 시즌에는 2차 투어 '실크로드시앤티&안산 챔피언십' 4강에 마민껌(NH농협카드)이 올라온 것이 최고 성적이다.
8강에는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은 마민껌이 올라왔지만, 준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
스페인과 튀르키예, 벨기에 등 유럽 국가 선수들이 외인 강세를 이어가는 중에 베트남은 스페인과 튀르키예에 밀려 결승에 아직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시즌 초반 3차 투어까지 선전하며 외인 강세의 깃발을 꽂았다. 개막전에서 '로얄로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가 우승을 차지한 다음 2차 투어 결승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 4강에 위마즈와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가 올라왔고,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까지 체네트가 4강에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페인은 3차 투어에서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홀로 8강과 4강에 이어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무적함대 독주'를 시작했다.
4차 투어를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우승해 투어 2회 연속 정상을 차지한 스페인은 5차 투어 8강에 마르티네스와 팔라존,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까지 3명이 올라와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페인은 준결승에 마르티네스와 팔라존이 나란히 진출했으나, 결승에서 팔라존이 한국의 최성원(휴온스)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사상 최초 투어 3회 연속 우승을 놓친 스페인은 이번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32강까지 전원 탈락하며 일찌감치 투어를 마감했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베트남이 8강에 세 자리를 노렸다. 그러나 응오딘나이와 응우옌꾸옥응우옌만 올라오고 응우옌프엉린은 김재근(크라운해태)에게 패해 탈락했다. 튀르키예는 2차 투어 우승자 위마즈가 3차 투어에 이어 이번 6차 투어에서 다시 8강에 진출, 시즌 두 번째 준결승행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6차 투어 8강에 외인들은 베트남의 응오딘나이와 응우옌꾸옥응우옌, 튀르키예의 위마즈 등 3명이 올라와 한국과 준결승 및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뜨겁게 달궈진 '외풍'은 14일 벌어지는 8강전에서 지속 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8강에서 응오딘나이와 위마즈는 오후 7시 경기에서 대결하고, 밤 9시 30분에는 최성원과 응우옌꾸옥응우옌이 대결할 예정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는 15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한국의 김재근(크라운해태)-노병찬, 김현우(NH농협카드)-최원준의 8강전 승자와 맞붙게 된다.
외인들이 강세를 이어가려면 8강과 준결승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번 시즌 총 5번의 투어 중 4번을 우승한 외인들은 결승 총 10자리 중 8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2차부터 4차 투어까지는 결승전에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올라오지 못하면서 거센 독주를 이어갔다.
준결승에도 2차 투어에서 4자리를 모두 차지한 다음 3차 투어 3명, 4차와 5차 투어 2명씩 등 무려 11자리를 차지했다.
위마즈와 응오딘나이의 대결로 이미 준결승 한 자리는 예약이 됐고, 나머지 한 자리는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최성원을 이겨야 가능하다. 최성원의 대 외인전 성적은 2승 2패. 베트남 선수와는 프로에서 아직 맞붙은 적이 없다.
이번 준결승전에 살아남는 선수는 과연 한국일까, 베트남일까, 아니면 튀르키예일까.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은 곧 결말을 드러낸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