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아쉬운 승부였음에도 불구하고 김병호는 프로답게 상대 선수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 당구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매우 아쉬운 승부였음에도 불구하고 김병호는 프로답게 상대 선수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 당구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보미 아빠' 김병호(하나카드)가 프로당구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두 번의 승부치기 끝에 5:6으로 아쉽게 패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보미 아빠' 김병호(하나카드)가 프로당구 3차 투어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두 번의 승부치기 끝에 5:6으로 아쉽게 패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당신은 진짜 프로다. 딸에게 존경받을 만한 아버지다"

'하나카드 리더' 김병호(하나카드)는 64강전에서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두 번의 승부치기를 치르는 명승부를 펼쳤다.

승부치기에서 2:2 동점, 그리고 다시 4:3으로 이어진 역대급 경기였다. 이 경기가 끝나고 패자인 김병호에게 찬사가 이어졌다.

김병호는 승부치기에 오기까지 세트스코어 0-1에서 2-1로 역전하며 사파타보다 승리에 가까웠던 순간이 있었다.

아쉽게도 4세트에서 사파타의 2-4-6 연타가 터지면서 2-2 동점을 허용하고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김병호는 첫 번째 승부치기에서도 사파타가 2득점 후 뒤돌리기를 빠트리면서 원뱅크 샷을 허용해 승리 기회가 왔다.

원뱅크 넣어치기로 2득점에 성공, 2:2 동점을 만든 김병호는 다음 공이 다소 까다로웠다.

키스 우려가 있었던 이 배치에서 김병호는 또 한 번 원뱅크 넣어치기를 시도했으나, 제2적구를 향해 돌아오던 큐볼과 제1적구가 충돌이 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사파타는 계속된 승부치기에서 절묘한 세워치기와 옆돌리기 대회전으로 2점을 득점한 뒤 되돌리기와 가볍게 끌어서 옆돌리기를 성공시키며 4점을 득점했다.

다음 공격에서 사파타가 시도한 투뱅크 샷이 들어갔다면 이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간발의 차로 빗나가면서 김병호는 승부를 다시 해볼 만했다.

다시 타석에 선 김병호는 비껴치기와 짧은 거리에서 세워치기를 성공시켜 2점을 쫓아갔고, 뒤돌리기로 한 점을 더 보태 3:4로 추격했다.

동점까지 1점이 남은 상황. 김병호는 옆돌리기를 짧게 구사해 승부를 걸었다. 이 공이 들어가면, 역전이 가능한 포지셔닝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리버스 엔드로 올라온 큐볼이 제2적구 옆을 살짝 지나쳐 득점에 실패해 5:6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김병호는 호쾌하게 웃으며 먼저 사파타에게 다가가서 포옹을 나눠고 승리를 축하했다.

이 모습을 본 팬들은 "아쉽게 지고 저렇게 축하해 주기 쉽지 않은데 김병호 대단하다", "당신은 진짜 프로다. 딸에게 존경받을 만한 아버지다", "정말 아쉬울 텐데, 상대 선수에게 웃으면서 먼저 가는 모습. 존경합니다. 멋있어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부치기에서 아깝게 패한 김병호는 호쾌하게 웃으며 사파타의 승리를 축하했다.   사진=PBA&GOLF 중계화면 캡처
승부치기에서 아깝게 패한 김병호는 호쾌하게 웃으며 사파타의 승리를 축하했다.   사진=PBA&GOLF 중계화면 캡처

김병호는 프로당구 원년 멤버로 19-20시즌 마지막 투어에서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꺾고 결승에 올라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명승부를 펼쳐 크게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 김병호는 세트스코어 3-3 동점, 마지막 7세트에서 1:7로 지고 있던 승부를 하이런 10점 한 방으로 역전하며 11:7로 승리를 거두고 프로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팀리그 하나카드 리더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LPBA 선수인 딸 김보미(NH농협카드)와 함께 프로당구 투어와 팀리그에서 활약하며 당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김병호는 이번 경기에서 투어 우승 때만큼 드라마틱한 승부치기와 멋진 매너로 또 한 번 기록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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