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딕 야스퍼스 대 마틴 혼의 대결이 벌어졌다.

당구의 불모지와도 같은 스위스에서 2013년부터 열린 로잔 3쿠션 마스터스가 2015년 그 세 번째 막을 열었다. 11월 20일부터 열린 이 대회는 3일 동안 10명의 선수들이 치열한 예선 리그전을 벌여 4명의 준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메인 스폰서인 머크 스위스 SA와 함께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을 위한 자선대회로 열린 로잔 3쿠션 마스터스에 올해는 민테이블이 공식 테이블로 선정되면서 스폰서로 나서 큰 힘을 보탰다. 8명의 세계 톱 랭커들과 2명의 스위스 대표 선수들이 5명씩 2개 조로 나뉘어 이틀 동안 40점 단판 리그전을 치르고, 각 조 상위 2명이 준결승 진출 자격을 얻었다.

예선 리그

지난 1, 2회 모두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이번 3회 대회에서는 마르코 자네티가 또다시 로잔의 남자로 떠오를 것인지, 새로운 로잔 마스터스 챔피언이 탄생할 것인지 3쿠션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A조는 역대 유일한 로잔 마스터스의 우승자인 마르코 자네티를 비롯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마틴 혼(벨기에), 토르스텐 다니엘손(스위스)이 조를 이뤘고, B조에서는 세계 랭킹 1위의 토브욘 블롬달(스웨덴)과 에디 멕스(벨기에), 최성원(한국), 제러미 뷰리(프랑스), 페르난도 코우토(스위스)가 대결을 펼쳤다.
예선 첫날의 경기가 모두 끝나자 스위스의 시드 선수인 다니엘손과 코우토를 제외한 나머지 초청 선수들이 모두 1승씩을 챙겼다. 타스데미르는 16점의 하이런을 기록했고, 야스퍼스와 뷰리는 2점대가 넘는 애버리지를 기록하는 한편, 최성원 역시 1.8대의 애버리지를 보여주며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명성에 어울리는 경기를 풀어나갔다.
로잔 마스터스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마르코 자네티가 예선 리그 첫날 1승1패를 기록했지만, 둘째 날 타스데미르에게 32:40으로 패하며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결국 딕 야스퍼스와의 시합에서 17이닝 만에 40:29로 승리했지만 2승2패로 본선 4강 진출에 실패하며 3연속 로잔 마스터스 제패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A조에서는 마르코 자네티를 제외한 토르스텐 다니엘손과 타스데미르, 마틴 혼에게 1승씩을 챙긴 딕 야스퍼스가 3승1패로 먼저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마틴 혼과 타이푼 타스데미르가 마지막 일전을 치렀다. 15이닝에 35:31로 타스데미르가 앞서며 유리한 위치에 있었으나 마틴 혼이 나머지 9점을 단번에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편, B조에서는 스위스의 페르난도 코우토를 제외하고 블롬달, 멕스, 최성원, 뷰리가 모두 2승1패씩을 획득한 상황, 쉽게 준결승 진출자를 예측할 수 없었다. 결국 마지막 한 게임이 운명을 갈랐다.
토브욘 블롬달과 에디 멕스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멕스가 32:26으로 앞서 있었으나 블롬달이 10점을 몰아치며 32:36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멕스가 공타를 치며 좀처럼 블롬달의 수비를 뚫지 못하는 동안 블롬달이 남은 4점을 마무리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성원과 제러미 뷰리의 마지막 예선 경기. 예선 첫 경기를 블롬달에게 37:40으로 빼앗긴 최성원이 그후 나머지 경기에서 특유의 신중함을 보이며 멕스와 코우토에게서 먼저 2승을 챙긴 최성원은 뷰리 마저 압박을 가하며 22이닝에 40점을 모두 득점하며 40:26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준결승 진출자는 딕 야스퍼스와 마틴 혼, 토브욘 블롬달과 최성원으로 결정되었다 .

마틴 혼 대 토브욘 블롬달의 준결승
작년도 준우승자 마틴 혼이 13:4로 블롬달을 제치고 점수 차를 벌여나갔다. 하지만 그대로 당할 블롬달이 아니었다. 세계 랭킹 1위답게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10점의 장타를 날린 블롬달은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14이닝에 다시 한 번 역전에 성공한 마틴 혼은 25:23으로 스코어를 뒤집었고, 막상막하의 팽팽한 스코어는 18이닝에 6점을 득점한 마틴 혼에 의해 36:29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 이닝에 남은 4이닝마저 모두 마무리한 마틴 혼은 40:30으로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노렸다.

딕 야스퍼스 대 최성원의 준결승
앞서 한국에서 열린 LG 유플러스 3쿠션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딕 야스퍼스는 그 기세를 로잔 마스터스까지 유지했다. 최성원이 단 3점만을 득점하는 동안 야스퍼스는 7이닝 만에 22점을 올리며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최성원이 뒤늦게 추격을 시작하며 점수 차를 좁혀나갔지만 이미 앞설 만큼 앞선 야스퍼스는 여유 있게 먼저 40점을 성공하며 40:29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작년 로잔 마스터스의 준우승자 마틴 혼의 절치부심 우승 탈환이냐, 앞서 열린 LG 유플러스 클래식의 준우승자 딕 야스퍼스의 못 이룬 우승 실현이냐 전 세계 당구팬들의 관심이 로잔으로 쏠렸다.
이미 같은 조로 출발한 두 선수는 한 차례 대결을 벌이며 딕 야스퍼스가 마틴 혼을 꺾고 1승을 거둬 또다시 야스퍼스가 마틴 혼을 제압할지, 마틴 혼의 복수전이 펼쳐질지 기대를 모았다.
선공인 마틴 혼이 5점을 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하지만 야스퍼스는 기가 죽기는커녕 똑같이 5점을 내며 맞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꾸준히 득점에 성공하며 20:11로 앞서며 마틴 혼의 큐를 꽁꽁 묶어 놓았다. 결국 승리는 40:24로 딕 야스퍼스의 차지가 되었다.
하이런 10점의 2.120의 애버리지를 세운 야스퍼스는 로잔 마스터스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고, 마틴 혼은 또다시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지만 충분히 값진 준우승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