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승부다. 조재호(NH농협카드)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4차 투어 준결승 길목에서 만났다.
10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로당구 시즌 4차 투어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8강전에서 조재호와 마르티네스가 격돌한다.
두 선수의 대결은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이후 6개월 만이다.
우승상금 2억원을 놓고 벌인 당시 승부는 장장 3시간 25분 동안 이어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5-4 조재호의 승리.
얼마 전 PBA 팀리그 2라운드에서 11점을 치는 5세트에서 한 번 더 만났는데, 마르티네스가 하이런 7점을 치자 조재호가 곧바로 하이런 10점으로 응수하며 승부는 단 2이닝 만에 11:7로 끝났다.
맞대결을 모두 조재호가 승리하면서 이번 경기는 물러설 수 없는 조재호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마르티네스의 처절한 승부다.
9일 열린 16강전에서 조재호는 조건휘(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1세트 15:13(7이닝), 2세트 15:2(3이닝), 3세트 15:12(7이닝) 등으로 승리해 애버리지는 이번 대회 웰뱅톱랭킹 2위 기록과 동률인 2.647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웰뱅톱랭상 1위는 이반 마요르(스페인)가 128강에서 세운 2.813이다. 애버리지 2.647은 에디 레펜스(SK렌터카)가 128강에서 가장 먼저 기록했고,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이 32강, 그리고 16강에서 조재호가 세 번째 달성했다.
마르티네스의 이번 대회 베스트게임은 16강전에서 세운 애버리지 2.087이다. 마르티네스는 16강에서 정경섭과 풀세트의 접전을 3-2로 승리했는데, 애버리지가 2점을 넘었다.
1세트를 9이닝 만에 15:9, 2세트는 4이닝 만에 15:6으로 승리해 세트스코어 2-0으로 무난한 8강행이 점쳐지던 마르티네스는 3세트와 4세트를 각각 11:15(7이닝), 8:15(6이닝)로 연달아 패하면서 풀세트 승부를 벌였다.
다행히 5세트 4이닝에서 '끝내기 하이런 10점타'가 터지면서 11:3으로 신승을 거두고 8강에 올라올 수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지난 시즌 8차 투어와 월드챔피언십을 연속 우승한 조재호는 이번 시즌 개막전 8강, 2차와 3차 투어는 모두 32강에서 짐을 쌌다.
마르티네스도 월드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개막전 128강에서 빠르게 탈락했고, 2차 투어 32강에 이어 다소 살아났던 3차 투어에서는 16강에서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에게 2-3으로 아깝게 졌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두 선수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임과 동시에 부활의 문턱에서 생존이 걸린 중요한 승부다.
조재호는 4차 투어 16강까지 4경기를 대부분 3-0으로 승리하고 올라왔다. 32강 최재동과의 경기에서 1세트를 7:15(7이닝)로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이다.
반면, 마르티네스는 64강에서 권혁민과 승부치기를 벌인 데 이어서 16강에서도 풀세트의 힘겨운 승부를 이기고 8강까지 올라왔다.
3차 투어까지 연속 우승을 이어가고 있는 용병들의 연승 행진을 끊어낼 승부처이기도 한 이번 경기는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한편, 이날 8강전에서는 박기호-유창선(14:00), 응우옌꾸옥응우옌-모리 유스케(16:30)의 '뉴페이스 4인방'의 경기에서 새로운 준결승 진출자 2명이 가려지고, 이어서 '크라운해태 내전'을 벌이게 된 김재근-오태준(19:00)의 승부에 이어 마지막에 조재호-마르티네스(21:30)의 경기로 4강 진출자를 모두 가리게 된다.
경기는 빌리어즈TV와 PBA&GOLF,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에서 생중계되며, 현장 관람도 가능하다.
(사진=고양/김민영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