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드 스누커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세계 최고의 스누커 선수 중 한 명인 스티브 데이비스가 벳프레드 월드 챔피언십을 끝으로 프로 스누커 선수로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2013/2014시즌 이후 지난 36년 동안 단 한 번도 탈락해 본적 없던 메인 투어에서 떨어졌을 때 그의 선수로서의 경력을 끝난 것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병석의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출전을 결심한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퍼갈 오브라이언과의 시합이 그의 공식적인 마지막 시합이 되었다.(4-10으로 패)

1978년 데뷔 이후,  5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그는 스누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연습을 통한 끈질긴 노력과 기술에 대한 집중력은 레이 리어든, 존 스펜서, 알렉스 히긴스 등 3인의 오랜된 정권을 허물며 그를 최고의 스누커 선수로 만들었다.
 
1981년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후 1980년대 전반에 걸쳐 스누커를 지배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으로 그는 6번이나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을 쟁취했으며, 만능 플레이어로서 이름을 날렸다. 
 
1980년부터 1987년 사이 6번이나 UK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그는 28개의 랭킹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월드 챔피언십에 30번이나 출전한 그는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988년에는 스누커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BBC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으며, 게다가 2001년에는 OBE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았다. 
 
총 355개의 센추리 브레이크를 기록한 그는 5,600파운드(약 91억) 이상의 상금을 손에 넣기도 했다.  
 
39세 때,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로니 오설리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0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5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존 히긴스를 13-11로 이기고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 올랐다. 
 
진지한 유머와 총명함, 따뜻한 인간미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데이비스는 앞으로 BBC 스포츠의 해설가로, WPBSA 이사회를 위한 디렉터로, Q스쿨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팬들도, 그의 경쟁자들도 앞으로는 수십년 동안 그가 보여준 전성기 시절의 그의 경기력과 아름답고 정교한 그의 기술을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의 시대는 끝났다. 
 
(사진=월드 스누커)
“그동안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스누커의 역사는 계속 될 것이고, 좋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스누커 할아버지가 된 기분이다. 여전히 스누커는 나의 일부분이다. 계속 게임을 할 것이고, 후배들을 지도할 것이다. 특히 Q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지 더이상 스누커 대회에  나가길 원치 않을 뿐이다. 그냥 이제는 대회가 너무 힘들다. 아마도 내년에 Q스쿨 챌린지를 통해 내가 무엇을 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2010년 존 히긴스를 이겼을 때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만약 내가 스티븐 헨드리처럼 일찍 은퇴했더라면 그런 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은 1985년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데니스 테일러에게 블랙 공을 놓쳐 17-18로 패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 경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스누커가 얼마나 사랑받는지 알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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