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강'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휴온스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같은 나라의 대선배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와 벌인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스페인 최강'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휴온스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같은 나라의 대선배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와 벌인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산체스는 다 이겼던 두 세트를 모두 14:15로 역전패하면서 아쉽게 패했다.
산체스는 다 이겼던 두 세트를 모두 14:15로 역전패하면서 아쉽게 패했다.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두 번째 맞붙은 스페인의 최강자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의 승부에서 이번에도 마르티네스가 승리를 거뒀다.

마르티네스는 27일 오후 9시 30분에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산체스를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

세트스코어는 3-1이지만, 경기 내용은 아주 치열한 승부였다. '3쿠션 사대천왕'으로 불리며 스페인 당구의 원톱으로 오랜 시간 활약했던 산체스와 PBA 투어에 먼저 입문해 정상을 차지한 마르티네스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기 때문.

산체스가 2세트와 4세트에서 먼저 14점에 도달해 이길 수 있었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마르티네스는 산체스와 화력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았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앞서 이번 시즌 2차 투어 128강에서 마르티네스는 산체스를 승부치기에서 1:0으로 꺾었고, 이날 32강전에서 두 번째 맞대결을 벌여 15:14의 1점 차 승부가 두 세트나 나오는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에서 초반에는 2-1-2-1 연속타로 산체스를 잘 견제했지만, 5이닝에서 산체스가 5득점을 올리면서 6:13으로 크게 뒤져 7이닝 만에 6:15로 패했다. 첫 출발이 좋지 않았던 마르티네스는 2세트 3이닝에서 대거 8점을 올리며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1세트에서 범타 없이 7이닝을 모두 득점한 산체스는 2세트에서도 5이닝까지 연타석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고 갔다. 4이닝까지 10:9로 앞선 마르티네스가 5이닝에서 먼저 3점을 득점해 13:9로 벌어졌는데, 산체스가 곧바로 5점을 득점하면서 13:14로 역전됐다.

세트포인트로 산체스가 원뱅크 걸어치기를 시도했지만, 돌아 나오던 수구와 제1적구가 아쉽게 충돌이 나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재역전의 단초가 됐다. 마르티네스는 6이닝 공격에서 옆돌리기와 뒤돌리기 대회전으로 2점을 득점하며 15:14로 신승을 거뒀다.

선구를 정하기 위해 뱅킹을 하는 두 선수.
선구를 정하기 위해 뱅킹을 하는 두 선수.
마르티네스는 산체스의 세트포인트가 실패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살아나며 두 세트를 따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마르티네스는 산체스의 세트포인트가 실패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살아나며 두 세트를 따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마르티네스는 2세트를 따낸 뒤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연타석 득점을 때리던 산체스는 3세트 초반에 득점이 지지부진했고, 그사이에 마르티네스가 1이닝부터 2-3-2-4-3 연속타를 올리며 5이닝 만에 점수를 14:4로 만들었다.

산체스 입장에서는 2세트를 이겨 세트스코어 2-0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1-1로 뒤바뀐 것이 심리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듯 3세트에 완전히 흐름을 빼앗겨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마르티네스가 세트포인트 득점에 연거푸 실패하면서 산체스가 막판에 2-2-3 연속득점을 올리고 14:11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마르티네스는 9이닝에 손쉽게 투뱅크 샷으로 세트포인트 득저에 성공하고 15:11로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4세트에서 두 선수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3이닝에서 똑같이 하이런 10점과 11점을 쏟아냈다.

0:3으로 지고 있던 마르티네스가 먼저 10점을 뽑아 점수를 10:3으로 만들자 후공에서 산체스가 곧바로 11점을 내달렸다. 두 선수의 이 놀라운 플레이를 통해 팬들은 당구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도 산체스가 14점에 먼저 도달해 세트포인트로 공격을 이어갔다. 그런데 옆돌리기가 공 반 개 정도 차이로 아깝게 빗나가면서 또 득점에 실패했다.

산체스가 2세트에 이어 세트포인트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서 마르티네스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마르티네스는 산체스가 실패했던 공과 비슷한 포지션을 옆돌리기로 성공시킨 뒤 쉽지 않은 공을 길게 비껴치기 대회전으로 강타해 2점째 득점을 올렸다.

점수는 12:14. 다음 공격에서 마르티네스는 2점짜리 원뱅크 길게 걸어치기로 14:14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비껴치기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15:14로 4세트를 승리했다. 결국, 세트스코어 3-1로 마르티네스가 산체스와 두 번째 맞대결도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올라갔다.

4차 투어 결승에서 모리 유스케는 마르티네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4차 투어 결승에서 모리 유스케는 마르티네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5세트에서 1점 차로 모리에게 아깝게 패한 박인수.
5세트에서 1점 차로 모리에게 아깝게 패한 박인수.

이번 시즌에 데뷔한 산체스는 지난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32강까지 한 차례 올라왔으나, 당시 이영훈(에스와이)에게 져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마르티네스에게 32강에서 패하면서 16강행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마르티네스는 우승을 차지한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부터 이번 5차 투어 32강전까지 총 10연승을 달렸다. 지난 시즌 휴온스 챔피언십(4차 투어)에서 우승을 한 '디펜딩 챔피언' 마르티네스는 이번 대회에서 휴온스 챔피언십 2연패와 함께 시즌 2연승(통산 5승)에 도전하고 있다.

16강에서 마르티네스는 4차 투어 결승에서 대결해 4-3으로 이겼던 모리 유스케(일본)와 이번에는 8강행을 놓고 재대결을 벌이게 됐다. 모리는 이날 32강전에서 박인수(에스와이)에게 세트스코어 3-2, 5세트에서 11: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 대결하는 두 선수의 승부에서 과연 누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르티네스와 모리의 16강 경기는 28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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