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6강에 올라간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  사진=PBA 제공
프로당구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6강에 올라간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  사진=PBA 제공
16강에 진출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사진=PBA 제공
16강에 진출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사진=PBA 제공
16강에 진출한 세미 시아그너.  사진=PBA 제공
16강에 진출한 세미 시아그너.  사진=PBA 제공

프로당구(PBA)투어에서 '용병의 난'이 또 일어났다. 유럽 외인들이 거센 기세로 32강에서 국내파를 전부 이겼다.

무려 9명의 외국 선수들이 16강에 올라와 역대 최다 인원 16강행 기록을 세운 것.

지난 대회까지 외인들의 16강 진출 최다 인원은 8명이었다. 지난 21-22시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22-23시즌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외국 선수들이 두 차례 16강 절반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번 23-24시즌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열린 2차 투어에서는 사상 최초로 4강에 모두 외국 선수들이 올라온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용병의 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투어 역시 한국 선수가 없는 준결승전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16강 8경기 중 이상대(웰컴저축은행)와 고도영의 승부를 제외하면 모두 외국 선수들이 출전한다.

외인 대 외인의 승부는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무랏 나시 초클루(하나카드)-에디 레펜스(벨기에)의 경기다. 8강 두 자리는 이미 외인들이 예약했다.

이상대-고도영의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5경기는 한국 선수와 외국 선수가 맞붙는다.

김재근(크라운해태)이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과 대결하고, 오태준(크라운해태)은 2차 투어 준우승자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와 승부를 벌인다.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를 극적으로 누르고 국내파 자존심을 살린 이영훈(에스와이)은 '프로 최강자'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8강 진출을 다툰다.

또한, 통산 두 번째 8강에 올라온 이종주는 '개막전 우승'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와 대결하고, 32강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꺾은 박동준은 뤼피 체넷(하이원리조트)을 상대로 첫 8강 진출에 도전한다.
 

16강 김재근(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16강 김재근(크라운해태).  사진=PBA 제공
16강 이영훈(에스와이).  사진=PBA 제공
16강 이영훈(에스와이).  사진=PBA 제공
16강 박동준.  사진=PBA 제공
16강 박동준.  사진=PBA 제공

우승 경험 6명 '외인 우세' 속 국내파는 준우승자 3명
'8강 7명' 외인 최다 진출 기록 가능할까

객관적인 전력을 따지면 외인들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이번 16강에 올라온 외국 선수 9명 중 6명이 투어 챔피언이다.

사파타와 마르티네스, 팔라존, 레펜스, 위마즈, 사이그너 등은 이미 투어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고, 응우옌프엉린은 결승에 한 차례 올라간 파이널리스트다. 초클루와 체넷은 이번 시즌에 데뷔해 3차 투어가 세 번째 출전이다.

반면, 한국 선수 7명 중에서는 투어 우승자가 한 명도 없다. 김재근과 이상대, 오태준은 준우승, 이영훈과 이종주는 4강, 박동준과 고도영은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이처럼 프로 전적에서 앞서는 외인들은 이번 3차 투어 8강에서 최고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종전까지 외인들이 8강에 가장 많이 올라간 인원은 총 5명이었다.

지난 20-21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월드챔피언십에서 두 번 8강 5자리를 차지했고, 다음 21-22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도 5명이 올라갔다.

16강 뤼피 체넷(하이원리조트).  사진=PBA 제공
16강 뤼피 체넷(하이원리조트).  사진=PBA 제공

물론, 다수가 올라간다고 꼭 결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국내 선수나 외인 모두 8강에 단 2명이 올라가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고, 4강에 혼자 남아도 우승하는 경우가 있었다.

외인들이 처음 8강 5자리를 점령했던 20-21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는 강민구(블루원리조트)가 혼자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해 팔라존과 우승을 다퉜다.

당시 팔라존이 '퍼펙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올랐지만, 강민구는 위마즈와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차례로 제압하며 고군분투했다.

얼마 후 월드챔피언십에서도 8강에 5명이 올라간 외인들은 한국 선수와의 승부에서 모두 져서 사파타만 마민깜(NH농협카드)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내 최강' 조재호와 강동궁(SK렌터카), 김영섭이 살아있었던 21-22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는 강동궁과 김영섭이 각각 팔라존과 마르티네스를 누르고 준결승에 올라갔다.

22-23시즌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는 16강에 외국 선수 8명이 올라갔지만, 국내 선수에게 3경기를 패하고 단 1경기만 승리하면서 외인 대결 2경기를 포함해 3명만 8강에 살아남기도 했다.

반대로 지난 2차 투어에서는 8강에서 국내 선수 대 외국 선수의 4경기가 치러졌는데, 모두 외국 선수가 승리하고 4강을 휩쓸기도 했다. 그로 인해 프로 역사상 처음 국내 선수가 없는 준결승전이 벌어졌다.

이번 투어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16강까지는 외인들이 9 대 7로 우세하다. 8강과 4강, 결승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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