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국내 강자, 그리고 90년생 일본 유망주까지 프로당구(PBA)의 군웅할거가 더 뚜렷해졌다.
한국의 유창선(56)과 일본의 모리 유스케(30)가 PBA 투어에서 처음으로 8강에 이름을 올렸다.
9일 오후 2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4차 투어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유창선은 사와쉬 불루트(튀르키예)를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그동안 외국 선수와의 1 대 1 승부 전적에서 유창선은 2승 1패를 거뒀는데, 전부 정상급 선수와 대결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유창선이 128강에서 만나서 꺾었던 선수는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과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2021-22시즌 5차 투어에서 마르티네스를 3-1로 꺾었던 유창선은 2022-23시즌에는 6차 투어 128강에서 팔라존을 승부치기에서 이겼다.
그 대회 64강전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에게 져 탈락했고, 이 경기가 외인과의 마지막 승부였다. 이번 불루트와의 대결은 6번째 투어 만에 성사된 외인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유창선은 하이런 11점을 포함해 애버리지 2.182로 불루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유창선은 1세트 6타석 동안 3이닝을 제외하고 3-3-0-6-1-2 등 득점을 올리며 6이닝 만에 15:8로 승리했고, 2세트를 8이닝 만에 3:15로 내줘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동점을 내줬지만, 다음 3세트와 4세트 동안 유창선은 9이닝 동안 30점, 무려 평균득점 3.333의 득점포를 쏟아부었다.
3세트는 1-2-2-3 연속타로 8점을 만든 다음 6이닝에서 끝내기 7점타를 터트렸고, 4세트에서는 1이닝에 4득점 후 4:8로 뒤진 3이닝 공격에서 장장 11득점을 올리며 15:8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쟁쟁한 후배들과 함께 프로에 도전한 유창선이 처음으로 8강 관문을 넘어서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프로 원년인 2019-20시즌에 트라이아웃에 도전, 예비선발자 명단에 포함되며 1부 무대를 밟은 유창선은 매번 서바이벌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다음 시즌에 드림투어(2부)로 내려갔다.
이후 두 시즌 동안 드림투어에서 점수를 쌓아 프로 4년차인 지난 시즌에 1부로 복귀했으나, 2년 동안 1부 투어에서 갈고닦은 후배 선수들과의 일전이 쉽지 않았다.
이영훈(에스와이), 임성균(하이원리조트), 김현우(NH농협카드) 등 후배 선수들에게 패해 대부분 128강에서 탈락했다.
그중 팔라존과 128강에서 대결한 두 번의 승부에서 4차 투어는 패했지만, 6차 투어에서 승리해 눈길을 끌었다.
유창선은 10일 벌어지는 8강에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박기호의 16강전 승자와 만나게 된다.
'일본의 아이콘' 모리도 같은 시각 김병섭을 상대로 하이런 10점을 쏟아부으며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프로 데뷔 후 첫 8강에 진출했다.
1세트를 9이닝 만에 15:4로 따낸 모리는 2세트 3이닝에서 하이런 10점을 올리며 5이닝 만에 15:5로 승리해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3세트는 4이닝 만에 4:15로 김병섭에게 패했으나, 4세트 9이닝 10:9에서 끝내기 5점타를 터트려 15:9로 승부를 마감했다.
LPBA 투어를 우승한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에 이어 모리도 PBA에서 첫 8강에 입성하면서 오랜만에 일본 당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모리는 8강에서 응우옌꾸옥응우옌-곽지훈의 16강전 승자와 대결하게 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PB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