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최성원(휴온스)이 돌아왔다. 최성원이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성원은 새로운 무대에 적응이 쉽지 않은 듯 4차 투어까지 모두 128강에서 탈락하며 그간의 명성이 무색게 했으나, 5차 투어에서 마침내 16강을 넘어서 8강을 바라보게 됐다.
27일 오후 9시 30분에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최성원은 임성균(하이원리조트)의 거센 반격을 뿌리치고 세트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부터 최성원은 연타석 득점을 올리며 1세트를 4이닝 만에 15:6으로 마무리했다. 매 이닝 점수를 올려 3이닝까지 7:6으로 1점 앞서 있던 최성원은 4이닝 공격에서 끝내기 8점타를 터트려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6이닝까지 9:7로 리드했지만, 이후 7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며 동점과 역전을 허용하고 14이닝 만에 9:15로 패했다. 1이닝의 좋았던 폼이 급격하게 죽은 것이 다소 아쉬웠다. 임성균은 9:9 동점이었던 13이닝에서 4점, 14이닝에서 2점을 올려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는 최성원이 다시 초반에 살아나 1이닝부터 1-5-1 연속득점을 올리고 7:1로 앞섰다. 3이닝에서 임성균의 5점타가 나오면서 7:6이 됐다가 4이닝에서는 다시 임성균이 2점을 보태 7:8로 역전을 당했다.
승부는 6이닝에서 9:9 동점이 됐다. 이번에는 2세트와 반대로 막판 승부처에서 최성원이 분발했다. 최성원은 7이닝에서 3점을 뽑아 12:9로 앞선 뒤 8이닝에 2점, 9이닝에서 세트포인트를 올려 15:9로 3세트를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2-1로 최성원이 다시 한 세트 앞선 상황. 4세트 초반에 임성균이 6-5-2 연속타를 올리면서 점수는 3:13으로 크게 벌어졌고, 최성원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6이닝 만에 7:15로 끝나 풀세트 승부로 이어지게 됐다.
과거 최성원은 풀세트나 접전 승부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둬 '승부사'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번 풀세트 승부에서 최성원은 예전처럼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이 나왔다. 1이닝에 2득점으로 포문을 연 최성원은 2이닝 2점, 3이닝에 1점, 4이닝 4득점을 올리며 9:2로 크게 리드했고, 마지막 5이닝 공격에서 남은 2점을 마무리하며 11:2로 5세트를 승리하고 세트스코어 3-2의 신승을 거뒀다.
최성원은 이번 시즌에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PBA 투어에 입성했다. 아마추어 시절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3쿠션 세계챔피언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당구의 일인자로 우뚝 섰기에 PBA 무대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됐다.
2016년 이후 잠시 슬럼프를 겪어 한동안 우승권에서 멀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제자리로 돌아온 최성원은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정상권과 거리가 생기면서 최성원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순위권에 오르는 선수였다.
이에 따라 최성원은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 자격을 부여받는 세계선수권에 매년 출전했다. 이번에 PBA 투어에 오기 전까지 한국 선수 중 세계선수권 최다 출전 타이틀을 유지했다. 장기간 꾸준하게 랭킹포인트를 쌓지 않으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최성원은 이러한 부지런함을 뚝심을 바탕으로 PBA에서 활약이 기대됐다. 4차 투어까지 고된 적응기를 마친 최성원은 마침내 5차 투어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128강전에서 강적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프로 첫승에 성공한 최성원은 64강에서 정해창을 3-0으로 제압하고 32강에 올라왔다.
32강에서 임성균을 만나 고전했지만, 과거 보여줬던 승부사의 기질을 앞세워 5세트에서 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28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리는 16강전에서 최성원은 강승용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올해 4차례 투어에서 64강이 최고성적이었던 강승용은 이날 32강전에서 '노장 투혼' 아드난 윅셀(튀르키예)을 세트스코어 3-2로 제압하고 시즌 최고 성적인 16강에 올라왔다. 앞서 128강에서는 김임권(웰컴저축은행)을 3-1로 꺾었고, 64강에서는 김진호와 승부치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강승용은 2020-21시즌에 챌린지(3부) 투어에서 데뷔해 우승을 한 차례 차지하고 1부 투어에 진출, 두 번째 출전했던 2차 투어 'TS샴푸 챔피언십'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3-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이후 4차 투어에서도 16강에서 사파타를 만났으나, 0-3으로 패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22년 열린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개막전까지 활약이 이어져 16강까지 올라왔고, 이번 대회 전까지 11번의 도전에서 모두 128강과 64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