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프로당구 사상 최초 '대회 3연패'를 향한 닻을 올렸다.
4일 오후 4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 김가영은 25이닝 만에 25:16으로 경호경을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첫 출전인 김가영은 경기 중반을 넘어가면서 경호경의 거센 저항에 한때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막판 승부처에서 뒷심이 살아나면서 승리를 거뒀다.
초반 승부는 김가영이 3이닝부터 2-3-1-1-1 연속 득점을 올리며 8점을 모아 8:2로 앞서다가 상대방 경호경이 7이닝 4득점과 8이닝 2득점으로 8:8 동점을 만들면서 치열한 접전이 시작됐다.
경호경이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자 3타석 동안 주춤했던 김가영은 11이닝에서 비껴치기와 옆돌리기, 뒤돌리기 등으로 3점을 득점하고 11:8로 달아났다. 그러나 후공인 경호경이 11이닝에서 뱅크 샷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이브뱅크 샷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11:10으로 거리가 좁혀졌다.
12이닝에서 김가영은 옆돌리기와 스리뱅크 샷을 성공시켜 3점을 더 달아났고, 경호경이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쳐 14:11로 팽팽했던 균형이 김가영쪽으로 잠시 기울었다.
그러나 16이닝부터 경호경의 1-2-1 연속타가 터지면서 승부는 15:12에서 16:16 동점이 됐다. 경호경은 18이닝에서 옆돌리기 대회전으로 1점을 득점한 뒤 다시 뒤돌리기 대회전을 절묘하게 충돌을 빼내며 거의 득점이 되는 상황이었으나, 이 공격이 아쉽게 빗나가면서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경기 종료까지 13분가량 남은 상황에 동점이 된 긴박한 승부가 펼쳐졌지만, 김가영은 위기에 강했다. 19이닝 비껴치기 공격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한 김가영은 차분하게 옆돌리기로 1점을 득점하며 18:16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막판까지 잘 쫓아온 경호경은 뒤돌리기 대회전이 아깝게 빠진 이후 6연타석 범타로 물러나며 대어를 잡을 수 있는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23이닝에서는 절호의 스리뱅크 샷 찬스가 살짝 빗나가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가영은 22이닝에서 옆돌리기와 길게 비껴치기로 2점을 더 달아난 다음 경호경의 스리뱅크 샷이 빗나가자 24이닝에 어려운 공을 침착하게 해결하며 2점을 득점, 22:16까지 점수를 벌렸다.
경호경의 마지막 24이닝 공격에서 스리뱅크 샷 기회가 한 번 더 왔지만, 수구가 짧게 목적구에 맞으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경기 종료 1분이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 큐를 잡은 김가영이 난이도 높은 공들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승부는 25:16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뱅크 샷을 14개나 성공시켰던 김가영은 이번 경기에서는 단 1개만 뱅크 샷으로 득점했고, 나머지 23점은 모두 1점으로 해결했다. 또한, 밀어치기와 곡구를 만들어야 하는 난구까지도 완벽하게 풀어내면서 수준급의 실력을 과시했다.
김가영은 32강에서 박지현과 16강 진출을 다툰다. 같은 시각 열린 64강전에서 박지현은 김다희를 25이닝 만에 25:17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에 두 차례 맞붙어 모두 김가영이 승리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 16강에서 김가영은 박지현을 세트스코어 2-0으로 꺾었고, 마지막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서도 4-2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또한, 2020-21시즌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에서도 김가영이 세트스코어 3-1로 박지현을 꺾고 결승에 올라가 통산 전적에서 김가영이 3승으로 앞서 있다.
한편, 같은 시각 벌어진 64강에서는 한지은(에스와이)이 이미래(하이원리조트)와 치열한 접전 끝에 21이닝 만에 22:19로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한지은은 지난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8강에서 이미래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뒤 다시 만난 이번 승부에서 신승을 거두며 복수전에 성공했다. 한지은의 32강 진출은 LPBA 데뷔 후 통산 세 번째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김상아는 이희선을 28이닝 만에 22:15로 꺾었고, 김율리와 김예은(웰컴저축은행) 자매도 나란히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올라갔다.
김율리는 '일본 챔피언' 히가시우치 나쓰미(웰컴저축은행)를 29이닝 만에 15:12로 꺾었고, 김예은은 정보윤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26이닝 만에 21:18로 승리했다.
또한, 이담은 박다솜에게 29이닝 만에 17:10, 이유주는 24이닝 만에 25:15로 윤경남을 제압하고 32강에 진출했다.
오는 6일 벌어지는 32강전에서는 △ 김가영-박지현 △ 한지은-김상아 △ 이유주-김예은 △ 김율리-이담 등의 승부가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