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상아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1-2로 져 아쉽게 탈락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상아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1-2로 져 아쉽게 탈락했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프로당구 사상 최초 '대회 3연패'와 통산 7승, 첫 시즌 2연승 등 대기록에 도전했던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16강에서 '복병의 반란'에 무너졌다.

6일 오후 10시에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프로당구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가영이 전 대회 결승에서 만나 이겼던 김상아에게 세트스코어 1-2로 져 탈락했다.

김가영의 16강전 패배로 이번 6차 투어 32강과 16강에서 임정숙과 백민주(이상 크라운해태), 김민아(NH농협카드), 강지은(SK렌터카), 김세연(휴온스),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 히다 오리에(SK렌터카), 백민주(크라운해태) 등 8명이 무더기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벌어진 32강전에서 김가영은 애버리지 1.375로 박지현을 세트스코어 2-0을 누르며 8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이날 폼이 올라온 김가영을 이기려면 적어도 이만큼의 공격력이 나와야 가능해 보였다.

32강에서 김가영에게 패한 박지현도 1세트에 애버리지 1.125를 치고도 패했고, 2세트까지 0.933을 기록했지만 한 세트도 이기지 못했다. 따라서 김상아가 김가영을 이기려면 적어도 1.2 이상은 쳐야 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김상아가 이번 시즌에 세트제에서 한 차례와 25점 점수제에서 한 차례 등 딱 두 번 넘었던 1점대 애버리지를 이번 16강전에서 최고 기록인 1.294로 경신했다. 

김상아는 지난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준우승 당시에 64강에서 김민영(블루원리조트)을 상대로 19이닝 만에 23:16으로 승리하며 애버리지 1.211을 기록했다. 여태 LPBA에서 5년 동안 써왔던 결과표에 처음 기록한 1.2대 애버리지였고,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 김가영을 상대로 새 기록을 작성하며 승리를 거둔 것.

그동안 김가영에게 세 경기를 모두 졌던 김상아는 4번째 맞붙은 이번 승부에서 1세트와 3세트를 따내고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승부는 마지막 세트에서 뱅크 샷으로 갈렸다. 김가영은 3세트에서 시도한 5차례의 뱅크 샷이 모두 아깝게 빗나간 것.

김상아는 1세트에서 부드럽게 점수를 이어가며 8이닝 만에 11:9로 승리했다. 
김상아는 1세트에서 부드럽게 점수를 이어가며 8이닝 만에 11:9로 승리했다. 

지난 5차 투어 결승 맞대결에서 무려 14개의 뱅크 샷을 성공시켰던 김가영은 이번에 단 3개를 득점하는 데 그쳤다. 3세트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뱅크 샷이 5번 연속으로 아깝게 제2적구를 외면했다.

1세트 초구를 잡은 김가영은 스리뱅크 샷으로 2득점을 시도했지만 수구가 짧게 떨어져 득점에 실패했고, 이어서 큐를 잡은 김상아가 옆돌리기와 원뱅크 샷, 비껴치기로 부드럽게 득점을 이어가며 4득점을 올렸다.

김상아는 3이닝부터 1-1-2 연속타로 5이닝 만에 8:3으로 앞서면서 기선을 잡았다. 김가영이 1-1-3 연속타로 응수해 6이닝까지 점수는 8:6. 7이닝에 먼저 타석에 나온 김가영이 다시 1점을 보태 8:7의 상황에서 김상아의 7이닝 후공이 이어졌다.

김상아는 여기서 옆돌리기와 뒤돌리기로 2점을 득점해 10:7로 앞서갔다. 그리고 세트포인트로 앞돌리기를 시도했으나, 살짝 빗나가면서 타석은 다시 김가영의 8이닝으로 넘어갔다.

첫 번째 승부처였다. 김가영은 원뱅크 걸어치기로 득점에 성공해 10:9로 쫓아갔고, 동점을 노렸던 앞돌리기는 공 반 개 정도 짧아지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서 타석에 나온 김상아가 시도한 더블레일 샷이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1세트는 11:9, 김상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아쉽게 1세트를 놓쳐 물러설 곳이 없었던 김가영은 2세트에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1이닝에 뒤돌리기와 비껴치기로 2점을 올린 김가영은 2이닝 공격에서 뒤돌리기와 앞돌리기, 옆돌리기 등 치기 좋게 포지셔닝을 하며 대거 6점을 쓸어 담았다. 점수는 8:1. 

김가영은 3이닝에서 뒤돌리기를 시작으로 세트포인트까지 남은 3점을 모두 득점하고 11:2로 승리를 거뒀다. 3이닝 만에 끝난 2세트에서 김가영은 애버리지 3.667을 적어 냈다.

득점력이 살아난 김가영은 3세트 초구를 스리뱅크 샷으로 정확하게 성공한 뒤 다시 스리뱅크 샷을 시도했으나 아깝게 득점이 되지 않았다. 뱅크 샷의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상아는 5세트 5이닝에서 스리뱅크 샷에 이어 투뱅크 넣어치기를 성공시켜 4점을 득점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김상아는 5세트 5이닝에서 스리뱅크 샷에 이어 투뱅크 넣어치기를 성공시켜 4점을 득점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가영은 2이닝에서 1점을 득점한 뒤 스리뱅크 배치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수구는 제1적구에 맞은 다음 제2적구 옆을 스치듯 지나쳐 갔다.

두 차례 뱅크 샷이 아쉽게 빗나간 김가영은 3이닝에서도 스리뱅크 샷을 시도했으나 또 살짝 빗나갔고, 4이닝에서는 원뱅크 넣어치기 시도에서 다시 제2적구를 외면했다. 연속으로 4번의 뱅크 샷을 아깝게 놓친 김가영은 다음 공격에서는 뒤돌리기를 시도했으나 득점이 되지 않았다.

김상아도 스리뱅크 샷을 두 차례 놓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5이닝에서는 스리뱅크 샷을 성공시킨 뒤 투뱅크 넣어치기로 4점을 득점하고 5:3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김가영은 6이닝에서도 스리뱅크 샷 기회가 왔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김상아가 후공에서 길게 비껴치기에 이어서 뒤돌리기와 더블레일 등으로 남아 있던 4점을 모두 득점하면서 승부는 9:3, 김상아의 승리로 끝이 났다.

김가영을 꺾고 8강에 올라간 김상아는 '최연소 LPBA 우승자'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을 상대로 2회 연속 준결승행에 도전한다. 김예은은 16강전에서 이담을 세트스코어 2-0(11:0, 11:7)으로 꺾고 8강에 올라왔다.

지난 5차 투어 준우승 당시에 김상아는 사카이 아야코와 강지은, 백민주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번 투어에서는 강적 한지은(에스와이)을 32강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잡았고, 김가영마저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다.

김상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는 김예은(웰컴저축은행).
김상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는 김예은(웰컴저축은행).

불과 18일 정도의 기간에 김상아는 LPBA의 강자들을 5명이나 제압하고 '언더독'에서 '탑독'으로 올라섰다. 만약, 이번 8강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둔다면 준결승전은 김진아(하나카드)-정은영의 8강 경기 승자와 치르게 된다.

또한, 반대편 대진표에 '용현지(하이원리조트)-최혜미(웰컴저축은행)', '김민영(블루원리조트)-김갑선'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사상 첫 우승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그동안 상위 라운드에서 항상 발목을 잡혔던 김가영을 꺾고 8강까지 올라온 이번 6차 투어에서 김상아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김상아는 7일 오후 7시에 김예은과 준결승 진출이 걸린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