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는 처음이에요. 열심히 연습한 만큼 실력을 다 보여줄 거에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회 WCBS 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의 허채원(20·한체대)은 이번 대회가 첫 국제대회였다.
국내대회에서는 우승과 준우승 등을 차지하며 아마추어 여자 3쿠션 랭킹 2위까지 올랐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을 예측할 수 없었다.
아시아A팀에 속한 허채원은 지난 20일 첫 경기에서 만난 아시아B팀 니시모토 유코(일본)와의 대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무려 40이닝의 합을 주고받으면서도 단 10득점에 그치며 10:25로 패한 것.
다음 날 유럽A팀과의 대결에서 곧바로 '세계최강'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를 만나면서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허채원은 클롬펜하우어에게 24이닝 만에 12:25로 크게 졌다. 애버리지 0.5점대로 올라와 그나마 컨디션을 찾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같은 날 약체 아메리카팀과의 대결에서도 허채원은 승리하지 못했다. 자키린 페레즈(페루)를 상대로 35이닝 동안 18:25로 패해 3경기 연속 패배를 이어갔다.
조별 리그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유럽의 강자인 아프리카(그 외 국가)팀의 귈센 데게너(튀르키예)와 유럽B팀 샬럿 쇠렌센(덴마크)과의 쉽지 않은 승부가 남아 있었다.
큰 기대 없이 허채원의 경기를 지켜봤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데게너와의 승부에서 허채원은 완전히 달라졌다.
허채원은 강호 데게너를 20이닝 만에 25:10으로 완파했다. 애버리지는 1.250까지 올라오며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리고 다음 마지막 경기에서는 쇠렌센을 18이닝 만에 25:15로 꺾으며 여자 3쿠션 종목 중 클롬펜하우어의 11이닝(2.273) 경기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애버리지 1.389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두 경기를 모두 애버리지 1점대 이상의 실력으로 승리한 허채원은 아시아A팀이 3점 차로 아시아B팀을 제치고 조별 리그 종합순위 1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허채원은 이번 대회 시작 전에 "국제대회는 처음이어서 설렘 반, 떨림 반으로 매우 기대가 된다. 열심히 연습한 만큼 실력을 다 보여주겠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가 바란 대로 마지막 두 경기에서 한국 당구의 매운맛을 확실하게 보여준 허채원.
23일 열리는 준결승전에서는 아시아B팀의 니시모토와 다시 만나 리벤지 매치 겸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