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당구(LPBA)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한솔(블루원리조트)과 최혜미(웰컴저축은행)의 운명이 64강에서 엇갈렸다.
두 선수는 지난 4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64강전 마지막 턴에서 나란히 히다 오리에(SK렌터카), 이우경(에스와이)과 32강 진출을 다퉜다.
예선 1라운드(PPQ)와 2라운드(PQ)를 사이좋게 통과했던 서한솔과 최혜미는 이날 경기가 6차 투어 운명이 갈림길이 됐다. 그리고 '여자 3쿠션 레전드' 히다와 자존심이 걸린 두 번째 승부가 32강으로 이어지게 됐다.
서한솔은 64강에서 히다와 먼저 대결했다. 8:6으로 앞선 서한솔은 경기 중반에 1-5-6 연속타를 맞고 8:18로 크게 역전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경기 초반에는 서한솔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서한솔은 2이닝에서 비껴치기와 옆돌리기를 두 방씩 성공시켜 4점을 획득했고, 3이닝에서 정교하게 얇은 두께의 뒤돌리기를 맞혀서 1점을 더 올리며 5:1로 앞섰다.
5이닝에서는 앞돌리기, 6이닝에는 옆돌리기로 1점씩 더한 서한솔은 7:1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이후 5연타석 범타가 나와 7: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2이닝부터 침묵이 이어졌던 히다는 8이닝에서 1점씩 4점을 득점하고 7:5로 쫓아왔고, 12이닝에 다시 1점을 보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13이닝에 서한솔이 다시 1점을 달아나 8:6의 스코어. 히다의 결정적인 연속타는 다음 14이닝 공격에서 시작됐다.
14이닝 선공에 나선 히다가 비껴치기 충돌을 겨우 피하며 1점을 만회했고, 15이닝에서 길게 비껴치기 두 방을 시작으로 옆돌리기와 뒤돌리기 등으로 5점을 득점하면서 점수는 8:12로 뒤집혔다.
그리고 16이닝에서 다시 앞돌리기로 3점을 득점하는 등 히다가 하이런 6점을 연속으로 치면서 점수는 8:18까지 벌어졌다. 히다가 단 두 타석 공격으로 11점을 득점하면서 서한솔은 경기 종료시간 12분여를 남기고 최대 위기에 놓였다.
서한솔은 밀리지 않고 곧장 저력을 발휘했다. 후공에 나선 서한솔은 파이브뱅크 샷과 리버스 스리뱅크 샷을 정확하게 성공시켜 4점을 따라갔고 점수는 12:18, 6점 차로 좁혀졌다.
18이닝에서 히다가 1점을 더 도망갔지만, 서한솔의 끈질긴 추격전이 시작되면서 막판에 6이닝 동안 히다의 큐는 1득점의 침묵을 이어갔다. 서한솔은 20이닝 공격에서 앞돌리기 득점에 이은 과감한 스리뱅크 샷으로 3점을 만회해 15:19로 따라갔다.
경기 시간이 약 3분 남은 상황. 서한솔은 투뱅크 넣어치기로 다시 2득점을 시도했는데, 아주 아깝게 빗나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리고 시계가 멈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잡은 22이닝 타석에서는 그림같은 길게 비껴치기로 1점을 올린 다음 비껴치기로 2점째에 성공하며 17:19로 거의 다 따라붙었다.
그러나 스리뱅크 샷 대신 세 번째 시도한 비껴치기가 안타깝게도 근소한 차이로 제2적구 옆을 지나쳐 가면서 아쉽게 득점에 실패, 17:19로 2점 차의 분패를 당했다.
서한솔은 지난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오랜만에 16강까지 올라와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부터 3회 연속 32강 진출을 노렸고, 히다를 상대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한걸음이 부족해 32강행에 실패했다.
예선부터 사이좋게 승리를 이어오던 최혜미는 서한솔이 32강 관문을 넘어가지 못한 가운데 이우경을 상대로 막판에 동점을 허용하며 21:21, 무승부로 64강전을 마쳤다.
경기 초반부터 이우경이 2-1-2-1-2-1 등 8이닝 만에 10점을 득점하며 맹타를 휘둘렀지만, 최혜미 역시 2이닝에 3득점, 5이닝 2득점에 이어 8이닝에서 하이런 4점을 득점하고 9:10의 팽팽한 승부를 연출했다.
이후에도 최혜미가 9이닝과 10이닝에서 1점씩 올려 11:10으로 역전하자 이우경이 12이닝에서 2점을 보태 11:12, 다시 후공에서 최혜미가 2점을 득점해 13:12로 재역전한 다음 1점씩 연속득점을 올리며 15:12로 앞섰다.
하지만 경기는 끝까지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최혜미가 18이닝에서 1점을 달아나 16:13이 된 상황에서 19이닝과 20이닝에 이우경이 2점씩 득점하고 16:17로 또 한 번 역전했다.
그러자 최혜미는 후공에서 1점을 쫓아가 17:17 동점을 만든 뒤 21이닝에 침착하게 3점을 득점해 20:17로 다시 재역전, 경기 종료시간 5분여를 남기고 승부는 변곡점을 맞았다.
이우경이 22이닝에서 1점을 쫓아가 20:18이 되자 최혜미는 23이닝에서 다시 1점을 달아났고 1분 30초에 큐를 다시 잡은 이우경이 24이닝에서 막판 무승부를 만드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이우경은 결정적인 원뱅크 걸어치기와 뒤돌리기로 3점을 득점하며 21:21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회심의 스리뱅크 샷이 짧아지면서 득점에 실패해 동점타로 경기를 마쳤고, 하이런 4점을 친 최혜미의 승리가 확정됐다.
최혜미는 서한솔을 꺾고 올라온 히다와 32강에서 만났다. 아직 두 선수의 맞대결은 없고, 최근 성적은 비슷하다.
이번 시즌에 최혜미는 32강 3회, 히다는 16강 1회와 32강 2회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혜미는 지난 시즌에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히다는 우승 1회와 8강 3회 등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히다는 이번 시즌 5차례 투어에서 '복병'에게만 4차례 떨어졌다. 1차 투어 64강에서 김경자에게 첫 발목을 잡힌 히다는 2차 투어 32강에서 장혜리에게 패했고, 4차 투어 32강에서 박다솜, 5차 투어는 64강에서 박가은에게 져 탈락했다.
이번 6차 투어에서 서한솔의 마지막 공격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어렵게 첫 관문을 통과한 히다가 32강에서 복수전에 나서는 최혜미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선수의 대결은 6일(오늘) 오후 5시 30분에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