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첫날 역대급 이변이 일어났다. 10년이나 이어진 '여자 3쿠션 세계챔피언'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의 철옹성이 무너졌다.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던 '현 세계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클롬펜하우어가 한국의 '18살' 김하은(충북)에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9시에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김하은이 28이닝 만에 25:22로 클롬펜하우어를 꺾었다.
앞서 2018년부터 세 차례나 연속해서 세계챔피언에 오르며 이번 대회에서 4연패 수성에 나선 클롬펜하우어가 세계선수권 무려 6년 만에 당한 첫 패배다.
더불어 18경기 연승 행진 기록도 깨졌고, 세계선수권에서 10년 만에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세계선수권을 처음 우승한 2014년 이후 6번의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을 하는 동안 34전 33승 1패를 기록한 클롬펜하우어는 35번째 경기에서 김하은에게 일격을 맞았다.
김하은은 클롬펜하우어를 상대로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초반 3이닝까지 12점을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1이닝 하이런 6점을 올리며 출발한 김하은은 2이닝에서 다시 5점을 득점하고 11:3으로 앞섰다.
3이닝과 5이닝에 1점씩 보태 13:7로 주도권을 잡은 김하은은 이후 7연타석 범타로 추격을 허용, 12이닝에는 13:11까지 쫓겼다.
13이닝에 2점을 달아난 김하은은 16이닝에서 3점을 더 득점했고, 19이닝에서 다시 3점을 올리며 22:15로 앞서 갔다.
23이닝에 2점을 득점하고 24:18로 승리까지 1점을 남겨둔 김하은은 막판에 24:22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28이닝에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고 25:22로 승부를 마감했다.
클롬펜하우어를 꺾은 김하은은 아직 19살이지만, 이미 국내랭킹 1위에 오른 실력자다. 지난해 대한체육회장배와 올해 남원 전국선수권에서 우승한 김하은은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10살 때 처음 큐를 잡은 김하은은 3년 만에 성인부에 나가 2, 30대 선수들과 대등하게 승부를 벌일 정도로 성장이 빨랐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지난해 대한체육회장배에서 우승하며 처음 정상에 올랐고, 이후 열린 네 차례 전국대회에서 4강 3회와 8강 1회 등으로 선전했다.
지난 7월에 열린 남원 전국선수권에서는 애버리지 1점대를 넘는 활약을 펼치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세계선수권 첫 경기에서 김하은은 '범미주 여자 챔피언' 자켈린 페레스(페루)를 34이닝 만에 25:16으로 꺾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이번 경기에서 클롬펜하우어를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B조에서 경기한 이신영(충남)도 2승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신영은 첫 경기에서 미리암 프루임(네덜란드)을 29이닝 만에 25:14로 꺾은 다음 샬롯 소렌센(덴마크)을 31이닝 만에 25:11로 제압하고 2승을 거뒀다.
2승으로 조별리그를 마친 두 선수의 조별리그 기록은 이신영이 60이닝 만에 50득점을 올려 애버리지 0.833, 김하은은 62이닝으로 0.806을 기록했다.
한편, G조의 '튀르키예 여전사' 귈센 데게너도 2승(애버리지 0.694)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H조 풍끼엔뜨엉(베트남) 역시 2승(0.617)으로 본선에 올라갔다.
나머지 진출자는 13일 새벽 3시에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결정돼 16강 대진이 완성된다.
본선 16강 토너먼트는 13일 오후 6시와 8시에 치러지며, 밤 10시와 자정에는 8강 경기가 진행된다.
또한, 14일 오후 5시와 7시에 준결승, 밤 10시에 우승자가 가려질 예정이고, 아프리카TV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