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전이 우승자 무덤이 됐다. 64강까지 강자들이 연달아 떨어진 데 이어 32강에서도 조재호(NH농협카드)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마민껌(NH농협카드) 등 우승자들이 대거 탈락했다.
12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이번 대회 우승자로 손꼽히던 선수들이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조재호는 베트남의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과 난타전을 벌이며 치열하게 맞섰으나, 초반 두 세트를 아깝게 빼앗기면서 끌려가 아쉽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1세트에 조재호는 5이닝까지 5-1-4-3 연속타로 13점을 친 응우옌프엉린의 화력에 맞서서 14이닝에서 대거 10점을 득점하고 14:13으로 역전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세트포인트 시도에서 스리뱅크 샷이 약간의 오차로 제1적구에 걸리지 않으면서 마지막 1점을 남겨두고 10연타에 그치며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조재호는 다음 길게치기 공격도 실패하면서 응우옌프엉린이 7이닝 후공에서 2점을 득점해 14:15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 초구에 응우옌프엉린이 6점, 조재호가 곧바로 7점, 2점을 반격하면서 점수는 9:6. 조재호가 리드하는 상황이었지만, 응우옌프엉린이 4이닝에 5득점을 올려 9:11로 역전됐다.
그러자 조재호가 곧바로 4이닝 후공에서 3점을 받아쳐 12:11로 뒤집었는데, 5이닝에서 응우옌프엉린이 2득점 후 스리뱅크 샷까지 성공시키면서 12:15로 2세트도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세트스코어 0-2로 위기에 몰린 조재호는 3세트 초구에 11점을 득점하고 4이닝 만에 15:5로 승리하며 1-2로 한 세트를 쫓아갔다.
그러나 4세트에서 조재호가 1이닝 4득점과 4이닝 5득점으로 9:6의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4이닝 선공에 나선 응우옌프엉린이 4점을 득점하고 9:10으로 역전된 뒤 4타석 동안 조재호의 점수가 나지 않은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응우옌프엉린이 7이닝에서 3점, 8이닝에서 2점을 올리면서 9:15로 4세트를 내준 조재호는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32강에서 탈락했다.
4차 투어 우승과 5차 투어 4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폼을 보여주던 마르티네스도 이날 32강에서 베트남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다.
1세트에서 마르티네스는 9이닝 동안 1점씩 단 3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이번 경기를 불안하게 시작했다. 10이닝까지 정상적으로 득점을 쌓아간 응우옌꾸옥응우옌에게 1세트를 10이닝 만에 3:15로 내준 마르티네스는 2세트는 단 1점 차의 분패를 당하면서 0-2로 끌려가게 됐다.
2세트에서 5:11로 크게 뒤져 여전히 어려운 경기를 하던 마르티네스는 9이닝에서 대거 9점을 터트려 14:11로 역전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그러나 10점째 옆돌리기 대회전 실패 후 두 타석 동안 뱅크 샷 시도에서 연속으로 실패하면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응우옌꾸옥응우옌이 11이닝 공격에서 스리뱅크 샷을 포함 4점을 한꺼번에 득점하면서 14:15로 2세트도 패했다.
3세트 역시 마르티네스가 6이닝까지 11:6으로 앞서며 부활하는 것 같았으나, 13:10이었던 9이닝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의 끝내기 5점타가 터지면서 13:15로 3세트도 빼앗겨 32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사이그너는 한국의 최원준에게 1세트를 8이닝 만에 5:15로 패한 뒤 2세트도 13:11에서 역전을 당해 8이닝 만에 13:15로 패했다.
3세트에서도 사이그너는 11:10으로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다가 13이닝에서 3점을 득점하고 먼저 세트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다음 샷에서 충돌이 나면서 득점에 실패해 최원준에게 기회를 헌납했다. 최원준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옆돌리기와 뒤돌리기로 2점을 마무리하면서 14:15, 단 1점 차로 3세트를 패한 사이그너는 32강에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베트남은 응우옌프엉린, 응우옌꾸옥응우옌과 함께 응오딘나이(SK렌터카)가 선지훈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16강에 진출하며 4명 중 3명이 살아남았다.
마민껌은 같은 팀 동료인 김현우(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아깝게 져 탈락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마르티네스와 함께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가 김영섭에게 2-3으로 패하면서 16강에 아무도 올라가지 못했고, 튀르키예 선수 중에서는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가 엄상필(블루원리조트)을 3-1로 꺾고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은 '승부사' 최성원(휴온스)과 '헐크' 강동궁(SK렌터카),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 '황태자' 황득희(에스와이)를 비롯해 강민구(블루원리조트), 권혁민, 박인수, 노병찬, 박광열 등이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16강에는 한국 선수 12명과 외국선수 4명(베트남 3명, 튀르키예 1명) 등이 올라갔다.
13일 벌어지는 16강전에서는 최원준-김영섭, 노병찬-강민구(이상 오후 2시), 박광열-위마즈, 응우옌꾸옥응우옌-박인수(이상 오후 4시 30분), 응우옌프엉린-김재근, 응오딘나이-권혁민(이상 오후 7시), 강동궁-김현우, 최성원-황득희(21시 30분) 등의 대결이 벌어진다.
(사진=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