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당구 LPBA 투어의 유일한 친자매 선수인 김율리와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이 오랜만에 동반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오늘(6일) 열리는 32강을 통과할 경우, 친자매가 16강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프로당구 출범 원년부터 두각을 나타낸 '동생' 김예은은 프로 당구 두 번째 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연소 LPBA 챔피언'에 등극했다. 세 번째 2021-22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예은 지난 2022-23시즌 6차 투어와 7차 투어에서 연달아 결승에 진출하며 여전히 LPBA 최강자 중 한 명으로 군림하고 있다.
한편, '언니' 김율리는 프로당구 출범 원년 'TS샴푸 챔피언십'에서 준결승까지 올라가는 성적을 올린 바 있다. 김율리는 25점제 예선전 경기로 바뀐 올 시즌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PPQ-PQ-64강을 연달아 통과했다.
자매의 동반 32강 진출 축하한다. 32강에서 둘 다 승리할 경우, 16강에서 만나게 되는데 알고 있었나?
김예은(동생, 이하 예은) : 알고 있었다.
기분이 어떤가?
예은 : 언니가 농담으로 한 세트만 달라고 했는데, 내가 오히려 뺏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일단 32강에서 한 명이 낙오되지 않고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다.
오랜만에 언니와 동생이 동시에 64강을 통과하고 32강에 올랐다.
김율리(언니, 이하 율리) : 이번 시즌 중에 처음으로 32강에 올랐다. 우선 64강 고비를 넘겨서 기쁘다.
은예 : 축하를 엄청 많이 받았다. 대회 대진표를 보자마자 누구 하나 낙오되지만 않으면 만나겠다 했다. 그런데 경기 중에 대형 화면에 언니 스코어가 떴는데, 언니가 치면서 숫자가 계속 안 바뀌더라. 그래서 속으로 '하, 좀 쳐라 쳐라' 하면서 경기를 했다.
율리 : 신경 쓰고 있었어?
예은 : 엄청 신경 썼지. 그리고 끝날 때쯤 내 점수와 언니 점수를 보고 '둘 다 됐다, 다행이다' 했다.
율리 : 그럼 나 이긴 거 알고 온 거야?
예은 : 당연하지. 그래서 내가 언니 웃으면서 불렀지.
자기 경기도 해야 하는데, 언니 경기도 신경 쓰고 너무 여유 있는 거 아닌가?
예은 : 의도치 않게 점수가 너무 잘 보였다. 끝나고 나서 엄마 아빠가 단톡방에, 원래 내가 이기면 별말씀을 잘 안하시는데, 같이 올라가니까 빨리 '고고고고' 하라고, 열심히 잘하라고 하시더라.
김율리 선수는 프로 첫 시즌에 4강도 갔었는데, 최근 좀 부진한 것 같다. 이유가 있나?
율리 :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당구용품숍 온라인을 제가 담당하다 보니 본업이 당구선수가 아니라서 연습에 매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동생과 같이 살게 되면서 쉬는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동생과 당구 치러 나가고 하면서 다시 좀 느는 것 같다. 또 그 당시는 세트제 경기라 좀 금방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25점제로 바뀌고 적응이 좀 힘들었다. 또 PPQ, PQ부터 해야 하니까 부담도 있고.
32강에서는 각자 어떤 선수와 붙나?
율리 : 이담이라고 예전 이향주 선수와 붙는다. 아직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어서 어떨지 잘 모르겠다.
예은 : 나는 이유주 선수와 만난다. 몇 번 대결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전적 상으로는 내가 밀리는 걸로 알고 있다. 한 번 뚫리지 않을까.
32강에서 두 선수의 활약 기대해도 될까?
율리-예은 :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보겠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