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에 3득점'
1점을 치면 내 점수 3점이 올라간다. 4인 1조로 하는 서바이벌 경기는 득점을 하면 상대 점수를 빼앗는 당구 경기다.
한국 사람들에게 꽤 익숙한 경기 방식이다. 국내에서 당구가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은 데는 서바이벌 방식의 경기 룰이 한몫했다는 주장도 있다.
오래전에 '한국형 당구'로 알려졌던 이 방식의 경기를 정식 대회로 해보자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다가 지난 2018년에 당시 코줌인터내셔널(현 파이브앤식스)이 규칙을 재정비하고 세계캐롬앤명(UMB)에 제안해 정식 3쿠션 종목이 됐다.
(주)파이브앤식스는 이 서바이벌 대회에 2년 동안 143만달러(약 19억2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6차례 세계대회를 열었다.
2020년 이후에도 대회는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단됐다가 최근 아프리카TV가 (주)파이브앤식스를 인수하면서 서바이벌 대회 재개가 급물살을 탔다.
아프리카TV는 이 대회를 '월드 3쿠션 서바이벌'로 명칭을 바꿔 3쿠션 세계 최강자들을 한국에 불러 모아 대회를 열었다.
17일 서울 잠실의 '비타500 콜로세움'에서 시작된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3'은 4년여 만에 재개된 4인 1조가 치르는 서바이벌 대회다.
오는 2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데,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비롯해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등 최정상의 3쿠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한국에서는 '원투 펀치'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와 김행직(전남)을 비롯해 허정한(경남), 김준태(경북체육회) 등이 한국의 서바이벌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경기 방식이지만, 지난 6차례 대회 동안 한국은 정작 우승을 못 했다.
경기 운영이나 멘탈적인 요소는 한국 선수들이 다소 유리할 수 있어도 전후반 각 45분씩 총 90분 동안 3쿠션 실력을 겨루는 방식에는 기존 경기와 차이가 크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6번의 우승상금 5만달러는 모두 외국 선수들의 차지였다. 한국은 4차부터 6차까지 연달아 3번 준우승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초대 챔피언은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가 올랐다. 2차 대회는 야스퍼스가 우승했고, 3차 대회는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 4차 대회 야스퍼스, 5차 대회에서 에디 멕스(벨기에), 그리고 마지막 6차 대회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가 우승하며 외국 선수들이 연거푸 우승컵을 들었다.
한국은 4차 대회에서 허정한이 처음 준우승을 차지한 다음 김행직과 조재호가 각각 5, 6차 대회 결승전을 2위로 마쳤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모두 10명. 과연 3쿠션 서바이벌 세계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첫 우승을 차지하는 그림이 나올지 주목된다.
대회 첫날에는 총 24명의 선수가 4명씩 6개 조로 나뉘어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
A조는 야스퍼스와 김준태, 마틴 혼, 허진우가 속했고, B조는 자네티와 허정한, 루벤 레가즈피, 알레시오 다가타, C조에서는 블롬달,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차명종, 조치연이 승부를 겨룬다.
D조는 타이푼 타스데미르, 쩐뀌엣찌엔, 베르카이 카라쿠르트, 다오반리, E조 조명우, 김행직, 바오프엉빈, 정예성, F조에서 멕스, 사메 시덤, 최완영, 이정희 등이 2라운드 진출 경쟁을 벌인다.
전후반 시작 시에 기본 점수 30점이 4명에게 각각 주어지며, 상대 선수의 점수를 가장 많이 빼앗는 선수가 승리하게 된다.
둘째 날인 18일에 패자부활전 1차전과 2차전이 치러지고, 19일에 2차 본선 4경기(16강)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준결승(8강) 2경기와 결승전이 열리게 된다.
아프리카TV의 주최로 4년 만에 다시 열린 새로운 3쿠션 서바이벌 경쟁에서 한국이 '6전 7기' 첫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