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레펜스(SK렌터카)는 26일 열린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에게 세트스코어 0-2에서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에디 레펜스(SK렌터카)는 26일 열린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에게 세트스코어 0-2에서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2차 투어 준우승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는 레펜스와 함께 가장 극적으로 이번 8강에 올라왔다. 그는 16강에서 오태준(크라운해태)과 마지막 5세트에서 10:10의 매치포인트 싸움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PBA 제공
2차 투어 준우승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는 레펜스와 함께 가장 극적으로 이번 8강에 올라왔다. 그는 16강에서 오태준(크라운해태)과 마지막 5세트에서 10:10의 매치포인트 싸움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PBA 제공

당구에서 가장 재밌는 경기는 바로 '풀세트' 승부다. 막판에 오는 긴장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짜릿한 느낌이 있다.

이 느낌에 중독이 되면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직접 당구를 칠 때나 프로들의 경기를 볼 때나 마찬가지로 풀세트의 승부는 이런 매력이 있다.

축구 경기를 볼 때 가장 재미있는 점수 차로 3 대 2를 많이 꼽는다. 이를 두고 보통 '펠레 스코어'라 부르기도 한다.

당구 경기의 풀세트 경기는 2 대 1, 3 대 2, 4 대 3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3 대 2의 승부는 축구처럼 가장 재미있는 경기다. 

3 대 2 경기는 이기고 있어도 한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고, 세트스코어 1 대 2로 지고 있어도 한 세트만 만회하면 동점과 역전승이 가능하다.

어제 열린 프로당구(PBA)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16강전에서는 바로 이 당구의 펠레스코어 경기가 무더기로 나왔다.

프로당구 16강에서 역대 가장 많이 나온 3 대 2 경기가 '8경기 중 5회'였는데, 이날 5차례 승부가 3 대 2로 끝났다.

지난 22-23시즌 2차 투어, 당시에도 하나카드가 메인스폰서를 맡았던 이 대회 16강전 5경기가 3 대 2 풀세트 승부였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하나카드 챔피언십 16강에서도 3 대 2의 펠레 스코어가 5차례나 나와 당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사진=PBA 제공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사진=PBA 제공
0-2에서 2-2까지 쫓아갔지만 아쉽게 역전에는 실패한 마르티네스. 사진=PBA 제공
0-2에서 2-2까지 쫓아갔지만 아쉽게 역전에는 실패한 마르티네스. 사진=PBA 제공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초클루.  사진=PBA 제공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초클루.  사진=PBA 제공
5세트 10:10에서 매치포인트 득점에 실패해 위마즈에게 패한 오태준(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5세트 10:10에서 매치포인트 득점에 실패해 위마즈에게 패한 오태준(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이날 경기에서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벌인 승부에서 1, 2세트를 각각 15:0(5이닝), 15:4(4이닝)로 가볍게 승리하고 3세트에서도 6이닝까지 14:8로 앞서 3 대 0의 완승까지 단 1점을 남겼다.

그런데 마르티네스가 2점, 4점을 곧바로 반격하면서 14:15로 3세트를 내주었고, 이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음 4세트 5이닝 동안 2득점에 그친 팔라존은 2:15(6이닝)로 2 대 2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팔라존이 5세트에서 먼저 6점을 친 뒤 마르티네스가 7점을 받아쳐 6:7이 된 상황. 2이닝 타석에서 팔라존은 5점 끝내기타를 터트려 11:7로 승리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와 반대로 0 대 2에서 3 대 2로 뒤집은 경기도 있었다.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와 에디 레펜스(SK렌터카)의 대결은 초클루가 2 대 0(15:11, 15:8)으로 앞섰던 승부를 레펜스가 3 대 2(15:13, 15:10, 11:3)로 뒤집은 경기다.

레펜스도 3세트 12:13에서 역전한 뒤 다음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승리를 거뒀다.

나머지 세 경기는 한국 선수와 외인의 대결이었는데, 한국이 2경기를 이기고 1경기는 아깝게 1점 차로 졌다.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은 응우옌후인프엉린(하이원리조트)에게 5세트 9:9에서 종이 한 장 차이로 기회를 잡아 승리를 거뒀고, 이영훈(에스와이)은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게 단 2점 남은 승부를 뒤집어 역전승했다.

오태준(크라운해태)은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와 세트스코어 2 대 2, 5세트 10:10 상황에서 1득점에 실패해 아쉽게 패했다.

전날 32강에서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에 이어 16강에서도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3-2로 꺾은 이영훈(에스와이). 사진=PBA 제공
전날 32강에서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에 이어 16강에서도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3-2로 꺾은 이영훈(에스와이). 사진=PBA 제공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은 2-2., 9:9의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2점을 마무리하고 응우옌후인프엉린(하이원리조트)을 꺾었다.  사진=PBA 제공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은 2-2., 9:9의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2점을 마무리하고 응우옌후인프엉린(하이원리조트)을 꺾었다.  사진=PBA 제공
이상대(웰컴저축은행) 16강에서 한국의 고도영을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이상대(웰컴저축은행) 16강에서 한국의 고도영을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PBA 제공

16강에서 프로당구 팬들을 열광시킨 3 대 2의 승부가 과연 8강에서도 이어질까.

과거 사상 처음으로 16강에서 5경기의 펠레 스코어가 나왔던 지난 시즌 2차 투어에서는 8강 4경기 중 2경기가 3 대 2로 결판났다.

지금까지 PBA 투어 8강에서는 4경기 중 1~2경기 3 대 2 스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8강전이 3경기 이상 3 대 2로 끝난 것은 역대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프로당구 원년시즌 '메디힐 챔피언십' 8강에서는 3경기가 3 대 2로 승패가 갈렸다.

당시 신대권은 3 대 2로 김재근을 이겼고, 고상운은 이영훈을 꺾었다. 김재근과 이영훈은 이번 투어 8강에도 올랐다.

지난 시즌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8강에서는 유일하게 4경기가 모두 3 대 2 스코어였다. 이영훈은 그때도 8강에 진출해 강동궁에게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팔라존도 8강에 올라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에게 승리했고, 마르티네스가 김영섭, 조재호(NH농협카드)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3 대 2로 꺾었다.

용병들이 역대 최다 9명이나 입성해 더 치열했던 16강전. 어려운 승부에서 3자리를 지켜낸 국내 선수들이 다시 한번 투지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8강에서는 김재근 대 이상대(웰컴저축은행), 이영훈 대 팔라존, 레펜스 대 위마즈, 사이그너 대 체넷의 경기가 벌어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