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쿠션선수권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국가 간에 결승전이 벌어지게 됐다.
'베트남 최강자' 쩐뀌엣찌엔이 '현 3쿠션 세계챔피언'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를 꺾고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타슈데미르와 맞붙은 쩐뀌엣찌엔은 막판 1점이 남은 순간까지 숨통을 조여 온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0일 오후 4시에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75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쩐뀌엣찌엔은 32이닝 만에 50:47로 타슈데미르를 꺾었다.
쩐뀌엣찌엔의 이날 폼은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 시작부터 다득점을 올리며 초반부터 크게 치고 나가다가 막판에 49:47로 2점 차까지 쫓겼으나, 막판 고비를 잘 넘겨 승리를 거뒀다.
1이닝부터 4-6-0-7-4로 점수를 쌓아 단 5이닝 만에 21:4로 크게 앞선 쩐뀌엣찌엔은 이후 13타석 연속 득점을 올리며 타슈데미르를 견제했다.
9이닝에 3득점을 시작으로 13번의 공격에서 1, 2점 단타를 차곡차곡 쌓은 쩐뀌엣찌엔은 40점대에 다다를 때까지 10점가량 거리를 유지했다.
21이닝에서 점수는 45:35. 쩐뀌엣찌엔의 낙승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단 5점을 남겨두고 쩐뀌엣찌엔은 긴장한 듯 급격하게 폼이 떨어졌고, 이후 10번의 공격에서 4득점에 그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사이에 타슈데미르의 한 방이 터졌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지만, 연속타가 나오지 않고 단타로 서서히 추격하면서 점수 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47:41의 긴박한 상황에서 타슈데미르는 제한시간을 초과하는 시간 파울을 범하기도 했다. 이 결정적인 실수 한 번으로 경기는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
초구 배치에서 재개되기 때문에 쩐뀌엣찌엔이 초구 포지셔닝 3점으로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쩐뀌엣찌엔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초구 득점 후 완벽하게 뽑아낸 뒤돌리기 포지셔닝을 두께 실수로 놓치고 말았다.
48:41, 타슈데미르는 마지막이나 다름없는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29이닝에서 2점, 31이닝에서 1점을 올린 데 그쳤고, 31이닝에서는 쩐뀌엣찌엔이 1점을 득점해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면서 승부는 사실상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쩐뀌엣찌엔이 매치포인트로 시도한 뒤돌리기가 아슬아슬하게 득점에 실패하면서 타슈데미르에게 마지막 한 큐가 넘어왔다.
타슈데미르는 이 공격에서도 3득점 후 길게치기를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고, 49:47에서 추격을 멈췄다.
쩐뀌엣찌엔이 32이닝 타석에서 스리뱅크 샷으로 매치포인트를 성공시키면서 막판 치열했던 승부는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베트남의 유일한 세계대회 우승자인 쩐뀌엣찌엔은 세계선수권에서도 결승에 진출, 다시 한번 베트남의 두 번째 세계대회 우승 타이틀에 도전하게 됐다.
베트남은 세계3쿠션선수권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2019년에는 응우옌득아인찌엔이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뤘으나,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타슈데미르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2년 연속 준결승에 올라 무려 43년 만에 세계선수권 2연패의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두었으나, 준결승에서 쩐뀌엣찌엔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큐를 접었다.
쩐뀌엣찌엔은 결승에서 한국의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와 같은 나라 바오프엉빈과의 준결승전 승자와 대결한다.
조명우가 준결승전을 승리하면 결승에서는 한국과 베트남의 패권 대결이 벌어지고, 바오프엉빈이 결승에 올라갈 경우 베트남 선수 간의 진검승부가 벌어진다.
결승전은 같은 날 밤 10시에 시작되며, 아프리카TV가 독점 생중계한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