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탑건'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2000년생 1부 투어 데뷔전을 치른 한국의 장현준에게 어렵게 승리를 거두고 64강에 진출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스페인 탑건'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2000년생 1부 투어 데뷔전을 치른 한국의 장현준에게 어렵게 승리를 거두고 64강에 진출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스페인 탑건'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하마터면 128강에서 짐을 쌀 뻔했다.

처음 프로당구(PBA) 1부 투어에 출전한 2000년생 유망주가 팔라존과 팽팽하게 맞서며 1세트를 이기더니, 2세트도 세트포인트에 먼저 도달해 승리를 눈앞에 두었기 때문.

만약 1세트에 이어서 2세트도 내줬다면 팔라존은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날 '드림투어 준우승자' 장현준(23)은 1부 투어 최강자인 팔라존을 세트마다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10일 오후 6시 30분에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팔라존은 1부 데뷔전을 치른 장현준을 만나 매 세트 어려운 승부를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팔라존은 1세트부터 계속 끌려다니다가 막판에 다행히 극적인 역전타가 나오면서 2세트와 3세트를 승리했고, 힘겹게 장현준을 누르고 64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 팔라존은 단 한 번도 128강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가장 나쁜 성적이 16강일 정도로 현재 팔라존의 폼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런데 팔라존을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2000년생 장현준'과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1세트 시작부터 장현준은 1이닝 4득점과 2이닝에서 6득점을 올려 10:0으로 출발했다. 이후 결정타가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었지만, 팔라존 역시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9이닝에서 팔라존이 하이런 10점을 터트리면서 기어코 10:13으로 역전됐다. 이만하면 2점밖에 남지 않은 팔라존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장현준이 10이닝에서 남아있던 5점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15:13으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이 연출됐다.

장현준은 매 세트 팔라존을 앞서갔지만, 뒷심 부족으로 역전을 허용해 아쉽게 128강에서 탈락했다.
장현준은 매 세트 팔라존을 앞서갔지만, 뒷심 부족으로 역전을 허용해 아쉽게 128강에서 탈락했다.

2세트도 장현준이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5이닝까지 3점, 5점 등 총 9득점을 올린 장현준이 9:1로 앞서 있었다.

1세트 말미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팔라존이 6이닝과 7이닝 공격에서 6점씩 보태면서 1세트처럼 9:13으로 역전된 것. 14점째 공격에서 팔라존이 길게 비껴치기를 아깝게 빠트려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서 또 한 번 위기가 왔다.

장현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2득점에 이어 9이닝에서는 3점을 득점하고 다시 14:13으로 앞섰다. 남은 점수는 단 1점. 세트포인트로 시도한 장현준의 옆돌리기가 길어지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팔라존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팔라존은 9이닝 후공에 나와 원뱅크 걸어치기로 2점을 득점하고 15:14로 신승을 거뒀다. 겨우 세트스코어 1-1을 만들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는 3이닝에서 장현준이 6득점, 팔라존이 5득점을 해 6:5가 됐다. 다음 4이닝에서 팔라존이 먼저 4점을 보태 7:9로 역전됐고, 장현준은 후공에서 뱅크 샷 두 방을 엮어 6점을 득점하며 13:9로 재역전시켰다. 장현준은 팔라존을 상대로 끝까지 밀리지 않는 승부를 펼쳤다.

이때 장현준이 마무리를 스리뱅크 샷으로 시도했는데, 이 샷이 짧게 떨어져 실패한 것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 됐다.

장현준은 경기 초반에 10:0까지 앞서 있었다.
장현준은 경기 초반에 10:0까지 앞서 있었다.

5이닝 공격에 나온 팔라존은 원뱅크 걸어치기와 스리뱅크 샷으로 순식간에 4점을 뽑아 13:13 동점을 만들더니 길게 비껴치기와 밀어치기 되돌리기로 끝내기 6점타를 터트려 15:13으로 3세트가 마무리됐다.

세트스코어 1-2가 되면서 장현준은 4세트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초구에 5점을 득점했지만, 이후 5연타석 범타로 물러나면서 그 사이에 팔라존은 1-2-1-4-1-3-1 연속타로 13점에 도달했다. 

균형이 깨진 승부의 추가 다시 맞춰지지는 않았고, 팔라존은 10이닝에서 남은 2점을 득점하고 15:8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1-3의 패배였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장현준의 플레이는 팔라존을 충분히 압도했다. 만약 장현준이 2세트 세트포인트나 3세트에 시도한 스리뱅크 샷 중 하나라도 성공했다면 팔라존은 승리가 결코 쉽지 않았다.

장현준은 지난 시즌 챌린지(3부) 6차 투어에서 처음 출전해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열린 두 차례 챌린지 투어에서 32강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활약했고, 얼마 전 열렸던 드림투어(2부) 3차전에서 8강까지 올라가며 가능성을 보였다.

팔라존은 한국의 권혁민과 64강전을 치른다.
팔라존은 한국의 권혁민과 64강전을 치른다.

이번에는 1부 투어에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확보해 첫 1부 경기를 이날 치렀다. 지난 5차 투어를 준우승한 팔라조은 이번 시즌 3차 투어에서 우승했고, 이번 경기까지 무려 24승 4패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현준은 팔라존에게 아쉽게 져 탈락했지만, 2000년생에 불과한 그가 주니어 세계챔피언 출신이자 세계 정상급 선수인 팔라존을 상대로 좋은 승부를 벌여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장현준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64강에 오른 팔라존은 한국의 권혁민과 32강 진출을 다툰다. 권혁민은 128강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박한기를 2:1로 제압하고 64강에 진출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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