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45·그리스)가 4년 만에 열린 3쿠션 서바이벌 대회에서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세계선수권과 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4번이나 실패했던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이번 우승으로 선수 경력 25년 만에 쾌거를 달성했다.
폴리크로노폴로스는 20일 저녁 8시에 서울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열린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3' 결승전에서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와 다오반리(베트남), 김준태(경북체육회)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5만달러(약 6700만원).
결승전에서는 1위부터 3위까지 각 1타차밖에 나지 않을 만큼 치열한 명승부가 벌어졌다.
우승자 폴리크로노폴로스가 전후반 90분 동안 총 30타(76점)를 쳤고, 2위 타스데미르는 29타(72점), 3위 다오반리는 28타(68점)로 박빙의 승부가 전개됐다.
4위 김준태는 큰 거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반에 6타와 후반 11타 등 총 17타로 다소 아쉬운 경기를 펼쳤다.
폴리크로노폴로스는 결승전 두 번째 타석에서 하이런 8점을 몰아치면서 47점으로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연속타를 올리지 못해 다오반리에게 전반전 선두를 내줬다.
다오반리는 전반 6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9점을 치며 53 대 33으로 폴리크로노폴로스와 순위를 바꿨고, 7이닝에서 5타를 더 성공시키며 62점으로 1위를 굳혔다.
전반전에는 다오반리의 돌풍이 또 한 번 몰아치며 57점(20타)으로 1위를 차지했고, 폴리크로노폴로스는 37점(15타)으로 2위, 타스데미르가 25점(12타) 3위, 김준태는 1점(6타)을 남긴 채 4위로 마쳤다.
후반전에는 중반까지 폴리크로노폴로스와 다오반리의 치열한 선두 경쟁이 벌어졌다.
1이닝에서 폴리크로노폴로스가 먼저 6타를 득점해 83 대 79로 점수를 뒤집었고, 2이닝에서는 다오반리가 4타로 반격하며 75 대 87로 다시 역전했다.
승부는 4이닝에서 변곡점을 맞았다. 41점으로 더블스코어 차이로 뒤졌던 타스데미르가 하이런 10점 한 방을 터트려 30점을 만회한 것.
이어서 폴리크로노폴로스가 7타를 맞받아쳐 85점으로 선두에 있던 다오반리의 점수는 순식간에 68점까지 추락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다오반리는 이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후 세 타석을 범타로 보내면서 5이닝에 다시 6타를 올린 타스데미르에게 60 대 80으로 2위 자리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10분 정도를 남기고 세 선수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졌으나, 후반 4이닝까지 15타를 성공시켜 92점으로 선두에 올라선 폴리크로노폴로스와의 점수 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타스데미르도 마지막에 점수를 내지 못해 선두를 탈환하지는 못했고, 2분이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마지막 큐를 잡았던 다오반리는 4타를 연달아 득점하며 선두와 2타, 2위와 1타 차로 쫓아갔다.
그러나 경기 시간을 다 보내고 마지막에 시도한 회심의 길게 비껴치기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반전에는 실패했다.
결국, 우승은 76점(30타, 애버리지 2.142)으로 경기를 마친 폴리크로노폴로스에게 돌아갔고, 준우승은 72점(29타, 애버리지 2.071)을 기록한 타스데미르, 3위는 68점(28타, 애버리지 2.000)을 올린 다오반리가 차지했다.
서바이벌 세계대회에서 한국의 4회 연속 결승 진출을 달성하며 한국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김준태는 결승에서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4위(24점·17타, 1.214)로 아쉽게 마감했다.
우승자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이순간을 오래 기다려 왔다. 늘 도전했고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25년 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왔다"며 "우승까지 25%의 확률이고, 나는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서 경기했다.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99년에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며 주목 받았던 폴리크로노폴로스는 20대 초반부터 그리스의 간판선수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꾸준하게 활약해 왔다.
지난 2004년 세계선수권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와 함께 나란히 4강에 올라 그리스 당구의 새 역사를 썼고, 2006년에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해 에디 멕스(벨기에)와 대결했으나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여러 차례 세계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라갔던 2008년과 2009년, 2016년 세 차례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꾸준하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던 폴리크로노폴로스는 선수생활 25년 만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마침내 생애 첫 기록을 남겼다.
사진=잠실/이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