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쿠션 세계무대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독주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가 끝내 무너졌다. 한국의 이신영(충남)이 클롬펜하우어를 꺾고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진출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밤 10시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이신영이 클롬펜하우어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23이닝 만에 30:14로 승리했다. 애버리지는 1.304에 달했다.
이날 앞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애버리지 1.071로 승리한 클롬펜하우어도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그런데 이신영이 4이닝부터 5-3-4-3-1 연속타를 몰아치면서 점점 흔들렸다. 초반부터 대거 18점을 몰아친 이신영은 클롬펜하우어를 초반부터 궁지로 몰았다.
세계 최강자인 클롬펜하우어도 18:5의 스코어에서 오는 압박감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했다.
경기 시작 50분 만에 점수는 20:7. 이처럼 13점 차의 거리는 이신영이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클롬펜하우어는 시간이 갈수록 조급해진 원인이었다.
이신영이 종반까지 전혀 흔들리지 않으면서 클롬펜하우어는 점점 더 풀리지 않았다.
20이닝 22:10에서 이신영이 난구를 풀어내며 3점을 더 달아난 뒤 23이닝 26:14에서 남아 있던 4점을 모두 쓸어 담아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이신영은 지난 2014년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약 9년 만에 설욕했다.
당시 이신영을 꺾고 결승에 올랐던 클롬펜하우어는 그 대회를 우승한 후 세계 무대를 완전히 평정하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다 우승(5회)과 3연패를 기록했다.
승승장구하던 클롬펜하우어는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두 명에게 모두 졌다.
첫 경기에서 국내랭킹 1위 김하은(충북)에게 패하면서 18경기 연승 행진이 끝났고, 8강에서는 이신영에게 져 대회 3연패를 마감했다.
준결승에서 이신영은 미리암 프루임(네덜란드)과 대결한다.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신영은 프루임을 29이닝 만에 25:14로 꺾은 바 있다.
이신영이 결승에 올라가면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선수권 결승을 밟는다. 만약 김하은도 결승에 올라가면 한국은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게 된다.
김하은의 8강전은 14일 자정에 시작하고, 승리할 경우 니시모토 유코(일본)와 풍끼엔뜨엉(베트남) 경기의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
이신영의 준결승전은 14일 오후 5시에 시작하며, 결승은 밤 10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이 경기는 모두 아프리카TV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