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가 5차 투어에서 사상 최초로 타이틀스폰서 투어에서 소속 선수가 우승, 준우승을 휩쓸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휴온스는 팀리그 3라운드에서 최악의 8연패를 경험하고 나락으로 갔지만, 개인투어에서는 1차 투어 우승 세미 사이그너, 3차 투어 우승 하비에르 팔라존, 5차 투어 우승 최성원·준우승 팔라존 등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휴온스는 팀리그 3라운드에서 최악의 8연패를 경험하고 나락으로 갔지만, 개인투어에서는 1차 투어 우승 세미 사이그너, 3차 투어 우승 하비에르 팔라존, 5차 투어 우승 최성원·준우승 팔라존 등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프로당구(PBA) 팀리그 3라운드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던 휴온스가 한 달 만에 개인투어에서 천당으로 올라왔다.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한 2023-24시즌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결승 두 자리를 소속 선수가 모두 꿰찬 것. 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불과 한 달 전 팀리그에서 8전 전패의 참사가 일어나 초상집이 됐던 휴온스는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하는 이번 5차 투어에서 소속 선수 최성원의 우승과 하비에르 팔라존의 준우승으로 극과 극의 역사를 썼다.

30일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5차 투어 결승에서 '코리안 레전드' 최성원(46)은 '스페인 탑건' 팔라존(35)을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프로 데뷔 후 5번째 출전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팔라존이 같은 스페인의 후배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4-2로 제압하고 먼저 결승행을 확정했고, 이어서 최성원이 '복병' 이상용의 도전을 4-2로 뿌리치며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 휴온스는 이날 결승전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됐다.

프로당구 역사상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한 팀의 소속 선수가 결승전에서 맞붙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팀리그가 시작된 지난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소속 팀이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하는 투어는 선수들에게 그만큼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결승까지 올라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 팀의 타이틀스폰서 투어에 올라온 선수는 여러 명 있다. 현재는 PBA에서 뛰고 있지 않지만, 과거 TS샴푸 소속으로 2020-21시즌 2차 투어 'TS샴푸 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진출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가 첫 번째다.

그리고 그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진출한 강동궁(SK렌터카)이 두 번째, 다음 20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세 번째. 네 번째는 2021-22시즌 5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 올라간 조재호(NH농협카드), 다섯 번째는 다음 6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진출한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다.

타이틀스폰서의 소속 선수가 결승에 올라와서 우승을 다툰 것은 이번 '휴온스 챔피언십'이 최초다.
타이틀스폰서의 소속 선수가 결승에 올라와서 우승을 다툰 것은 이번 '휴온스 챔피언십'이 최초다.
최성원은 4차 투어까지 4차례 모두 128강에서 탈락하며 크게 부진했지만, 5차 투어에서 또 한 번 역사에 남을 만한 우승 드라마를 썼다.
최성원은 4차 투어까지 4차례 모두 128강에서 탈락하며 크게 부진했지만, 5차 투어에서 또 한 번 역사에 남을 만한 우승 드라마를 썼다.

사파타는 2022-23시즌 개막전에서도 결승에 올라가 소속 팀 타이틀스폰서 투어에서 2년 연속 결승을 밟았다. 그리고 이번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에서 최성원과 팔라존이 일곱 번째 기록을 작성했다.

결승에 올라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우승을 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결승전을 치른 총 7명의 선수 중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원년 시즌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 전까지 열린 총 26차례 투어에서 쿠드롱이 유일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성원이 우승을 하면서 최종 관문을 통과한 '스폰서 투어 우승자'는 2명으로 늘었다. 소속 팀의 타이틀스폰서 투어를 우승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우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결승전은 가장 힘든 승부 중 하나다.

두 번이나 결승행에 성공한 사파타는 강동궁과 조재호에게 각각 3-4, 1-4로 져 고배를 마셨고, 펄펄 날았던 카시도코스타스도 결승에서 쿠드롱에게 0-4의 참패를 당했다. 조재호도 쿠드롱에게 힘도 못 써보고 1-4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강동궁의 경우 역대 최고 우승상금 3억원이 걸렸던 월드챔피언십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더 컸다. 사파타와 무려 4시간이 넘는 풀세트 혈투를 벌인 강동궁은 세트스코어 4-5로 아깝게 패했다. 최성원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승리했던 쿠드롱도 당시 투어 3연승을 달성하는 경기였는데, 김임권에게 4-3으로 겨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팀리그에서 휴온스는 사이그너와 팔라존, 최성원 등 세계챔피언으로 팀을 구성하고도 3라운드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꼴찌로 내려갔다.
팀리그에서 휴온스는 사이그너와 팔라존, 최성원 등 세계챔피언으로 팀을 구성하고도 3라운드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꼴찌로 내려갔다.
팀리그는 부진했지만, 개인투어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휴온스가 반환점을 돈 이번 시즌에 남은 일정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팀리그는 부진했지만, 개인투어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휴온스가 반환점을 돈 이번 시즌에 남은 일정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번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최성원과 팔라존 역시 팀리그에서 나락으로 갔던 분위기 속에서 뛰어야 했던 대회이기 때문에 라운드마다 어려운 승부를 벌여야 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이를 극복하고 매 경기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해 프로당구 역사상 최초로 소속 팀 타이틀스폰서 투어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휴온스는 이번 대회에서 최성원이 우승하며 총 5차례 투어 중 1차와 3차, 5차 등 홀수 회차 투어를 징검다리로 3차례 우승해 개인투어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1위 팔라존(1억4400만원)과 3위 세미 사이그너(1억950만원), 4위 최성원(1억원) 등으로 시즌 일정이 반환점을 돈 시점까지 상위 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PBA 투어는 오는 3월 월드챔피언십까지 총 10차례 투어가 열릴 예정이다. 다음 투어는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이다. 휴온스와 달리 NH농협카드는 팀리그에서 새 역사를 쓴 팀이다. 개인투어에서는 여자부 LPBA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가 우승 1회와 준우승 1회 등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남자 투어는 아직 팀리그만큼의 활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는 11월 3일부터 LPBA 투어로 다시 시작되는 2023-24시즌 프로당구는 개인투어 4차례와 월드챔피언십, 팀리그 4~6라운드 등이다.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서 어떤 역사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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