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국제대회에서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스의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국제대회에서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스의 노장'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25년을 기다린 우승이었다.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지난 20일 열린 서바이벌 당구대회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3' 결승전에서 '세계 챔피언'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와 '무명 돌풍'을 일으킨 베트남의 다오반리, 그리고 한국의 김준태(경북체육회)를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폴리크로노폴로스가 차지한 우승상금은 5만 달러(한화 약 6700만원)다. 지난해 호찌민 3쿠션 월드컵에서 공개된 UMB 월드컵 우승 상금이 1만6000유로(약 2300만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월드컵 3개 대회 우승과 맞먹는 상금이다.

우승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폴리크로노폴로스는 "대회 상금이 많은지, 적은지는 상관이 없었다. 단지 나는 우승이 너무 하고 싶었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자리에서 일어서며 두 손을 높이 뻗으며 환호성을 내지른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우승이 확정되자 자리에서 일어서며 두 손을 높이 뻗으며 환호성을 내지른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가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그는 "오늘 이 순간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늘 도전했고,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지난 25년 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왔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특히 그는 "몇 개월 전에 유러피언팀챔피언십에서 우리 팀이 우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다음 열린 가장 큰 대회에서 내가 드디어 우승을 하게 됐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 우승에 더 목마르게 됐다. 지금 이 순간은 기쁘다는 말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결승까지 오는 길목 중 가장 위험하고 험난했던 순간으로 패자부활전 2라운드를 꼽았다.

"분명히 내가 1위를 하고 있었는데, 후반전 5이닝과 6이닝에 튀르키예의 베르카이 카라쿠르트가 두 번의 4점타로 점수를 뒤집더니 후반 마지막 8이닝에 베트남의 쩐뀌엣찌엔이 9점의 장타로 1위로 올라서면서 나와 카라쿠르트의 점수가 같아져 버렸다. 카라쿠르트와 승부치기를 한 그 순간이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카라쿠르트와의 승부치기에서 4:3으로 단 1점 차로 승리해 본선 2차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준결승전도 딕 야스퍼스와 같은 조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한 상황이었다. 결승전까지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한 자리를 얻어야 했는데, 막상 결승전에서는 모든 선수가 25%의 확률을 가지고 있어서 훨씬 마음이 편했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결승 후반전 1이닝에 6점타를 기록한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전반전까지 선두를 지키던 다오반리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2이닝에 다오반리의 반격에 다시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그는 4이닝째에 9점타를 올리고 92점까지 점수를 모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후반전 막판 타스데미르는 10점의 하이런으로 탄탄해 보이던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어 5이닝에서도 6점타를 성공시킨 타스데미르는 1위 폴리크로노폴로스의 자리를 정조준했다.

결승전 대결 중인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결승전 대결 중인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이에 대해 폴리크로노폴로스는 "타스데미르의 막판 추격에 불안해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타스데미르가 치면 나도 그만큼 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1분 30초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다오반리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내가 생각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그 이닝을 타스데미르도 놓치고, 나도 놓쳤기 때문에 다오반리도 놓치고 시간을 모두 소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오반리가 2위와 1점, 1위인 나와 2점까지 간격을 좁혀왔다. 다오반리 역시 굉장한 압박을 받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사진=잠실/이용휘 기자)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