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에게 회장이 폭행 당하는 상황까지 간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진단한다.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이하 전국당구연합회) 사태가 끝내 폭행으로 얼룩졌다. 박종화 회장의 탄핵을 주도하던 신 모 대의원이 박 회장과 합의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머리와 뺨 등을 여섯 차례 가격한 것. 대의원이 회장을 폭행하는 사상 유례없는 사건까지 벌어져 당구계는 물론 체육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비리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자 협박이 이뤄졌고, 결국 3개월여 만에 폭행까지 자행되었다. 공공연히 박종화 회장 다음에는 <월간 빌리어즈> 차례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기자가 몸조심하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된 폭력을 좌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폭행 이후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하는 적반하장의 촌극이 벌어지고 있기에 우리는 현 상황을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사건의 전말을 모두 공개하고 관련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사무처장이 파면을 당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절차를 밟던 집행부와 이를 도와 조직 재건에 힘써야 할 의무가 있는 대의원 사이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며, 보복성 강제 탄핵과 협박, 폭행 등이 난무하는, 체육단체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무슨 이유로 일어나게 된 것인지, 이번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 사태에 대한 전말을 밝히고 원인을 심층 분석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대의원 신 씨는 사무처장 방 씨가 파면당한 직후, 박종화 회장에 대한 학력 및 경력 의혹을 제기하며 불신임안을 관철하기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요구에 나선 인물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 씨의 주장에 몇몇 대의원과 이사진이 동조하며 박 회장 불신임안 관철에 나서는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졌는데, 현실적으로 불신임안이 임시대의원총회를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대의원 2/3 이상이 동의할 경우 가결되기 때문에 전국당구연합회 대의원 29명 중 20명 이상이 동의해야 박종화 회장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박 회장을 지지하며 연합회 사태가 하루속히 마무리되길 원하는 대의원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므로 불신임안 통과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자 신 씨 측은 박종화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비리가 드러나 외부의 주목을 받고 회장 불신임안이 대의원총회에서 다뤄져 상급단체에 보고되는 현 상황이 전국당구연합회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한 박 회장은 지난 11월 24일 인천의 모처에서 신 씨와 만났다. 

1차 횟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친 박 회장과 신 씨는 2차까지 자리를 이어갔다. 자리를 옮길 때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2차 자리에서 신 씨가 갑작스럽게 박 회장의 머리를 3차례 폭행하면서 시작되었다. 화가 난 박 회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뒤따라 나온 신 씨는 뒤에서 박 회장의 뺨을 3차례 재차 폭행했다. 대의원이 회장을 폭행하는 믿을 수 없는 일,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가족을 들먹이는 협박까지 벌어져

박 회장은 잠시 후에 자리로 돌아갔다. 증인들의 녹취를 확보하고 신 씨에게도 폭행에 대한 자백과 사과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신 씨는 돌연 때린 적이 없다며 말을 바꾸었다. 잠시 후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박 회장에게 퍼부었다. 체육단체의 대의원이 회장에게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과 말들, 스포츠 정신으로 오랜 시간 지역 당구계를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는 체육단체의 지도자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기자도 신 씨를 1999년 무렵부터 알고 지냈다. 더군다나 같은 지역에 살아서 항상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었다. 박 회장에 대한 탄핵 주장까지는 전 사무처장과의 오랜 관계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치부하며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악의 폭행 사건도 모자라 적반하장이 도를 지나쳤다. 폭행 사건 이후 상벌위원회에서는 다시 한 번 도를 넘는 협박이 자행되었다. 

결국, 폭행사건 이후 박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다루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임시대의원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박 회장은 전치 3주의 진단보다 정신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고 잠시 병원에서 몸과 마음을 추슬렀다고 한다.

박 회장이 12월 2일 열렸던 상벌위원회에 참석했을 때 징계 대상자였던 대의원 정 모 씨는 박 회장에게 “집이 평택이냐, 사모님을 한 번 봐야겠는데”라고 겁을 주기까지 했다.

가만히 두지 않겠다던 협박에 이은 폭행, 그리고 가족을 들먹인 협박까지 체육단체 임원들의 행태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도를 점점 넘어서며 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일까?
 

비리 척결에 나서자 회장에 대한 보복

전국당구연합회는 지난 10월 16일 ‘협회지 <월간 스포츠당구> 결산 누락 및 관련 수익 착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무처장 방 씨를 파면시켰다. 같은 날 대의원 대표라 자칭한 신 씨는 ‘박종화 회장 학력 및 경력 의혹’을 대의원들에게 제기했고, 10월 17일에는 박종화 회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사진들도 이에 동조하며 ‘증빙자료 미 제출시 박종화 회장 불신임안’을 다루는 내용을 의결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시작되었다. 

박 회장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증빙자료 변호사 위임’을 조치했다. 그런데 의혹 제기 측이 단 한 명도 증빙자료를 확인하지 않고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계속해서 의혹만 부풀려 박 회장 개인과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으로 사태가 진전되었다. 사태 수습에 나선 박 회장은 전국을 돌며 대의원을 직접 만나 증빙자료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대의원들은 박 회장의 학력 및 경력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의혹 제기 측의 주장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박 회장 학력과 경력은 의심스럽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계속 이어갔고, 심지어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에 의혹 제기 측 임원이 직접 방문하고 전화를 하여 “회장을 탄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문의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종내 신 씨의 명의로 ‘11월 30일에 박종화 회장 불신임안을 다루기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이 전국당구연합회와 상급단체에 전달되었다.

상급단체인 국민생활체육회에서는 박 회장에게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박 회장에게 대의원들을 모아 놓고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해 달라는 것. 결국, 박 회장은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이 대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불신임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런데 대의원 대표 신 씨가 박 회장을 불러내어 술을 마시게 한 뒤, 갑작스럽게 폭행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만약 이날 박 회장이 신 씨의 폭행에 같이 대응했다면 박 회장은 탄핵이 아니라 자진사퇴해야 했을 것이다. 설마 이것을 노린 지능적인 꼼수를 쓴 것으로는 보고 싶지 않다.

('국민생활체육 전국당구연합회에서 벌어진 모럴 해저드 사태(2)'에서 계속)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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